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백종원의 3대 천왕’ 6회 2015년 10월 2일 금요일 오후 11시 25분
다섯줄 요약
‘백종원의 3대 천왕’ 여섯 번째 메뉴는 낙지볶음이었다. 백종원과 제작진은 서울 종로와 경기도 구리시, 부산의 낙지볶음 맛집을 찾아다니며 3대 천왕을 선정하였다. 서울 명인은 칼칼한 매운맛의 무교동 낙지를, 구리 명인은 양파와 낙지가 조화된 독특한 스타일의 낙지볶음을, 부산 조방낙지 명인은 대창을 사용한 ‘낙곱새(낙지·곱창·새우)’를 스튜디오에서 직접 요리하여 선보였고, 오늘의 시식팀으로 선정된 파란팀이 3대 천왕의 요리를 맛보았다.리뷰
‘백종원의 3대 천왕’은 분명 ‘맛집 챔피언스리그’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경연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이 프로그램에서 3대 천왕 간의 승부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애초에 3대 천왕과 ‘오늘의 요리’ 선정이 주관적이기 때문에 승부의 의미가 크지 않은 것도 있지만, 이 프로그램의 편집 방향 자체가 다른 요리 경연 프로그램과는 확연히 다르다고 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은 자신의 음식에 대한 명인들의 자부심은 보여주지만 그들 간의 경쟁관계는 부각시키지 않는다. 그저 그들이 요리를 만드는 과정에 초점을 맞출 뿐이다. 또한 명인들 역시 승리에 대한 욕구를 드러내기 보다는, 이 방송에 출연하게 된 것을 이제껏 열심히 일해 온 자신에 대한 하나의 선물쯤으로 여긴다. 급기야 이번 방송에서는 그동안 이 프로그램이 경연 프로그램이었음을 상기시키는 유일한 시간이었던 시식단의 투표마저도 사라졌다. 이는 결국 이 방송이 비록 ‘맛집 챔피언스리그’라는 콘셉트를 내걸고 있기는 하지만 결코 ‘경연’에 초점을 맞추는 프로그램은 아님을 의미하는 것이다.
‘경연’과 ‘승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면 과연 ‘백종원의 3대 천왕’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제작진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프로그램이 다른 맛집 소개 프로그램과 차별화되는 것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다른 프로그램이 ‘어느 집이 맛있다’거나 ‘이 집은 어떤 맛이다’라고 이야기한다면, 이 프로그램은 ‘어느 집에서는 어떻게 먹는 것이 맛있다’를 이야기한다. 즉, 맛있는 음식을 소개하는 것을 뛰어넘어 맛있게 먹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부분을 책임지는 것은 물론 ‘백설명’이라는 닉네임의 백종원이다. 백종원은 어느 집의 무엇이 맛있는지를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시청자들에게 다양한 팁을 세세하게 제공한다.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설명에 시청자들은 정신없을 만도 하지만, 백종원이 제공하는 정보들은 누구나 간단히 실천할 수 있는 것이기에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이번 방송에서 백종원은 집에서 낙지를 손질하는 방법은 물론, 낙지볶음을 먹을 때 적절한 음식의 조합, 음식을 먹는 순서, 심지어는 밥을 볶을 때 타지 않게 하는 법까지 다양한 것을 알려주었다. 그가 제공하는 팁은 어찌 보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실은 생활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꿀팁’이다. 이렇게 작지만 도움이 되는 ‘꿀팁’을 제공하여 시청자들에게 ‘당신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백종원이 이전부터 다른 방송에서 해왔던 것이자, 그가 가장 잘하는 것이다. ‘아는 만큼 맛있게 먹을 수 있다’라고 끊임없이 부르짖으며 ‘당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다’고 시청자를 북돋아주는 ‘백종원의 3대 천왕’ 역시 바로 이러한 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다만 이 프로그램은 백종원 한 사람에게 기대는 바가 너무 크다. 그나마 시식을 담당하는 김준현의 경우에는 사정이 좀 낫지만 이휘재의 경우에는 활용도가 너무 낮다. 그에게 ‘음알못(음식을 알지 못하는)’ 캐릭터를 주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잘 활용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물론 백종원의 이름을 걸고 있는 프로그램이니 백종원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당연하지만 능력 있는 다른 MC들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쉽기만 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제작진의 충분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수다포인트
– 소시지는 미리 잘라두고 베이컨은 몰래 먼저 먹어두라는 팁, 정말 별걸 다 알려주시네요.
– 낙지볶음이 너무 맛있어서 남겨주기 싫다는 백설명님의 말에 분노한 카메라 감독님, 그 마음이 이해가 됩니다.
– 물만 부어도, 뚜껑만 닫아도, 명인이 하면 뭐든 다 비법으로 보이는 효과가 있네요.
김하늬 객원기자
사진제공. SBS ‘백종원의 3대 천왕’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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