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올해 KBS 연기대상은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진행자가 말을 더듬거나 수상소감이 길어지는 자잘한 일들은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사고’가 없었다는 건 당연하면서도 참 다행인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재미’도 없었다는 것이다.
시상식이 꼭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시상식이란 본래 그 해에 활약한 이들의 공을 되새기고 축하하는 자리로서, 어느 정도의 예의를 갖춰야하는 행사라는 건 알고 있다. 다만, 지루해서 채널이 돌아가는 사태는 막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 있어서 ‘2015 KBS 연기대상’은 다소 위험했다. ‘노잼(재미없음)’과 ‘평화’ 사이를 아슬아슬한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옆 방송의 화려한 ‘가요대제전’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연기대상’으로 채널을 ‘돌릴까 말까’ 망설이게 만들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널을 지킬 수 있었던 전현무의 깨알진행 덕분이었다. 앞서 전현무는 전날 SBS 연예대상에서 무례한 진행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바 있었다. 이에 다음날 바로 이어진 KBS 연기대상 속 그의 진행 태도에 관심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전현무는 무례한 태도는커녕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스타들의 개인기로 깨알 같은 재미를 이끌어냈다. 전현무 덕분에 이날 소지섭의 슈트 차림의 플랭크 자세를 볼 수 있었고, 김수현의 요들송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재미는 깨알 같았지만 감동은 깊었다. 수상의 기쁨은 배우들의 감동적인 소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김서형의 수상소감이었다. ‘어셈블리’ 속 냉철한 초선의원 홍찬미로 열연했던 김서형은 이날 조연상을 수상하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벅찬 심경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 김서형은 “KBS에서 시작했는데, KBS로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어셈블리’는 저에게 정말 쉽지 않았던 드라마고, 외면 받을 수 있었던 드라마였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났던 드라마였다. 김서형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주셨던 감독님과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시청률을 저조했지만, 누구보다 고생했던 스태프들도 너무 수고했다”라며 감격의 소감을 남겼다.
‘프로듀사’ 속 라준모 PD를 연기한 차태현의 수상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PD를 연기한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차태현은 “제가 1995년에 KBS 입사해 처음으로 KBS 에서 받는 상이라 더욱 특별하다”며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쪽대본 환경이 없어지면 좋겠다. 배우와 제작진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좋은 드라마를 많이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KBS 연기대상이 막을 내렸다. 대상은 공동수상으로 김수현과 고두심에게 돌아갔다. 논란도 없이 모두가 불만 없는 수상결과로 KBS는 평화를 지켜냈다. 평화로운 ‘연기대상’으로 2016년 병신년 새해를 맞이한 KBS. 드라마국에도 평화로운 기운이 이어져 새 작품들이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다음은 ‘2015 KBS 연기대상’ 전체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고두심 (부탁해요, 엄마), 김수현 (프로듀사)
▲ 최우수 연기상 : 채시라 (착하지 않은 여자들), 소지섭 (오 마이 비너스)
▲ 작가상 : 김인영 (착하지 않은 여자들)
▲ 우수 연기상 장편 부문 : 유진 (부탁해요, 엄마), 김갑수 (부탁해요, 엄마), 김태우 (징비록)
▲ 우수 연기상 중편 부문 : 김민정 (장사의 신-객주 2015), 장혁 (장사의 신-객주 2015),
▲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 신민아 (오 마이 비너스), 차태현 (프로듀사)
▲ 우수 연기상 일일극 부문 : 강별 (가족을 지켜라), 한채아 (당신만이 내 사랑), 곽시양 (다 잘될 거야), 임호 (별이 되어 빛나리)
▲ 베스트 커플상 : 차태현-공효진-김수현 (프로듀사), 한채아-장혁 (장사의 신-객주 2015), 신민아-소지섭 (오 마이 비너스), 김소현-육성재 (후아유-학교2015)
▲ 방송3사 드라마 PD가 뽑은 연기자상 : 김혜자 (착하지 않은 여자들)
▲ 네티즌상 : 김소현 (후아유-학교 2015), 김수현 (프로듀사)
▲ 신인 연기상 : 김소현 (후아유-학교 2015), 채수빈 (발칙하게 고고), 여진구 (오렌지 마말레이드)
▲ 인기상 : 조보아 (부탁해요, 엄마), 설현 (오렌지 마말레이드), 남주혁 (후아유-학교 2015), 박보검 (너를 기억해)
▲ 조연상 : 엄현경 (파랑새의 집), 김서형 (어셈블리), 박보검 (너를 기억해), 김규철 (징비록)
▲ 연작·단막극상 : 이하나 (짝퉁 패밀리), 김영옥 (눈길), 봉태규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 청소년 연기상 : 김향기(눈길), 최권수 (그 형제의 여름)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 연기대상’ 방송캡처
올해 KBS 연기대상은 그야말로 평화로웠다. 진행자가 말을 더듬거나 수상소감이 길어지는 자잘한 일들은 있었지만 큰 사고 없이 마무리됐다. ‘사고’가 없었다는 건 당연하면서도 참 다행인 점이다. 그러나 문제는 ‘재미’도 없었다는 것이다.
시상식이 꼭 재미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다. 시상식이란 본래 그 해에 활약한 이들의 공을 되새기고 축하하는 자리로서, 어느 정도의 예의를 갖춰야하는 행사라는 건 알고 있다. 다만, 지루해서 채널이 돌아가는 사태는 막아야하지 않겠는가. 그런 점에 있어서 ‘2015 KBS 연기대상’은 다소 위험했다. ‘노잼(재미없음)’과 ‘평화’ 사이를 아슬아슬한 넘나들었기 때문이다. 옆 방송의 화려한 ‘가요대제전’으로,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또 다른 ‘연기대상’으로 채널을 ‘돌릴까 말까’ 망설이게 만들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채널을 지킬 수 있었던 전현무의 깨알진행 덕분이었다. 앞서 전현무는 전날 SBS 연예대상에서 무례한 진행으로 논란을 일으켰던 바 있었다. 이에 다음날 바로 이어진 KBS 연기대상 속 그의 진행 태도에 관심이 몰리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날 전현무는 무례한 태도는커녕 다소 무거워진 분위기 속에서 스타들의 개인기로 깨알 같은 재미를 이끌어냈다. 전현무 덕분에 이날 소지섭의 슈트 차림의 플랭크 자세를 볼 수 있었고, 김수현의 요들송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었다.
재미는 깨알 같았지만 감동은 깊었다. 수상의 기쁨은 배우들의 감동적인 소감으로 이어졌다. 특히 눈길을 끈 건 김서형의 수상소감이었다. ‘어셈블리’ 속 냉철한 초선의원 홍찬미로 열연했던 김서형은 이날 조연상을 수상하고 연신 눈물을 흘리며 벅찬 심경을 감추지 못했기 때문. 김서형은 “KBS에서 시작했는데, KBS로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았다. ‘어셈블리’는 저에게 정말 쉽지 않았던 드라마고, 외면 받을 수 있었던 드라마였지만 사람 사는 냄새가 났던 드라마였다. 김서형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주셨던 감독님과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시청률을 저조했지만, 누구보다 고생했던 스태프들도 너무 수고했다”라며 감격의 소감을 남겼다.
‘프로듀사’ 속 라준모 PD를 연기한 차태현의 수상소감도 눈길을 끌었다. 이날 미니시리즈 부문 우수 연기상을 수상한 그는 PD를 연기한 경험을 바탕으로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날 차태현은 “제가 1995년에 KBS 입사해 처음으로 KBS 에서 받는 상이라 더욱 특별하다”며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했다. 이어 “미니시리즈 드라마 제작에 있어서 쪽대본 환경이 없어지면 좋겠다. 배우와 제작진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좋은 드라마를 많이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뼈 있는 한 마디를 남기기도 했다.한 해를 마무리하는 KBS 연기대상이 막을 내렸다. 대상은 공동수상으로 김수현과 고두심에게 돌아갔다. 논란도 없이 모두가 불만 없는 수상결과로 KBS는 평화를 지켜냈다. 평화로운 ‘연기대상’으로 2016년 병신년 새해를 맞이한 KBS. 드라마국에도 평화로운 기운이 이어져 새 작품들이 무사히 안착할 수 있을지 기대를 걸어본다.
다음은 ‘2015 KBS 연기대상’ 전체 수상자(작) 명단.
▲ 대상 : 고두심 (부탁해요, 엄마), 김수현 (프로듀사)
▲ 최우수 연기상 : 채시라 (착하지 않은 여자들), 소지섭 (오 마이 비너스)
▲ 작가상 : 김인영 (착하지 않은 여자들)
▲ 우수 연기상 장편 부문 : 유진 (부탁해요, 엄마), 김갑수 (부탁해요, 엄마), 김태우 (징비록)
▲ 우수 연기상 중편 부문 : 김민정 (장사의 신-객주 2015), 장혁 (장사의 신-객주 2015),
▲ 우수 연기상 미니시리즈 부문 : 신민아 (오 마이 비너스), 차태현 (프로듀사)
▲ 우수 연기상 일일극 부문 : 강별 (가족을 지켜라), 한채아 (당신만이 내 사랑), 곽시양 (다 잘될 거야), 임호 (별이 되어 빛나리)
▲ 베스트 커플상 : 차태현-공효진-김수현 (프로듀사), 한채아-장혁 (장사의 신-객주 2015), 신민아-소지섭 (오 마이 비너스), 김소현-육성재 (후아유-학교2015)
▲ 방송3사 드라마 PD가 뽑은 연기자상 : 김혜자 (착하지 않은 여자들)
▲ 네티즌상 : 김소현 (후아유-학교 2015), 김수현 (프로듀사)
▲ 신인 연기상 : 김소현 (후아유-학교 2015), 채수빈 (발칙하게 고고), 여진구 (오렌지 마말레이드)
▲ 인기상 : 조보아 (부탁해요, 엄마), 설현 (오렌지 마말레이드), 남주혁 (후아유-학교 2015), 박보검 (너를 기억해)
▲ 조연상 : 엄현경 (파랑새의 집), 김서형 (어셈블리), 박보검 (너를 기억해), 김규철 (징비록)
▲ 연작·단막극상 : 이하나 (짝퉁 패밀리), 김영옥 (눈길), 봉태규 (노량진역에는 기차가 서지 않는다)
▲ 청소년 연기상 : 김향기(눈길), 최권수 (그 형제의 여름)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KBS 연기대상’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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