[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존경하던 분과 노래 작업을 하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를 떨리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어요. 제게는 AOA 설현보다 이승철이 더 설레는 연예인이고 우상입니다.”
지난 7일 열린 이승철의 신곡 발매 기념 미니 기자간담회 현장. ‘일기장’의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기장’은 기획부터 이승철을 위해 만든 곡으로 용감한 형제가 발라드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돌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용감한형제지만 첫 발라드 곡에, 우상인 이승철과의 작업에 그는 신인의 마음이다.이승철만큼 신인 작곡가에게 관대한 가수도 없다. 지난 2013년 발매된 정규 11집에서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에게 두 개의 트랙을 할애했다.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12집에서도 신인 작곡가 김유신, 한수지를 기용해 ‘마더’와 ‘시련이 와도’를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이런 조합은 어떨까. 홍대 인디신에서 떠오르는 뮤지션과 이승철의 만남이나, 아이돌 싱어송라이터, 혹은 힙합-알앤비 프로듀서와의 만남 말이다. 상상이 안 된다고? 글쎄, 의외의 곳에서 접점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승철X빌리어코스티
본명 홍준섭. 대중에겐 빌리어코스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다. ‘한국의 존 메이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출중한 송라이팅 실력과 기타 연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빌리어코스티의 장점은 어쿠스틱 악기를 기반으로 세련된 팝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이름만 봐서는 주류를 벗어난 음악이 예상되지만, 적당한 비트감과 후크(HOOK)로 대중성을 획득한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 수상자(2004년)답게, 서정적인 분위기를 빚어내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해 발매된 정규음반 ‘보통의 겨울’은 평단과 대중의 고른 평을 얻었던 수작이다.이승철과 빌리어코스티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일 뿐, 서로 유사한 성격을 가졌다. 두 사람 모두 완성도 높은 팝 발라드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기대되는 것은 빌리어코스티 특유의 섬세함과 완벽주의 이승철의 만남. 두 사람의 작업에서 ‘흠’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승철X정용화“그룹사운드의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노래를 들으면 ‘이 사람은 밴드 출신이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지난해 정규 12집 음반 발매 당시 이승철은 이렇게 말했다. 흔히 발라드 음악은 아르페지오(화음이 펼쳐지는 것)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마련. 그러나 이승철은 ‘밴드 보컬’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12집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를 들어보면, 리프(짧은 구절이 반복되는 것)를 중심으로 멜로디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화는 또래 뮤지션 가운데 발군의 송라이팅 실력을 보이는 인물 중 하나다. 특히 록과 팝을 어우르는 감각이 훌륭하다. 최근 출시한 ‘이렇게 예뻤나’를 비롯해, 선우정아와 함께 한 ‘교감’ 프로젝트, 지난해 발표한 ‘신데렐라’ 등이 그 사례. 대중적인 선호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실험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두 사람의 교집합은 ‘밴드’라는 정체성. 그룹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팝 적인 접근 역시 놓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다만 세대가 다른 만큼 선호하는 멜로디나 구성이 다를 텐데, 그 간극에서 발생할 신선함이 가장 큰 기대 포인트이다.
#이승철X딘
최근 가장 ‘핫’한 뮤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딘이다. 자이언티, 크러쉬로 대표되는 힙합 알앤비 계보를 훌륭히 이어받아 주목할 만한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딘의 음악은 말 그대로 ‘요즘 애들’스럽다. 가사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존 가요와 달리, 사운드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끔 노래를 주조한다. 감성적인 노래를 하면서도 특유의 그루브를 놓치지 않는다.
이승철은 발라드, 댄스, 밴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전천후 뮤지션이다. 그러나 알앤비를 부르는 이승철은, 어쩐 일인지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의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은 힙합 알앤비는 더더욱 그렇다.
두 사람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승철의 노련한 보컬이 딘의 신선함과 만나면 어떤 ‘케미’가 탄생할까. 생각만으로도 가슴 떨린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뮤직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고, 존경하던 분과 노래 작업을 하니 믿기지 않았습니다. 하루하루를 떨리는 마음으로 보내고 있어요. 제게는 AOA 설현보다 이승철이 더 설레는 연예인이고 우상입니다.”
지난 7일 열린 이승철의 신곡 발매 기념 미니 기자간담회 현장. ‘일기장’의 작곡가 용감한형제는 감격에 겨운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일기장’은 기획부터 이승철을 위해 만든 곡으로 용감한 형제가 발라드를 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이돌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용감한형제지만 첫 발라드 곡에, 우상인 이승철과의 작업에 그는 신인의 마음이다.이승철만큼 신인 작곡가에게 관대한 가수도 없다. 지난 2013년 발매된 정규 11집에서는 실용음악과 학생들에게 두 개의 트랙을 할애했다. ‘늦장 부리고 싶어’와 ‘40분 차를 타야해’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발표한 정규 12집에서도 신인 작곡가 김유신, 한수지를 기용해 ‘마더’와 ‘시련이 와도’를 탄생시켰다.
그렇다면 이런 조합은 어떨까. 홍대 인디신에서 떠오르는 뮤지션과 이승철의 만남이나, 아이돌 싱어송라이터, 혹은 힙합-알앤비 프로듀서와의 만남 말이다. 상상이 안 된다고? 글쎄, 의외의 곳에서 접점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승철X빌리어코스티
본명 홍준섭. 대중에겐 빌리어코스티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싱어송라이터이다. ‘한국의 존 메이어’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출중한 송라이팅 실력과 기타 연주 실력을 겸비하고 있다.
빌리어코스티의 장점은 어쿠스틱 악기를 기반으로 세련된 팝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이름만 봐서는 주류를 벗어난 음악이 예상되지만, 적당한 비트감과 후크(HOOK)로 대중성을 획득한다.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금상 수상자(2004년)답게, 서정적인 분위기를 빚어내는 실력도 수준급이다. 지난해 발매된 정규음반 ‘보통의 겨울’은 평단과 대중의 고른 평을 얻었던 수작이다.이승철과 빌리어코스티는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 조합일 뿐, 서로 유사한 성격을 가졌다. 두 사람 모두 완성도 높은 팝 발라드를 구사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특히 기대되는 것은 빌리어코스티 특유의 섬세함과 완벽주의 이승철의 만남. 두 사람의 작업에서 ‘흠’을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려운 일일지도 모른다.
#이승철X정용화“그룹사운드의 느낌을 내고 싶었어요. 노래를 들으면 ‘이 사람은 밴드 출신이구나’ 느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지난해 정규 12집 음반 발매 당시 이승철은 이렇게 말했다. 흔히 발라드 음악은 아르페지오(화음이 펼쳐지는 것)를 중심으로 진행되기 마련. 그러나 이승철은 ‘밴드 보컬’로서의 정체성을 확고히 했다. 12집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를 들어보면, 리프(짧은 구절이 반복되는 것)를 중심으로 멜로디가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정용화는 또래 뮤지션 가운데 발군의 송라이팅 실력을 보이는 인물 중 하나다. 특히 록과 팝을 어우르는 감각이 훌륭하다. 최근 출시한 ‘이렇게 예뻤나’를 비롯해, 선우정아와 함께 한 ‘교감’ 프로젝트, 지난해 발표한 ‘신데렐라’ 등이 그 사례. 대중적인 선호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나름대로의 실험을 이어나가는 모습이 인상적이다.두 사람의 교집합은 ‘밴드’라는 정체성. 그룹사운드를 기반으로 하되, 팝 적인 접근 역시 놓치지 않는다는 점 또한 비슷하다. 다만 세대가 다른 만큼 선호하는 멜로디나 구성이 다를 텐데, 그 간극에서 발생할 신선함이 가장 큰 기대 포인트이다.
#이승철X딘
최근 가장 ‘핫’한 뮤지션을 꼽으라면 단연 딘이다. 자이언티, 크러쉬로 대표되는 힙합 알앤비 계보를 훌륭히 이어받아 주목할 만한 음반을 발표하고 있다.
딘의 음악은 말 그대로 ‘요즘 애들’스럽다. 가사의 서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존 가요와 달리, 사운드 그 자체를 즐길 수 있게끔 노래를 주조한다. 감성적인 노래를 하면서도 특유의 그루브를 놓치지 않는다.
이승철은 발라드, 댄스, 밴드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전천후 뮤지션이다. 그러나 알앤비를 부르는 이승철은, 어쩐 일인지 쉽게 만나볼 수 없었다. 국내에서의 역사가 그다지 길지 않은 힙합 알앤비는 더더욱 그렇다.
두 사람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승철의 노련한 보컬이 딘의 신선함과 만나면 어떤 ‘케미’가 탄생할까. 생각만으로도 가슴 떨린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디에이치플레이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유니버셜뮤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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