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한혜리 기자] 매 시즌 화제를 모았던 케이블채널 Mnet ‘쇼미더머니’가 네 번째 시즌으로 돌아왔다. 화제가 되는 만큼 많은 논란을 몰고 다녔지만 그동안 ‘쇼미더머니’는 언더와 오버그라운드를 넘나들며 힙합의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쇼미더머니’ 시리즈는 그동안 수많은 힙합 뮤지션 스타들을 배출해냈고 1회가 방송된 이번 시즌 역시 숨겨져있던 힙합 스타들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네 번째 시즌까지 이어진 ‘쇼미더머니’는 지난 시즌 3부터 심사위원의 포맷에 팀 구성을 더하기 시작했다. 팀을 이룬 심사위원들은 사소한 의견의 충돌도 보이며 재미를 이끌어냈다. 특히 지난 시즌 심사위원 도끼와 더 콰이엇은 한 팀을 이뤄 콤비로서 유쾌한 호흡을 보였다. 실제로도 절친인 두 사람은 완벽 호흡으로 음악적 시너지 효과를 선사했고 결국 바비라는 우승자를 만들어내기에 이르렀다. 도끼와 더 콰이엇 팀의 영향인지 이에 이번 시즌4의 심사위원의 포맷은 모두 팀 구성으로 이뤄졌다. 각양각색의 멤버로 이뤄진 심사위원 팀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그들의 ‘케미’지수를 알아본다.

#1. 지누션과 타블로의 케미지수는 60% 입니다.
YG 힙합의 중심인 지누션과 타블로가 뭉쳤다. 지난 시즌부터 합류한 타블로는 매너 심사 1인자로서 도전자들에게 자상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단호할 땐 그 누구보다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방송에선 가사 실수해 오디션의 기회를 한번 더 요청한 크루셜 스타에게 타블로는 공정성을 논하며 정중히 거절했다. 타블로는 서정적인 멜로디에 칼날같은 가사를 표현한 자신의 음악처럼 공정성을 지키며 때로는 따뜻한 위로를 건넬 줄 아는 심사위원이었다.

이에 이번 시즌 새롭게 합류한 지누션은 유쾌한 그들의 음악과는 달리 의외의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션은 그동안 ‘기부천사’ 이미지완 다른 힙합 뮤지션으로서 냉철한 심사를 보였다. “오늘 목걸이 준 사람이 있으세요?”라고 타블로가 물어볼 정도로 션의 합격 기준은 굉장히 높았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는 타블로와 엄격한 기준의 심사를 선사하는 지누션은 서로 상반된 모습으로 이후 충돌을 예감하게도 한다. 하지만 반대되는 성향은 서로의 부족한 심사를 보완해주며 새로운 힙합 스타를 이끌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2. 버벌진트와 산이의 케미지수는 89% 입니다.
광고 성우로서 대중에게 익숙한 목소리인 버벌진트. 그룹 애프터스쿨의 레이나와 함께한 ‘한여름밤의 꿀’로 음원차트를 석권한 산이. 이들의 진짜 이름은 힙합 뮤지션이었다.

방송에서 붙여준 산이의 별명은 ‘흥부자’. 할머니 래퍼 최병주의 비트에 맞춰 춤을 추는 그의 모습에서 별명의 의미를 알 수 있다. 대중들에겐 ‘한 여름 밤의 꿀’, ‘아는 사람 얘기’ 등 달달한 미디엄 템포 랩 가사로 익숙한 산이는 그동안 참아왔던 흥을 ‘쇼미더머니’에서 펼치고 있었다.반면 시즌 1 이후 오랜만에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버벌진트는 속을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으며 누구보다 조용하게 심사를 진행했다. 도전자의 랩이 마음에 든 건지, 불만인지 알 수 없는 그의 완벽한 포커페이스는 보는 이마저도 도전자의 합격여부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버벌진트는 완벽한 포커페이스 뒤에 강렬하고 도전적인 속내를 감추고 있다. 이는 버벌진트의 랩 가사만 봐도 알 수 있다. ‘우아한 년’, ‘수퍼스타가 아니니까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줄 알겠지’ 등과 같은 등의 직설적이고 현실적인 가사를 선보이며 힙합 뮤지션 다운 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흥부자’와 ‘침묵하는 자’의 만남. 같은 브랜뉴 뮤직 소속으로 두 사람은 소문난 절친이지만, 상반된 매력을 뽐내는 두 사람의 만남은 앞으로 어떤 상황을 만들어 낼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반대가 끌리는 이유’라는 노래도 있듯, 두 사람의 상
반된 성향은 심사에 있어 색다른 시너지를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3. 지코와 팔로알토의 케미지수는 40% 입니다.
“삼촌과 조카? 도대체 무슨 조합이죠” 지코와 팔로알토가 첫 등장하자 모두가 웅성거렸다. 출연자, 시청자 모두가 의외의 조합이라고 생각하는 지코와 팔로알토.

평소 깊이 있는 가사로 힙합신에서 오래전부터 마니아층을 형성해온 팔로알토는 ‘쇼미더머니4’를 통해 첫 방송 활동을 시작했다. 팔로알토는 지난 2004년 EP앨범 ‘발자국’으로 데뷔했으며 2006년 더콰이엇과 P&Q라는 듀오로도 활동했다. 이후 다양한 가수들의 앨범에 피처링 참여를 했으며, 2010년 하이라이트 레코즈를 설립했다. 이는 일리네어 레코즈, AOMG, 저스트뮤직 등과 함께 대표적인 힙합 레이블로 꼽히고 있다. 지난 방송 심사 때 선글라스를 벗은 팔로알토의 모습은 마치 목걸이를 쉽사리 내어주지 않을 것 같은 의지가 확고했다. 10초를 넘기지 않는 심사에 도전자들은 멘탈이 붕괴되며 팔로알토 심사의 뛰어넘을 수 없는 장벽을 느끼게 했다. 힙합신에서 오랫동안 지반을 다져온 팔로알토의 저력이 ‘쇼미더머니4’를 통해 나타날 것을 예고했다.이에 전 시즌 통틀어 유일한 현역 아이돌 심사위원인 지코는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아이돌이기에 만만하게 봤던 도전자들은 지코의 높은 합격 기준을 실감한다. 지코는 특유의 날카로운 눈빛으로 도전자를 움츠리게 만들었다. 데뷔 전부터 버벌진트, 조PD 등의 앨범에 참여하며 어린 나이 답지 않은 깊이있는 라임을 펼친 믹스테이프로 힙합계의 눈길을 끌었던 지코. 지코는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고 아이돌로 데뷔했다. 흔히들 언더에서 활동하던 가수들이 오버로 넘어올 때가 가장 위기라고 한다. 하지만 지코는 그런 위기 논란도 없이 오버에서도 아이돌 가요계에서도 역시 뛰어난 랩 실력을 펼쳤다. 지코는 실력적으로 저평가 됐던 아이돌들의 선입견을 바꿔버린 인물이다.

아무도 예상못했던 팔로알토와 지코의 팀 구성은 아직 그 케미를 발휘하고 있지 않다. 평소 팔로알토의 팬임을 밝힌 지코는 팀구성에 대해 기쁜 기색을 보였다. 대중에겐 아직 생소한 인물인 팔로알토와 지코가 그려나갈 호흡에 궁금증을 불러 일으킨다. 검증되지 않은 이들의 호흡이 ‘쇼미더머니4’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4. 박재범과 로꼬의 케미지수는 97% 입니다.
대한민국 힙합에서 가장 트렌디한 힙합 뮤직을 선보이고 있는 AOMG의 박재범과 로꼬. 닮은 듯, 다른 듯한 개구진 모습의 두 사람은 딱딱하고 험악한 분위기의’쇼미더머니4′ 속에서 깨알 재미를 선사할 수도 있을거라 기대케 한다.

로꼬는 ‘쇼미더머니 시즌1’의 우승자로서 남다른 각오로 심사에 임했다. 시즌 1에서 독특한 보이스와 재기발랄한 라임으로 우승을 거머쥔 로꼬는 이후 발매되는 음원마다 상위권에 랭크되며 트렌디한 힙합 뮤지션의 등장을 알렸다. 로꼬는 특유의 여유로운 표정으로 도전자들을 대했으며 자신의 과거 ‘쇼미더머니’ 오디션 경험을 떠올리며 날카로운 심사를 보였다.

박재범 역시 아이돌로 데뷔한 이력에 자격논란에도 불구하고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든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심사와 음악을 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히며 심사에 임했다. 박재범은 지난 2008년 2PM으로 데뷔했다. 이후 팀을 탈퇴하고 미국 뮤지션 BOB 노래에 피쳐링으로 화제를 모았다. 자신의 힙합 뮤직을 펼칠 수 있는 AOMG를 설립해 힙합 뮤지션으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박재범은 특유의 미국식 스웩(Swag)으로 트렌디한 힙합 음악을 선사했다. 이어 ‘쇼미더머니’ 시즌 1 우승자 로꼬를 AOMG로 영입해 힙합신에 탄탄히 입지를 굳히고 있다.

박재범과 로꼬는 AOMG의 대표와 소속가수 관계를 넘어서 막역한 절친으로서 알려져있다. 박재범과 로꼬는 인터뷰에서도 실없은 농담을 주고받으며 숨막히는 오디션 현장 속 깨알 재미를 선사했다. 귀여운 장난꾸러기 같은 박재범과 로꼬가 ‘쇼미더머니4’에서 어떤 케미를 발휘할 지 주목된다.

한혜리 기자 hyeri@
사진. Mnet ‘쇼미더머니’, 팽현준 기자 pangp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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