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금토드라마 ‘시그널’ 9회 2016년 2월 19일 금요일 오후 8시 30분

다섯줄 요약
박해영(이제훈)은 이재한(조진웅)이 왜 실종되었는지를 알기위해, 이재한을 제거하려 했던 경찰 내 조력자를 찾으려한다. 차수현(김혜수)은 이재한이 담당했던 사건만 궁금해 하는 해영에게 수상한 낌새를 느낀다. 해영은 수현의 집에서 우연히 재한의 수첩을 보게되고, 흥원동 살인사건에 대해 알게 된다. 해영의 말에 재한은 흥원동 일대의 살인사건을 조사하고, 이를 함께 수사하던 수현이 범인에게 납치당한다.리뷰
왜 시간을 초월한 무전기의 주인공이 박해영과 이재한일까에 대한 의문. 여태까지 이렇다 할 공통분모가 존재하지 않던 두 사람의 관계가 밝혀질 만한 좋은 떡밥이 던져졌다. 그건 바로 형사 이재한의 담당사건이며 해영의 형과 관련이 있던 인주시 여고생 집단 성폭행 사건. 여태까지 벌어졌던 이야기들의 중심이었던 ‘무전기’의 진실이 하나둘 씩 나오게 된 것이다. 그러나 이 날 방송에서는 무전기에 대한 궁금증만 증폭시키고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았다. 아쉬울 법도 한데, 연이어 등장한 홍원동 살인 사건은 시청자의 머릿속에서 ‘무전기’를 지우게 만든다.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새로운 미제사건의 시작. 이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다음 화를 기다리게 만든다.

목이 멘 손님에게 물까지 주는 친절한 남자. 어린 강아지가 아프니 도와달라고 말하는 순수한 마음과 잘생긴 외모까지. 꽤나 호감이 갈법한 편의점 남자의 정체는 살인마였다. 누군가는 왜 처음 보는 남자를 따라가느냐 의문을 품을지 모른다. 하지만 수현의 말처럼 ‘죽어있는 것’들 사이만 걸었던 피해자들에게 다친 강아지의 존재는 유일한 살아있는 것이었을 지도 모른다. 마찬가지로 우울증에 시달리는 그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그 또한 자신이 살아있음을 알게 하는 사람. 죽어있는 것들 사이를 걷던 그들에게 손을 내민 그의 정체가 살인마라니. 피해자들이 더욱 가엾다.

노련미는 부족하나 열정은 가득했던 초보 형사 차수현. 피해자들을 공감하는데 모자라 피해자까지 되어버린 그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피해자로서 죽을 고비를 넘긴 차수현을 연기한 김혜수의 연기도 연기지만, 검은 봉지 안의 답답한 시선을 담은 제작진의 연출 또한 박수를 치게 만든다. 구멍이라곤 조금도 없는 이 드라마는 매 화 감탄하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김범주(장현성)같은 나라에 사는 사람을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권력에 따라 세계를 나누는 그와 평등한 세계를 지향하는 이재한은 항상 대립한다. 한편으로는 ‘정의’만을 고집하는 재한의 모습이 판타지 같기도 하다. 그러나 주변사람들의 죽음으로 미리 각성을 했던 그이기에 그의 캐릭터는 이해가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는 불쌍해 보이기까지 하는 이재한 단 한사람의 노력. 물론 그의 정신이 이어지는 듯 보이나, 이걸로는 아직 부족하다. 무전이 계속된다면 그의 노력은 더 빛을 발하게 될까. 앞으로 전개될 이재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수다 포인트
-형광등 교체하는 이제훈은 사랑입니다.
-이어폰 성애자 범인, 너무 무섭다 진짜 너무 무섭다 무서워.
-차수현형사님 살아서 다행이에요!!!!!!!!!(눈물X100)

함지연 객원기자
사진. tvN ‘시그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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