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그녀는 예뻤다’ 10회 2015년 10월 21일 수요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김혜진(황정음)이 교통사고를 당한 듯하자 지성준(박서준)과 김신혁(최시원)은 정신없이 사고현장으로 달려간다. 신혁은 빗속에 오토바이를 타다 넘어지고, 한 발 먼저 닿은 성준은 혜진을 와락 끌어안는다. 성준의 마음도, 하리의 마음도 알게 된 혜진은 “기다리겠다”고 하고 하리는 하루만 시간을 더 달라고 한다. 넷의 관계가 ‘제자리’를 찾는 듯하자, 다친 것도 좋아하는 것도 숨기던 신혁은 혜진에게 마음을 고백한다.리뷰
성준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섬세함과 단호함을 모두 잘 보여주고 있다. 홍역 같은 열병을 앓고, 그녀의 위기까지 지켜본 후 완전히 사람이 변했다. 미친 듯 교통사고 현장으로 달려가 고함지르던 지난 회의 성준과, 혜진을 와락 끌어안고 무사함을 확인한 이번 회의 성준은 다른 사람 같았다. 비 오는데 운전은 어떻게 하고 온 거냐고 되레 자신을 걱정하는 혜진 앞에서 성준은 어떤 ‘확인’을 하고 만 것이었을까. “몰랐어요, 비 오는지.”라고 말하던 성준은 긴 잠에서 홀연히 깨어난 사람 같았다. 놀라운 전환의 순간이 참 로맨틱하게 그려진 장면이었다.
노란 우산과 함께 혜진과 성준은 ‘제자리’를 찾았는데, 신혁은 한 발 늦게 뒤에서 이 장면을 보고 좌절한다. 늘 웃음과 농담뿐이던 신혁이 오늘은 무겁고 진지하게 아픈 마음과 몸을 표현했는데, 오히려 그가 어떤 사람인지 혜진을 어느 정도로 좋아하는지 느끼게 했다. 자기 감정에만 취해 있던 혜진이, 오늘 신혁이 한 모든 호의가 엄청난 자기희생의 결과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까지 감정선이 아주 팽팽했다. 이 남자, 볼수록 매력 있다.
성준은 이제 자기 마음을 알고 과감하게 움직이는데, 혜진은 잔뜩 움츠러들어서 어떻게든 마주치지 않으려고 경계하고 조심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하리가 고백하기를 기다리겠다”는 뜻이어서, 역시 혜진이라는 느낌이 든다. 아니 혜진과 하리의 우정이 결국 중요한 순간에는 서로를 현명하게 만들 것이라는 믿음이 갔다. 다 떨어진 구두를 놓고 혜진과 하리가 나누던 대화 몇 마디는, 손발이 척척 맞는 두 사람의 오랜 사이를 잘 표현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도 느껴져, 이 어긋남과 혼란이 안쓰러우면서도 잘 풀려나가길 기대하게 만든다.혜진이 ‘내숭’처럼 변한 자리를, 혜진의 어린 동생(정다빈)이 특유의 오만과 시크함으로 채워주었다. 어린 날의 혜진을 똑 닮았는데, 요즘 아이답게 당돌하고 거침없다. 그저 사람 좋은 ‘아저씨’로 동생의 ‘재롱’에 허허 웃고 앉아 있는 성준은, 영락없이 착한 형부 같은 미소다.
달달하고 짜릿한 교감의 장면들이 오늘 시청자를 완전히 들었다 놨다 했다. 우연과 실수로 자꾸 성준과 혜진이 둘만 있게 되는 장면들도 그들만의 방식으로 예쁘게 그려졌다. 성준이 얼마나 다정다감하고 상대방을 배려하는 사람인지, 조곤조곤 자신의 감정을 잘 풀어 말할 줄 알면서도 부담 주지 않는 성숙한 화법을 구사하는지 알게 했다. 성준이야말로 양파 같은 매력이 있음을, 설레며 기대하게 한다.
수다 포인트
– 오늘의 명대사, “몰랐어요. 비 오는지.”
– BGM이 딱 시청자의 마음이었네요. 안아주라고요~!
– 성준도 똘기자님도 잭슨도 하리도, 편집장님과 모스트 식구들 다들 멋있었어요. 뭔가 절묘한 실수들의 타이밍까지.
– 마지막의 “민하리 씨!” 부르던 장면, 눈을 뗄 수가 없었네요. 반가움과 놀라움에.
김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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