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니

[텐아시아=이은호 기자] “여러분들 없이 우리 다섯 명만 무대에 있으면 그건 콘서트가 아니라 리허설이잖아요” (‘샤이니 월드 4 인 서울’ 공연 도중 종현의 말)

당신이 ‘샤이니 월드’ 입성을 꿈꾸고 있다면, 몇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다. 전쟁의 승전물인 콘서트 티켓은 물론이요, 뛰기 편한 운동화부터 ‘빛돌이’들을 위한 플래카드, 땀과 눈물을 닦아줄 손수건까지 양손 가득 준비물을 챙겨야 한다. 어디 그 뿐이랴. 공연장 안에 들어선 뒤에도 당신이 해야 할 일들이 남아있다. 바로 샤이니의 콘서트를 함께 완성해가는 것. “관객들이 없다면 콘서트는 리허설일 뿐”이라던 종현의 말처럼 당신에게는 콘서트의 방점이 될 막중한 임무가 달려있다.지난 15일부터 17일까지 개최된 샤이니 단독 콘서트 ‘샤이니 월드 4 인 서울(SHINEE WORLD IV IN SEOUL)’의 관객들은 이와 같은 주의사항을 훌륭히 숙지한 듯 했다. 총 3일 동안 모인 3만여 명의 관객들은 콘서트가 열렸던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뜨겁게 달구며 샤이니의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샤이니 멤버들 역시 팬들의 성원에 화답하며 180분 간 열정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컴백의 서막을 열었다.

이번 ‘샤이니 월드 4 인 서울’은 지난해 3월 이후 약 1년 2개월 만에 선보이는 국내 단독 공연이자 18일 정규 4집 ‘오드(Odd)’ 발매를 앞두고 샤이니의 컴백을 대대적으로 알리는 대규모 쇼케이스 현장이기도 한 만큼,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해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티켓 오픈과 동시에 전석이 매진된 이번 공연은 팬들의 열화와 같은 요청으로 1회 공연을 추가함은 물론 시야제한석까지 판매되는 등 샤이니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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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1. 두 개의 심장, 하이브리드

콘서트의 열기는 시작부터 대단했다. 샤이니는 새로운 버전의 ‘노트(Note)’ ‘클루(Clue)’ ‘셜록(Sherlock)’으로 콘서트의 포문을 열고 ‘샤인(SHINe)’ ‘낯선자’ ‘피카소’ 무대를 연달아 선보였다. 오프닝을 마친 태민은 “매번 힘을 분배해서 진행하려고 해도 마음먹은 대로 안 된다”고 말했고 종현 역시 “다이어트 콘서트다. 15, 16일 이틀간 공연을 했더니 4KG이 빠졌다”며 콘서트의 활기를 짐작케 했다.

무대가 이어질수록 분위기는 점점 고조됐다. 특히 블랙 앤 화이트 의상으로 카리스마를 뽐내던 샤이니가 알록달록한 옷을 입고 등장하자 곳곳에서는 신음에 가까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샤이니는 ‘컬러풀(Colorful)’을 부르며 이동차를 타고 보다 가까운 곳에서 관객들과 호흡했다. 멤버들은 객석을 향해 싸인볼과 색종이를 던졌고 팬들은 저마다 준비해온 플래카드를 들며 열정적으로 화답했다.이날 샤이니와 팬들 모두 내일이 없는 것처럼 무대를 즐겼다. 멤버들은 몸이 부서져라 춤을 췄고 목이 터져라 노래를 불렀다. 팬들 역시 샤이니의 지휘에 맞춰 자리에서 뛰거나 박수를 치고 팔을 좌우로 흔드는 등 아낌없이 흥을 분출해냈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전과 다르게 단체 무대 도중에 개인 무대가 녹아있어 더욱 유려한 흐름을 보였다. 온유는 탭댄스를, 태민은 레이저 퍼포먼스를 선보였으며 종현은 ‘익스큐즈 미 미쓰(Excuse Me Miss)’에서 8마디에 달하는 폭발적인 애드리브로 분위기를 달궜다. 키는 강아지 분장으로 귀여움을, 민호는 구릿빛 복근을 과감히 드러내며 섹시미를 어필해 상반된 매력을 뽐냈다. 그 때마다 팬들은 열정적인 환호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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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2. 튼튼한 두 다리와 커다란 목청

공연장 내 의자들을 보고 앉아서 콘서트를 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안타깝지만 오산이다. 떼창이 내한 공연의 전유물이라는 생각 역시, 엄청난 오산이다. 샤이니의 콘서트에서는 멤버들이 등장하기 전부터,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는 관객들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콘서트의 시작과 함께 ‘누난 너무 예뻐’의 후렴구를 부르는 샤이니 멤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관객들은 일제히 떼창을 선보이며 화음을 쌓았다.

이날 샤이니는 ‘피카소’를 비롯해 ‘유어 넘버(Your Number)’ ‘럭키 스타(Lucky Star)’ ‘3 2 1’등 일본에서 발표한 곡들을 한국어로 번안해 부르며 국내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기도 했다. 종현은 “일본 무대를 번안하기도 하고 신곡 공개도 하게 됐다”면서 “우리에게 도전과도 같은 콘서트”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팬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샤이니를 격려했다.예고한 바와 같이 샤이니는 이번 콘서트에서 새 앨범 ‘오드’의 타이틀곡 ‘뷰(View)’를 비롯해 ‘러브 시크(Love Sick)’ ‘너의 노래가 되어’ ‘우프우프(WoofWoof)’ ‘재연(An Encore)’ 등 다섯 곡의 신곡을 선공개했다. ‘뷰’의 경우, 아직 음원이 발표되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이 ‘너무 아름다운 유(you)’라는 가사를 따라 부르며 샤이니의 뜨거운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이에 종현은 팬들을 향해 “아이 러 ‘뷰’”라며 노래 제목을 응용해 재치 있는 고백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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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3. 너의 목소리가 들려, 발라드 넘버에서도!

샤이니는 주무기인 퍼포먼스 외에도 훌륭한 발라드 넘버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그룹. 이날 샤이니는 ‘하나’ ‘버리고 가’ 등의 발라드 곡들을 감미롭게 부르며 관객들의 감성을 촉촉이 적셨다. 팬들은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노래를 감상하는가 하면 함께 노래를 부르며 곡을 채워나갔다. ‘그댄 나의 하나죠 나의 전부인 걸요’와 같은 ‘하나’의 가사는 마치 샤이니와 팬들의 관계를 대변하는 듯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이어 팬들은 ‘버리고 가’에서 후렴구의 ‘버리고 가’를 하나 되어 떼창하며 함께 무대를 완성했다.

이 같은 감동은 신곡 ‘너의 노래가 되어’ 무대에서 극에 달했다. 노래를 부르는 샤이니의 뒤편에는 멤버들이 자필로 쓴 가사가 등장해 더욱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너의 노래가 되어, 잔잔한 음악이 되어 너의 아픔, 눈물 모두 닦아줄 수가 있도록’과 같은 가사에서는 팬들을 위하는 샤이니의 마음이 진하게 느껴졌다. 노래가 끝나자 곳곳에서는 훌쩍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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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4. ‘너의 노래가 되어’줄 진심

혹 당신이 체력에 자신이 없다거나 다소 소심한 성격이라도 진심 하나만 가지고 있다면 ‘샤이니 월드’ 입성 자격이 충분하다. 팬들과 멤버들의 가슴을 가장 뜨겁게 적셨던 건, 다름 아닌 서로의 진심이었기 때문이다.

이날 팬들은 앵콜을 연호하는 대신 샤이니의 ‘늘 그 자리에’를 함께 불렀다. 이어 앵콜곡이 시작되자 플로어 석의 팬들은 일제히 고깔모자를 쓰고 팬들을 맞이했으며 2층 관객들은 ‘오늘처럼 이렇게 오래보자’는 슬로건을 펼쳤다. 3층의 관객들도 야광봉을 사용해 ‘오래가자’는 문구를 만들어보였다. 데뷔곡 ‘누난 너무 예뻐’로 앵콜 무대를 시작한 샤이니는 팬들의 이벤트에 눈물을 참지 못했다. 민호는 “여러분들의 이벤트가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고 말했고 태민은 “진심은 잘 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마음을 전했다. 가장 많은 눈물을 보였던 종현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아도 되나’라는 생각을 매번 한다”며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을 표현했다.

팬들의 뜨거운 애정 속에 샤이니는 18일 자정 3집 앨범 ‘오드’를 발표한다. 이후 샤이니는 21일 케이블채널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22일 KBS2 ‘뮤직뱅크’ 23일 MBC ‘쇼 음악중심’ 24일 SBS ‘인기가요’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해 새 앨범 활동에 나선다.

이은호 기자 wild37@
사진. SM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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