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달콤살벌 패밀리’ 5회 2015년 12월 2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홍보살이 죽은 아들 손세운(김원해)을 찾기 위해 굿판을 벌인다. 하필 세운의 영혼은 백기범(정웅인)에게 빙의되어 기범은 시체가 묻힌 곳을 찾아갔고, 한 장소에 서서 바로 여기라고 외쳤다. 하지만 그곳에서는 시체가 아닌 모래주머니가 나왔다. 윤태수(정준호)와 김은옥(문정희) 부부도 하얗게 질린다. 사라진 시체가 모든 관계를 서로 의심하게 만든다. 백만보(김응수) 회장은 여전히 태수를 “아들”이라 부르며 안심시키지만, 뒤로는 미행을 붙인다.리뷰
시체가 사라졌다. 머리카락이 곤두설 끔찍한 일이다. 그런데 무당인 어머니가 죽은 아들 찾는다고 굿판을 벌이고, 빙의가 하필 살인이 가장 의심되는 사람에게 되어 주변 모든 이를 경악하게 하고, 막상 땅을 파 보니 시체 형태의 모래주머니가 나온다는 설정은 너무나 극적이다. 생각만 해도 살벌한 일이다. 주변 모든 사람들이 어떻게든 이 일에 관련돼 있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으며,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될 터였다. 이날 전개도 서로 못 믿고 의심하고 미행하는 상황의 연속이었다.

문제는 긴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 덩어리가 큰 사건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나니, 그저 ‘드라마’ 속 줄거리로 보인다. 공포도 코믹도 등장인물들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일로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 공포에 쩐 배우들의 표정 뒤로, 코믹함을 유도하는 음악과 카메라 앵글 등이 겹쳐지면 시청자는 오히려 맥이 탁 풀린다. 배우들끼리는 치열하게 싸우고 악쓰고 열심히 뛰어다니는데, 그들은 뭘 해도 어딘가 현실에서 한 발 떨어져 있는 사람들 같다. 왜 이미 TV 속에만 사는 사람들 같을까.

은옥과 도경(유선)의 팽팽한 경쟁심은 갈수록 날이 서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어리바리하고 도경에게라면 꼼짝 못하지만 애처가인 태수가 기묘한 삼각 신경전을 만들고 있다. 아내의 선물을 사러 속옷 가게에 갔던 태수는, 도경이 고른 진홍색 슬립을 사서 은옥에게도 선물한다. 진짜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간접광고로 의심될 만큼 해당 상품이 ‘주인공’이었던 장면들이었다. 그 슬립 때문에 두 여자친구는 정말 심각하게 싸우게 되는데, 줄거리 보다 그 붉은색이 더 오래 생각날 듯하다.백만보 회장의 ‘투자확약서’까지 받아내고 (백회장이 이미 의심하고 경계하는 건 모르고) 아내와 함께 축하하고 싶었던 태수는, 은옥을 모텔로 불러낸다. 속옷 선물도 받고 기뻐하던 태수와 은옥은 장미로 장식한 모텔에서 뜨거운 밤을 보낸다. 벽의 사진이며 모든 것이 지나치게 야했는데 그대로 화면에 나왔다. 두 사람이 서로를 ‘유혹’(?)하는 장면 또한, 최대한 길게 찍은 느낌이다. 이래도 되나 싶은 기분 때문에 몰입이 되지 않아 ‘코믹’하다기 보다는 ‘어라?’ 싶은 장면들이었다. 설마 두 사람이 부부니까 모든 표현이 허용될 것이라고 여긴 것일까. 그건 제작진에게만 해당될 뿐이다. 부부애 정도를 표현하는 장면 치고는 지나쳤다. 코믹에 대한 강박도 있어서, 사실 부담스러운 장면이었다.

수다 포인트
-영화사 직원들이 말하는 근무의 우선 조건. “뭐니뭐니 해도 민주적인 분위기가 선행되어야 한단 말씀입니다.”
-현지는 성민이 필요하다. 밴드를 위해. “음악에 대한 관심이야, 나에 대한 관심이야?”
-도경이 오여사님께 말합니다. “내 아이한테 필요한 건 아빠죠. 회장님 아들이 아니고요.”

김원 객원기자
사진. MBC ‘달콤살벌 패밀리’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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