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기승전결(起承轉結). 동양의 전통적인 시작법 중 하나로, 작품 내용의 흐름을 뜻한다. 오늘 날 온라인 상에서는 ‘기승전XX(결국엔 XX더라)’로 변형돼 자연스런 흐름을 강조하는 말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감히 ‘기승전’을 붙이고 싶은 배우가 있다.
로맨스의 제왕이 돌아왔다. 소지섭이 2년 여 만에 드라마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남의 기준은 소지섭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했던가. 쌍꺼풀 없는 눈, 날카로운 인상. 소지섭이 등장한 90년 대 당시 통용되지 않았던 미남의 기준이었다. 허나 그는 다년간의 수영을 통해 다져진 듬직한 어깨와 여심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눈웃음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디 남자다운 외모뿐이랴. 소지섭의 진가는 어떤 역할도 흡수하는 뛰어난 연기력이었다.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력 덕분일까. 소지섭은 매 작품마다 상대 여배우들과 마치 실제 연인임을 의심케 할 정도로 ‘극강의 호흡’을 보여줬다. 소지섭은 요즘 말로 ‘케미 왕’의 원조격인 셈. 소지섭이 ‘케미 왕’, ‘로맨스의 제왕’이 되기까지, 기승전결에 거치는 작품들을 살펴보려 한다.
일어날 기(起) : 2004년 SBS ‘발리에서 생긴 일’ 강인욱
소지섭 특유의 ‘치명적인 섹시한’ 매력이 제대로 분출된 작품. 소지섭은 데뷔 9년 만에 자신에게 딱 맞는 옷 같은 강인욱을 만났다. 전작인 SBS ‘천년지애’(2003년)보단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던 ‘발리에서 생긴 일’. 시청자들은 청년 소지섭의 색다른 분위기에 당황했을 법도 했지만, 이내 그의 깊은 눈매에 빠져버렸다. 당시 소지섭은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의 진한 멜로 감성을 끄집어냈다. 당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이수정(하지원)에 빙의했고, 드라마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사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은 청년 소지섭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소지섭의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 이는 배우 소지섭에게도 좋은 신호였다. 소지섭은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선택했다. 이처럼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소지섭의 연기 행보는 구체적인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을 승(承) : 2004년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 차무혁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희대의 명대사가 탄생했다. 소지섭은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에 이어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첫 화부터 강렬했다. 사랑하는 문지영(최여진)을 위해 대신 총을 맞은 차무혁.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순애보적인 사랑은 여성 시청자들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패션 스타일도 난해했고 차무혁이란 역할도 난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들거리고 난폭한 차무혁은 묘한 섹시함마저 느껴졌다. 차무혁은 거칠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츤데레’의 정석이었던 것.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속 소지섭은 어마무시한 ‘케미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상대배우인 임수정과 애절하면서도 꿀같은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주연 두 사람의 ‘케미’가 시너지를 발휘해 소지섭의 매력은 절정에 다다르게 됐다. 극 중 차무혁은 죽음으로 새드엔딩을 맞았다. 허나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인해 소지섭의 연기 인생은 해피로드가 펼쳐지게 됐다.
바꿀 전(轉) : 2013년 SBS ‘주군의 태양’ 주중원
로맨틱 코미디 속 까칠하고 부자인 남자주인공. 흔한, 어쩌면 클리셰같은 남자주인공의 모습이다. 허나 소지섭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지섭에겐 흔하지 않은 모습. 소지섭의 코믹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MBC 예능 ‘무한도전’으로 개그감을 뽐낼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과 알콩달콩한 호흡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주중원의 전매특허인 “꺼져”는 다소 거친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패러디가 양성됐고, 드라마는 시청률 20%를 호가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소지섭은 그동안의 역할들로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 때문에 다소 멀게만 느껴지던 스타였다. 예능 출연을 시작으로 ‘주군의 태양’까지, 코미디에 도전한 소지섭은 ‘친근한’ 매력까지 갖추게 됐다.
맺을 결(結) : 2015년 KBS2 ‘오 마이 비너스’ 김영호
완전체가 됐다. 암울한 과거사를 통해 애절함도 예고했고 로맨틱 코미디답게 코믹스러움도 있었다. 그동안의 경력을 통해 ‘오 마이 비너스’에 다다르기까지 소지섭은 로맨스 ‘만렙’이 됐다. 이에 소지섭은 2년 만의 컴백작인 ‘오 마이 비너스’에서 ‘끝판왕 로맨스’를 예고했다. 벌써부터 소지섭의 활약은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로 분한 소지섭은 몸무게를 7kg 가까이 감량하며 복귀작에 대한 열정을 발휘했다. 또 상대배우 신민아와 1, 2회부터 극강의 ‘케미’를 발휘하며 또 하나의 사랑스런 커플 탄생을 예고했다. 소지섭의 노력이 통했던 걸까. ‘오 마이 비너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기분 좋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될 쯤, 소지섭의 진짜 매력이 발휘될 것이다. ‘로맨스 제왕’ 소지섭이 어떤 로맨스 연기로 또 여성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끌지 기대가 날로 커져간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주군의 태양’,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 마이 비너스’ 방송캡처
기승전결(起承轉結). 동양의 전통적인 시작법 중 하나로, 작품 내용의 흐름을 뜻한다. 오늘 날 온라인 상에서는 ‘기승전XX(결국엔 XX더라)’로 변형돼 자연스런 흐름을 강조하는 말로 활용되고 있다. 여기에 감히 ‘기승전’을 붙이고 싶은 배우가 있다.
로맨스의 제왕이 돌아왔다. 소지섭이 2년 여 만에 드라마로 모습을 드러냈다. 미남의 기준은 소지섭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했던가. 쌍꺼풀 없는 눈, 날카로운 인상. 소지섭이 등장한 90년 대 당시 통용되지 않았던 미남의 기준이었다. 허나 그는 다년간의 수영을 통해 다져진 듬직한 어깨와 여심을 사로잡는 매력적인 눈웃음을 보유하고 있었다. 어디 남자다운 외모뿐이랴. 소지섭의 진가는 어떤 역할도 흡수하는 뛰어난 연기력이었다.극에 몰입하게 만드는 연기력 덕분일까. 소지섭은 매 작품마다 상대 여배우들과 마치 실제 연인임을 의심케 할 정도로 ‘극강의 호흡’을 보여줬다. 소지섭은 요즘 말로 ‘케미 왕’의 원조격인 셈. 소지섭이 ‘케미 왕’, ‘로맨스의 제왕’이 되기까지, 기승전결에 거치는 작품들을 살펴보려 한다.
일어날 기(起) : 2004년 SBS ‘발리에서 생긴 일’ 강인욱
소지섭 특유의 ‘치명적인 섹시한’ 매력이 제대로 분출된 작품. 소지섭은 데뷔 9년 만에 자신에게 딱 맞는 옷 같은 강인욱을 만났다. 전작인 SBS ‘천년지애’(2003년)보단 다소 무거운 분위기였던 ‘발리에서 생긴 일’. 시청자들은 청년 소지섭의 색다른 분위기에 당황했을 법도 했지만, 이내 그의 깊은 눈매에 빠져버렸다. 당시 소지섭은 눈빛 연기로 시청자들의 진한 멜로 감성을 끄집어냈다. 당시 많은 여성 시청자들은 이수정(하지원)에 빙의했고, 드라마는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구사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은 청년 소지섭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소지섭의 ‘치명적인’ 매력을 발견하게 된 것. 이는 배우 소지섭에게도 좋은 신호였다. 소지섭은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자신의 매력을 맘껏 발산할 수 있는 캐릭터들을 선택했다. 이처럼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소지섭의 연기 행보는 구체적인 모양을 잡아가기 시작했다.
이을 승(承) : 2004년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 차무혁
“밥 먹을래! 나랑 같이 죽을래!” 희대의 명대사가 탄생했다. 소지섭은 2004년, ‘발리에서 생긴 일’에 이어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승승장구를 이어갔다. 첫 화부터 강렬했다. 사랑하는 문지영(최여진)을 위해 대신 총을 맞은 차무혁. 사랑하는 이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순애보적인 사랑은 여성 시청자들 마음의 문을 두드렸다. 패션 스타일도 난해했고 차무혁이란 역할도 난해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들거리고 난폭한 차무혁은 묘한 섹시함마저 느껴졌다. 차무혁은 거칠지만 내 여자에게는 따뜻한, ‘츤데레’의 정석이었던 것. 그뿐만이 아니었다. ‘미안하다 사랑한다’ 속 소지섭은 어마무시한 ‘케미력’을 발산하기 시작했다. 상대배우인 임수정과 애절하면서도 꿀같은 로맨스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흔들었다. 주연 두 사람의 ‘케미’가 시너지를 발휘해 소지섭의 매력은 절정에 다다르게 됐다. 극 중 차무혁은 죽음으로 새드엔딩을 맞았다. 허나 ‘미안하다 사랑한다’로 인해 소지섭의 연기 인생은 해피로드가 펼쳐지게 됐다.
바꿀 전(轉) : 2013년 SBS ‘주군의 태양’ 주중원
로맨틱 코미디 속 까칠하고 부자인 남자주인공. 흔한, 어쩌면 클리셰같은 남자주인공의 모습이다. 허나 소지섭의 경우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소지섭에겐 흔하지 않은 모습. 소지섭의 코믹 연기는 시청자들에게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MBC 예능 ‘무한도전’으로 개그감을 뽐낼 때부터 심상치 않았다.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에서 공효진과 알콩달콩한 호흡으로 많은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주중원의 전매특허인 “꺼져”는 다소 거친 말임에도 불구하고 그 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수많은 패러디가 양성됐고, 드라마는 시청률 20%를 호가하며 많은 인기를 얻었다. 소지섭은 그동안의 역할들로 무겁고 진중한 분위기 때문에 다소 멀게만 느껴지던 스타였다. 예능 출연을 시작으로 ‘주군의 태양’까지, 코미디에 도전한 소지섭은 ‘친근한’ 매력까지 갖추게 됐다.
맺을 결(結) : 2015년 KBS2 ‘오 마이 비너스’ 김영호
완전체가 됐다. 암울한 과거사를 통해 애절함도 예고했고 로맨틱 코미디답게 코믹스러움도 있었다. 그동안의 경력을 통해 ‘오 마이 비너스’에 다다르기까지 소지섭은 로맨스 ‘만렙’이 됐다. 이에 소지섭은 2년 만의 컴백작인 ‘오 마이 비너스’에서 ‘끝판왕 로맨스’를 예고했다. 벌써부터 소지섭의 활약은 심상치 않다. 세계적인 헬스 트레이너로 분한 소지섭은 몸무게를 7kg 가까이 감량하며 복귀작에 대한 열정을 발휘했다. 또 상대배우 신민아와 1, 2회부터 극강의 ‘케미’를 발휘하며 또 하나의 사랑스런 커플 탄생을 예고했다. 소지섭의 노력이 통했던 걸까. ‘오 마이 비너스’는 첫 방송부터 시청률 7%(닐슨코리아 전국기준)를 기록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기분 좋은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드라마는 이제 시작이다. 본격적인 로맨스가 시작될 쯤, 소지섭의 진짜 매력이 발휘될 것이다. ‘로맨스 제왕’ 소지섭이 어떤 로맨스 연기로 또 여성시청자들을 TV 앞으로 이끌지 기대가 날로 커져간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조슬기 기자 kelly@,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주군의 태양’, KBS2 ‘미안하다 사랑한다’, ‘오 마이 비너스’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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