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화가 나고, 탄식이 터졌다. 쾌감에 환호를 질렀다. 이 모든 게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 그랜드 파이널(이하 더 지니어스4)’을 보면서 느끼는 감정. 배신이 난무하고, 반전이 뒤통수를 가격하는 ‘더 지니어스’는 시즌을 거듭하며 수많은 명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역대 시즌의 정예 멤버들이 모인 이번 ‘더 지니어스4’에서는 더욱 시청자의 분노와 쾌감을 이끌어냈다. 예상치 못한 전개로 흘러갈 때, 다수가 소수를 이길 때, 생각지 못한 플레이어가 탈락자 혹은 우승자일 때. 시청자가 느끼는 쾌감의 패턴은 단순했다. 반면 “아, 왜 저러는거지?”, “그때 그랬더라면” 등의 탄식이 나오는 순간은 매우 다양했다. 이에 탄식을 자아내는 장면엔 어떤 장면이 있었는지 살펴보려한다.

# 이상민, 시간 약속은 언제나 중요하다
한 순간의 방심이 탈락으로 이어졌다. 3회전 메인매치 ‘오늘의 메뉴’는 제한시간 안에 자장면, 짬뽕, 볶음밥 중 메뉴를 선택하고 해당 메뉴를 선택한 인원수를 맞춰 인원수가 쓰여진 칸에 자신의 메뉴를 올려놓아야 했다. 신중한 태도를 보이던 이상민은 첫 라운드부터 큰 실수를 범하고 말았다. 이상민은 다른 플레이어와 전략을 구상하던 도중, 원래 계획하던 인원수 칸에 자신의 패를 놓지 못했다. 생각지도 못한 변수에 이상민의 모든 전략은 모두 꼬여버렸고, 이날 이상민은 탈락후보가 됐다. ‘시간제한’이라는 규칙은 게임을 승리로 이끌기도, 패배로 이끌기도 했다. 이상민은 규칙의 함정에 빠졌고 이는 결국 최종탈락으로 이어졌다.

그래, 결심했어! 나 이상민은, 아웃사이더처럼 ‘누구보다 빠르게 남들과는 다르게’ 결정해야지. 그럼 첫 라운드부터 승점을 획득해서 우승까지 이어지겠지?

# 오현민, “날 이기려고 하지마요
오현민은 거만한 태도로 한 마디를 내뱉었지만 결과가 드러난 순간 물밀 듯이 밀려오는 후회를 피할 수 없었다. 4회전 메인매치 ‘생선가게’는 플레이어들이 상품의 희망가를 결정한 후, 판매를 통해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플레이어가 승리하는 게임이었다. 오현민은 초반 다수연합을 맺고 희망 판매가로 5천 원을 불렀지만, 히든연합인 장동민과 함께 3천 원을 부르며 배신을 도모했다. 오현민은 배신을 통해 우승을 확신했다. 오현민은 다수 연합이었던 플레이어들에게 사과를 건넸고,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는 플레이어에겐 “날 이기려고 하지마요”라며 거만함을 뽐냈다. 최종 결과가 공개되고 오현민은 최하위자로 탈락 후보가 됐다. 천 원을 부른 최연승과 이준석의 히든연맹에게 뒤통수를 맞은 것. 우승은 최연승에게 돌아갔다. 지나친 자만은 결국 후회를 불러오고야 만 것이었다. 오현민은 최연승에 대한 충격으로 한동안 멍한 표정을 풀지 못했다.

그래, 결심했어! 나 오현민은, 이왕 배신할 거 화끈하게 천 원을 부르는 거야. 욕 좀 먹으면 어때? 어차피 아무도 날 못 이길 텐데.

# 김경훈, 그 말만은 제발…
김경훈의 한마디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았다. 3회전 메인매치 ‘오늘의 메뉴’에서 김경훈과 이상민은 히든연맹을 맺었다. 이상민의 작전에 따라 김경훈은 다수에 속한 척하다 제한시간 종료 직전 선택을 바꿨다. 김경훈은 홀로 승점을 획득했지만 다수를 배신한 셈이 돼버렸다. 비난은 쏟아졌고, 죄책감을 이기지 못한 김경훈은 “상민이 형을 살리려고 그랬어요”라고 말했다. 이 한마디로 김경훈과 이상민의 비밀동맹은 탄로가나고, 모두가 이상민을 적으로 돌림으로서 이상민은 게임에서 패배하게 됐다. 고작 한 마디였지만 김경훈 말의 힘은 대단했다. 모든 인과관계가 들통나고, 아군과 적군이 명확히 드러나게 된 것. 게임의 판도는 뒤집혔고 결국 이상민은 왕의 자리에서 내려오게 됐다.

그래, 결심했어! 나 김경훈은, 모두가 나를 비난해도, 하고 싶은 말이 있어도 참아낼거야. 그럼 내가 우승하여 상민이 형에게도 생명의 징표를 줄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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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tvN ‘더 지니어스4’ 방송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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