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한 번 더 해피엔딩’ 3회 2016년 1월 27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병원 응급실에서 구해준(권율)과 마주친 한미모(장나라)는 한눈에 그에게 빠진다. 해준의 전화로 병원에 달려온 송수혁(정경호)은 ‘사고뭉치’ 미모에 대해 투덜거리면서도 그녀가 신경 쓰인다. 해준은 수혁에게 정말 미모와 아무 사이 아닌지를 묻고, 자신의 프로필을 들고 용감한 웨딩으로 찾아간다. 해준과 미모가 뭔가를 시작하려는 찰나, 수혁은 비로소 뭔가를 놓쳤다는 느낌을 받는다.리뷰
송수혁의 아들은 너무 웃자랐다. 아빠에게 혼자서도 아들을 잘 키워낸 괜찮은 싱글대디 이미지를 주기 위해 아이는 여러모로 대학생 이상의 말투와 사고를 드러낸다. 초등학교 자녀에겐 사실 아빠가 전부이고, 그래서 아빠와 둘이 사는 현재를 지키려 하는 게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아들은 지난 2회에서 너무 중매인처럼 굴었다. 아이다운 방식으로 아빠를 위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11번의 연애와 한 번의 법적 혼인을 겪었던 서른넷의 한미모가, 단 하루만에 송수혁과 결혼할 뻔한 해프닝을 벌일 땐 그저 말리고 싶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요란한 소동으로 알게 된 남자 구해준. 단 몇 초만에 ‘붕어’ 수준으로 빠져들었다지만, 이 관계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이제야 제대로 된 서로의 이상형을 만난 것일까?

왕년의 아이돌도 나이를 먹고 결혼이나 직업생활 때문에 고뇌한다는 설정, 그 과정을 보는 건 의외의 재미다. 다소 과장돼 있긴 하지만, 남들 같은 일상 적응을 위해 좌충우돌하는 엔젤스 멤버들의 태도만은 진지하다. 지금 우리 곁의 수많은 아이돌들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고민들이 많을까 싶다.구해준에게 말좀 걸어보려다 “옷을 수십 번 갈아입고 수십 번 망설였음에도” 들이대자마자 무참하게 거절당한 한미모. 그래도 왕년의 아이돌에게 이런 수모를 주시는 꽃미남의 논리는 분명하다. “셋 섬은 싫어요”라는 입장. 송수혁과는 그저 오랜만에 만난 동창이라고 설명하려 해도, 그날의 혼인신고 소동을 해명하려도, 그 또한 쪽팔리기는 마찬가지.

마음을 표현했다가 보기 좋게 차인 미모가 바보처럼 보이려는 순간, 그러나 진짜 반전은 구해준의 발 빠른 행보다. 구해준은 초반엔 굉장히 싸늘하더니 별안간 송수혁에게 ‘확인’하러 오프에 일부러 만나러 온다. 한미모에게 정말 감정이 없는지를 말이다. 심지어 용감한 웨딩 사무실에 프로필을 들고 찾아와 미모에게 자신의 정보를 공개한다. “재혼하려구요. 결혼했었어요. 짧고 굵게.”

해준은 드디어 ‘산전수전 겪은 맑은 여자’를 찾아냈다고 말한다. 용감한 웨딩 가입 거부를 선언하는 그의 입이 딱 벌어지게 놀라운 대답. (그런 이유라면 얼마든지 OK!) “가입 안할 겁니다. 가입하면, 당신이랑 썸을 못 타잖아요.” 이쯤 되면 여기서 제일 성질 급한 사람은 구해준이다. 누가 더 상황 정리 잘하고 누가 더 빨리 타이밍을 잡아채느냐를 다투는 듯한 급물살 로맨스. 수혁은 이제 어떤 무기를 들고 자기를 보여줘야 할 것인가.

수다 포인트
– 중고 오븐 팔러 온 남자 김민준, 감칠맛 나는 등장이네요.
– 고동미(유인나)에게 찍힌 ‘미혼들의 선을 넘어오는 황소개구리 한미모’
– “내 감정은 항상 안에서 곪거든.” 그래서 ‘행동’만 취재하는 연예기자 송수혁. 대신 본인 일엔 늘 한발 늦고.
– 치밀한 구해준. “눈빛 관리 잘하세요. 방금 들켰어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한 번 더 해피엔딩’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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