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역대 ‘지니어스’를 빛냈던 13명이 ‘그랜드 파이널’이란 이름 아래 모였다. 지난 9주간 치열한 각축전을 벌인 끝에 4명의 플레이어만이 살아남았다. 이제 3번의 승부만이 남은 상황에서 케이블채널 tvN ‘더 지니어스: 그랜드파이널’(이하 지니어스4)의 왕이 되려는 TOP4의 면면을 분석했다. 과연 이들 중 ‘그랜드 파이널’에서 끝까지 살아남아 왕관을 쓰게 될 이는 누구일까. (참고: 각 후보의 지지율은 ‘지니어스4’ 런칭 이벤트였던 사전 우승자 예측 투표에서의 득표율을 말한다.)

기호1) 강력하당 장동민 “사즉생 생즉사”
– 시즌4 메인매치 우승 4회 / 데스매치 1회
– 특이사항 : 시즌3 우승자
– 키워드 : 카리스마, 통제

장동민은 지난 시즌 99%의 예상을 뒤엎고 시즌3의 왕이 됐다. 시즌4 사전 우승자 예측에서 16% 지지율을 얻는 모습에서 달라진 장동민의 위상을 느낄 수 있다.

모든 게임의 중심에는 장동민이 있다. 장동민은 게임 이해도가 높다. 그는 빠르게 게임의 핵심을 파악하고, ‘우승자를 만들자’며 팀을 모은다. 그리고 강력한 카리스마로 같은 연맹의 다른 플레이어들을 통제한다. 이처럼 장동민은 연맹의 수적우위를 이용해 다음 라운드로 안전하게 진출할 수 있는 길을 마련한다. 장동민은 독단적으로 보일 수 있는 게임 스타일을 가지고 있지만 크게 미움을 사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팀이 불리해질 경우 “내가 탈락후보가 되겠다”고 서슴없이 말한다. 이러한 그의 발언은 다른 플레이어에게 데스매치를 피할 수 있다는 안도감을 제공한다. 팀 퍼스트(Team First) 정신이 장동민의 카리스마를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이다.팀과 팀이 맞붙는 게임은 장동민이 가장 자신있어하는 스타일의 게임이다. 그는 5라운드 ‘충신과 역적’에서도 자신이 마피아 게임에서 강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는 메인매치가 시작하자마자 모든 플레이어들을 한 방에 모으면서 ‘역적’들이 모일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뛰어난 관찰력을 이용해 불안에 빠진 ‘역적’ 김경란과 최정문을 찾는데 성공했다.

반면 장동민은 그의 통제를 따르지 않는 플레이어가 있을 경우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시즌3 ‘체인 옥션’의 이상민, 시즌4 ‘오늘의 메뉴’ 이준석, ‘시드포커’ 홍진호가 그런 경우. ‘체인 옥션’에서는 탈락 직전까지 몰리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었다. 시즌4 ‘시드포커’에서도 홍진호, 김경란이 그의 통제를 따르지 않으며, 애초에 그가 원하던 방향과는 다른 흐름으로 게임이 진행됐다. 그로 인해 ‘시드포커’는 장동민이 아닌 홍진호-최정문에 의해서 결과가 판가름 났다.

4강부터는 연맹의 수적 우위보다 개인의 능력이 더 빛을 발하는 순간들이 많다. 8라운드 데스매치 ‘결! 합!’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던 모습을 매순간 보여준다면 결승까지 진출하는 데는 크게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장동민의 유일한 걱정거리는 존재 자체가 변수인 김경훈이 아직까지도 살아남았다는 것이다.

기호2) 난변했당 홍진호 “언젠가는 보여드리겠습니다”
– 시즌4 메인매치 우승 3회
– 특이사항 : 시즌1 우승자
– 키워드 : 딕션 파괴자

초대 지니어스의 왕. 홍진호는 시즌4 사전 우승자 예측투표에서 가장 많은 지지(38%)를 받았다. 홍진호는 뛰어난 관찰력과 번뜩이는 재치가 있다. 시즌1 ‘오픈, 패스’는 홍진호의 관찰력과 재치가 빛을 발한 게임으로 아직까지도 ‘지니어스’의 레전드 에피소드로 손꼽힌다. 이밖에도 시즌1 ‘5대 5’ 게임 필승 전략, 시즌2 ‘7계명’ 무한 칩 증식 전략 등 순간의 기지로 필승법을 고안해내는 홍진호의 모습은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하지만 기대와 달리 ‘그랜드 파이널’에서의 홍진호는 중반부까지 ‘병풍’으로 활약하며 데스매치의 표적이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의 지니어스한 플레이를 보고 싶은 팬에겐 아쉬움. 팬들은 홍진호의 소극적인 플레이를 두고 ‘시즌2 출연 당시 우승자라는 이유로 집중 견제를 당해서’, ‘방송 출연을 많이 해서 총기가 사라진 것’, ‘썸탈 여자 출연자가 없기 때문’ 등 다양한 원인을 추측하고 있다.

홍진호의 치명적인 약점은 배신이 필요한 순간에 배신을 하지 않는다(못한다)는 것이다. 3라운드 ‘생선 가게’는 같은 생선을 선택한 플레이어들 간의 눈치싸움이 치열했던 게임이었다. 모두들 앞에선 신뢰를 말했지만 뒤에선 어떻게 해야 독식할 수 있을지를 연구했다. 그러나 홍진호는 “못 먹을 걸 알지만 3,000원”을 외쳤고, 이 때문에 자칫 탈락후보가 될 수도 있었다. 배신당할 것을 알면서도 홀로 신의를 지키려는 모습이 지니어스다운 것인지 생각해 볼 문제였다.

장동민과 대척점에 있다. 두 사람은 ‘가넷도둑’이나 ‘호러레이스II’에서 함께 플레이를 한 사이지만, 홍진호는 장동민처럼 다수연맹을 조직해 소수의 플레이어를 탈락후보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7라운드 ‘시드포커’에서 최정문을 도와줬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제 4강이다. 전혀 다른 성향을 지닌 홍진호와 장동민가 데스매치에서 맞붙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홍진호가 지금까지 숨겨뒀던 발톱을 드러내고 시즌1 때의 위용을 장동민을 상대로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기호3) 똘똘하당 오현민 “날 이기려고 하지 마라”
– 시즌4 메인매치 우승 3회 / 데스매치 1승
– 특이사항 : 시즌3 준우승자
– 키워드 : 분산투자

자타공인 지니어스의 브레인. 거의 모든 유형의 게임에 강하다. 판을 읽는 눈도 탁월하고, 상대방을 적절하게 속일 줄 안다. 정보가 중요한 게임에서도 모든 플레이어들과 일대일로 정보 교환을 하며 정보력에서도 우위를 취한다. 오현민은 빠른 두뇌를 무기로 삼아 메인매치 우승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지난 시즌에 이어 장동민과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오현민은 ‘오늘의 메뉴’에서 단독 우승을 차지했을 때 생명의 징표를 장동민에게 줬고, ‘시드 포커’에서 단독 우승자가 된 장동민 역시 두 번째 생명의 징표를 오현민에게 줬다.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생선 가게’에서는 둘이 2인 연맹을 맺고, 다른 플레이어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번갈아가며 방어하는 전략을 짰다.

거의 모든 면에서 완벽해 보이는 오현민이지만 자만한다는 단점이 있다. 시즌3 ‘별자리 게임’에서 오현민은 자신이 제안한 5인 연합 전략을 상대편이 역으로 쓸 것이라 생각하지 못해 탈락후보로 몰렸다. 시즌4 ‘생선가게’에서도 자신의 연맹만 ‘천원 전략’을 쓸 것이라고 생각하고, 결과 발표 직전 김유현과 최연승에게 “절 이기려고 하지 마세요”라 말했다. 결국, 이 한 마디는 그의 흑역사가 됐다.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오현민은 여러 사람에게 다리를 걸치는 모습을 보였다. 생명의 징표를 받거나, 우호관계를 맺어 데스매치에 지목되지 않으려는 목적이었다. 결국 그의 이러한 행동은 ‘호러레이스II’에서 장동민과의 유대가 끊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장동민은 ‘간보기 전에 올인을 하지 않은’ 오현민의 태도를 지적하며 생명의 징표를 홍진호에게 넘겼다. 이제 오현민은 새로운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아니면 두 번의 데스매치에서 살아남아 자신의 힘으로 결승에 갈 수밖에 없다.



기호4) 이상민의개당 김경훈 “그가 만들고자 했던 세상, 김경훈이 만들겠습니다”

– 시즌4 메인매치 우승 2회 / 데스매치 3승
– 특이사항 : 시즌2 우승자 이상민 탈락을 탈락시킨 자
– 키워드 : 트롤(게임을 못하면서 방해만 되는 사람)

‘그랜드파이널’에서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김경훈은 1, 2라운드에서 ‘트롤’의 이미지를 굳혔다. 이어진 3라운드에서는 이상민의 개가 되겠다고 선언했지만 정작 이상민이 만들어준 우승플랜을 제 발로 걷어차고, 이상민까지 본인 손으로 탈락시켰다. 그리고 4라운드 이후 종종 이상민이 빙의된 것처럼 기대 밖의 파인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김경훈의 달라진 모습은 6라운드 ‘가넷도둑’에서 돋보였다. 장동민의 두 번째 스파이가 된 김경훈은 그가 시키는 대로 정보를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스파이 최정문이 있다는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같은 팀 이준석이 최정문을 의심하도록 만들어 장동민에게 가는 정보 창구를 단일화했다. 이렇게 장동민이 끝까지 자신을 믿을 수 있게 만든 뒤 결정적인 순간 겉으로는 실수를 한 것처럼 보이는 배신을 저지르는 것으로 장동민 팀과 함께 공동우승에 성공했다.

김경훈이 데스매치를 열심히 연습했다는 것도 그의 탈락을 좀처럼 예상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다. 그는 최정문과 치렀던 데스매치 ‘같은 그림 찾기’에서 자신만의 연상법을 이용해 그림을 기억하는 모습을 보여줬고, 이준석에게 ‘모노레일’의 묘수를 알려주기도 했다. 이준석과 붙었던 ‘콰트로’에선 기대 이상의 운이 따라주기도 했다. 게다가 그가 처음부터 자신감을 내비친 ‘십이장기’가 아직 남아 있다는 것도 김경훈의 준결승, 결승 진출을 기대하게 만드는 부분이다.

김경훈은 이제 김경훈 본인만 조심하면 된다. 남은 게임에서 ‘상민이 형 살리려고 그랬어요’와 같은 결정적 실책을 또 저지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조금만 더 신중하게 자신의 색깔을 살려 게임을 한다면 좀 더 높은 곳으로 갈 수 있다.

지난 시즌 사전 우승자 예측 투표에서 장동민의 우승을 점쳤던 사람들은 1%에 불과했다. 이번 시즌4 우승자 예측 투표에서 김경훈은 1%의 득표율을 보였다. 과연 김경훈은 1% 기적을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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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준필 기자 yoon@
편집. 한혜리 기자 hyer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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