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분위기 좋네요.” 밴드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콘서트에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다. 어떤 분위기가 좋았을까. 씨엔블루의 노래에 진심으로 교감하는 팬들의 호응이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씨엔블루는 24~25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2015 씨엔블루 라이브 ‘컴 투게더(Come Together)’ 서울 단독 콘서트를 개최했다. 양일간 약 8,000여 명의 관객이 씨엔블루의 음악에 흠뻑 취했다.씨엔블루는 라이브 밴드의 진수를 보여줬다. 어느 한 곡도 평범하지 않았다. 흔히 라이브 공연을 아주 훌륭하게 해내는 가수를 두고 ‘CD를 삼킨 라이브’라고 평하지만, 씨엔블루는 CD를 삼키지 않았다. 아예 새로운 CD를 만들어냈다. 편곡부터 관객 참여도까지 콘서트 라이브의 묘미를 제대로 만들어냈다.

오프닝 ‘도미노(Domino)’부터 정용화가 직접 신디사이저를 연주하며 현장감을 살렸다. ‘숨바꼭질’, ‘외톨이야’ 등 브릿지에서 새로운 편곡이 들어가 공연장을 풍성하게 채웠다. 정용화의 날고기는 라이브는 이를 뒷받침했다. 정용화는 원곡 그대로의 멜로디라인이 아닌 멜로디를 이리저리 바꾸며 새로운 느낌을 더했다.

‘캔트 스톱’, ‘러브’ 등에서는 피아노 앞에서 정용화와 이종현, 이정신, 강민혁이 함께 펼치는 합주도 감미로우면서 씨엔블루의 팀워크를 자랑했다. 관객들과의 팀워크도 훌륭했다. ‘외톨이야’의 랩의 라임을 관객들이 모두 따라 불렀고, 히트곡의 후렴구와 더불어 떼창이 함께 이어지며 씨엔블루가 관객들이 함께 CD를 만들어 갔다. 콘서트 단골 멘트인 ‘세이 예~’의 평범함도 없었다. 대신 ‘세이 우우↗우우우↘우’ 등 재미난 변주가 펼쳐졌다.

멤버들의 매력 발산도 콘서트의 묘미였다. 정용화는 씨엔블루의 리더이자 프로듀서답게 콘서트 전체를 이끌며 분위기를 주도했다. 끼쟁이답게 무대매너와 쇼맨쉽을 자랑했다. ‘커피숍’에서는 무대에 누워 기타를 연주하고, 강렬한 샤우팅으로 시선을 강탈했다. 분위기에 따라 즉흥적인 라이브 변주가 정용화의 여유와 실력을 드러냈다.

이종현은 시크한 듯 따뜻한 매력을 뽐냈다. 노래를 부를 때는 시크한 표정으로 담담히 이어가다 기타 연주를 펼칠 때면 열정적인 연주로 카리스마를 담았다. 관객들에게 다가갈 때는 미소로 온화함도 풍겼다. 이종현이 부모님을 위해 만들었다는 자작곡 ‘히어로(Hero)’에서 이종현의 매력을 고스란히 드러났다.이정신은 토크 시간에는 엉뚱한 매력으로 웃음을 자아냈다가 연주를 할 때면 마치 음악과 한 몸이 된 듯 집중력으로 매력을 드러냈다. 립밤 에피소드를 비롯해 적재적소 멘트로 정용화를 서포트하고, 콘서트의 또 다른 분위기메이커였다. 강민혁은 묵직한 존재감으로 든든하게 자리했다. 스크린을 통해 드러난 드림 스틱을 놀리는 그의 매력적인 팔뚝이 여심을 강타했다.



라이브 밴드 콘서트의 묘미와 멤버 매력 발산이 더 시너지를 일으킬 수 있는 힘은 자작곡에 있었다. 씨엔블루는 이날 ‘외톨이야’와 ‘러브(LOVE)’를 제외한 세트리스트 모든 곡을 자작곡으로 채웠다.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만들고 연주하고 부르는 밴드이기에 가능했던 콘서트의 매력이었다. 씨엔블루는 최근 발표한 정규 2집 수록곡뿐만 아니라 일본 앨범 수록곡 등 다양한 노래로 넓은 음악 스펙트럼을 드러냈다.

앙코르 무대에서는 본 무대를 뛰어넘는 교감이 이뤄졌다. 좌절한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주는 ‘트라이 어게인 스마일 어게인(Try Again Smile Again)’을 시작으로 ‘사랑빛’, ‘홀드 마이 핸드(Hold My Hand)’까지 단순한 앙코르 무대가 아닌 구간반복 앙코르가 이어졌다. 씨엔블루에 반주에 관객들이 노래하는 교감이었다. “분위기 좋네요”라며 콘서트 내내 관객들을 마주한 씨엔블루의 기분 좋은 콘서트였다.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FNC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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