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이은호 기자]최규성 평론가는 생각했다. “이런 좋은 음악이 있는데 왜 사람들은 듣지 않을까?” 이 같은 의문은 곧 “내가 그들을 소개해보자”는 의지로 이어졌고, ‘골든 인디 컬렉션’이라는 프로젝트로 구현됐다. 그리고 근 3년 간 ‘골든 인디 컬렉션’은 총 41팀의 뮤지션을 조명하며 국내 인디음악 역사에 뜻 깊은 페이지를 장식했다.

지난 6월 만쥬한봉지의 인터뷰를 끝으로 ‘골든 인디 컬렉션’은 대장정의 마침표를 찍었다. 최규성 평론가는 그간의 기록물을 책으로 엮어 ‘골든 인디 컬렉션 – 더 뮤지션(The Musician)’을 완성했다.

책 발간과 함께 공연과 사진전도 열린다. 9월 5일과 6일에 복합문화공간 에무의 지하 공연장에서는 ‘골든 인디 컬렉션’을 거쳐 간 아티스트들이 직접 공연을 펼친다. 5일에는 록 밴드 코어매거진, 아시안체어샷, 폰부스, 황보령의 스맥소프트, 로큰롤라디오가 출연하며 6일 공연에는 포크 뮤지션 이장혁, 권나무, 백자, 정밀아, 빅베이비드라이버가 무대를 꾸민다. 9월 1일부터 25일까지 최규성 평론가가 직접 촬영한 인디뮤지션들의 사진이 같은 장소에서 전시된다.‘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을 빛낸 41팀의 뮤지션들. 그 가운데서도 공연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열 팀에 대해 간단한 소개를 전한다. 해당 글은 최규성 평론가의 ‘골든 인디 컬렉션’을 기반으로 작성됐으며 각 뮤지션의 자세한 이야기는 ‘골든 인디 컬렉션-더 뮤지션’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장혁
이장혁은 국내 인디음악 씬이 형성되던 1997년, 아무밴드를 통해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는 1세대 인디 뮤지션 중 하나로, 철저하게 자신만의 속도와 방향을 고집하는 외골수 같은 뮤지션이다. 그러다 보니 이장혁에게는 ‘홍대 앞 이본좌’라는 애칭이 붙기도 했다.2004년 이장혁은 솔로 데뷔 앨범 ‘Vol.1’을 발매,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선정되며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 2008년 ‘Vol.2’, 2014년 ‘Vol.3’을 발표하는 등 앨범 제작에 적지 않은 시간을 쏟아 과작(寡作) 뮤지션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장혁은 발매하는 앨범마다 수작으로 인정받아 현재는 한국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중요한 싱어송라이터로 평가되고 있다.



권나무
이름부터 온몸으로 포크를 외치는 듯하다. ‘나무’라는 예명은 고(故) 김광석이 부른 동명의 노래를 듣고 크게 감명받아 스스로 작명한 것이다. 이름에 걸맞게 권나무의 음악은 단순한 편곡과 연주, 꾸밈없는 가창으로 흐른다. 현재 충남 서천에서 초등교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서울과 지방을 오가며 음악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권나무는 지난해 5월 헬로루키에 선정되며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렸다. 당시 한 심사위원은 그의 노래 ‘어릴 때’를 듣고 “나한테는 이 노래가 올해의 노래”라고 극찬했다는 후문. 이후 같은 해 11월 1집 ‘그림’을 발매했고 타이틀곡 ‘어릴 때’는 제12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포크 노래로 선정됐다. 권나무는 다양한 공연을 통해 팬들과 만나고 있으며 올해 안에 2집 발표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백자
백자의 음악은 ‘민중가요’라는 단어로 설명된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민중가요를 불렀고 대학에 진학한 뒤에는 노래패 맥박의 창단 멤버가 됐다. 1999년부터 현재까지 노래운동모임 우리나라의 멤버로도 활동 중이다.민중가요의 저항적 성격은 그의 솔로 음반에서도 드러난다. ‘노란봉투’에서는 비정규직 노동자의 애환을 담았고 ‘어김없이’에는 1980년대를 연상시키는 은유가 가득하다. 백자는 사회적 이슈 외에도 외로움, 이별 등 다양한 정서를 표현해내며 대중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최근 새 EP 앨범 ‘의자’를 발매한 뒤, 공연 위주의 활동을 벌이고 있다.



정밀아
정밀아는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첫 앨범을 발매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는 대학시절 인디밴드에서 활동한 뒤 경제적인 사정으로 인해 오랜 기간 음악과 멀어져 있었던 것. 그러나 창작으로부터 멀어진 삶은 그에게 갈증을 안겼고, 정밀아는 홍대로 다시 돌아와 솔로 활동을 시작했다.지난 2012년 6월 언플러그드 카페의 오픈 마이크에 나간 것을 시작으로, 정밀아는 클럽과 카페 공연을 통해 자신의 음악을 알렸다. 이듬해에는 가내 수공업 방식으로 첫 데모 CD를 제작해 상당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후 그는 컴필레이션 앨범에 참여하거나 지역투어를 도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고, 마침내 지난해 10월 1집 ‘그리움도 병’을 발매했다. 곧 재판을 고민해야 할 정도로 긴 시간 좋은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빅베이비드라이버
빅베이비드라이버라는 예명은 그가 자주 사용하는 어쿠스틱 기타의 모델명(빅베이비)에 착안해 작명됐다. 쉽게 말해 빅베이비를 연주하는 사람이라는 뜻. 수준급의 기타 연주 실력을 지닌 그의 정체성을 그대로 드러낸 이름이라 할 수 있겠다.

빅베이비드라이버의 경력은 화려하다. 밴드 경력은 물론, 무역회사나 출판사에 다니며 직장 생활도 했으며 제작자로 변신한 적도 있다. 그가 본인의 음악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엉뚱하게도 드라마 덕분. 빅베이비드라이버는 ‘신사의 품격’을 시작으로 ‘상속자들’ ‘7급 공무원’ ‘앙큼한 돌싱녀’ 등 다양한 드라마의 OST에 참여했고 해당 곡들이 국내외로 큰 인기를 얻으면서 다시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2014년 9월, 2집 앨범을 발매했고 꾸준히 공연을 펼치며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최규성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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