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아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언뜻 보기엔 콧대 높은 외국 여배우처럼 도도해보이는 인상의 이 배우는 실은 수다 떨기 좋아하고 웃음도 많은 발랄한 여고생이다. 아역 모델로 출발해 올 초 종합편성채널 JTBC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처음으로 주연에 도전한 그는 호기심많고 엉뚱한 여고생 윤미도 역으로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작품 덕에 “처음으로 팬까페도 생겨 신기하다”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은 영락없는 10대 소녀다. 어릴 적 촬영시간이 너무 길고 지루해 그만두겠다고 돌아섰지만 촬영장 공기가 못내 아쉬워 다시 돌아왔다는 그에게서는 자유분방하면서도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진지함이 엿보인다.Q. JTBC ‘선암여고 탐정단’으로 첫 주연 신고식을 무사히 치렀다.
강민아: 한 드라마에 내가 시작부터 끝까지 나온 건 처음이었다. 연기적으로나 외부적으로 많이 배운 것 같다. 발랄한 긴장감을 가지고 끝까지 가야 해서 연결을 어떻게 이뤄낼지 하는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외적인으로는 체력관리나 스태프들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많이 배운 것 같다.

Q. 마니아적인 코드도 꽤 있었고 여러 모로 도전적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드라마였다.
강민아: 탐정의 입지에 서서 촬영 내내 새로운 걸 많이 해 봤다. 실내에서 촬영하거나 역동적이지 않았는데 ‘선암여고 탐정단’은 수사해야 해서 탐문수사, 잠입수사와 뛰어다니는 신도 많아서 굉장히 활동적인 촬영이었다. 운동을 좋아하는 편이라 활발한 촬영이 더 재밌었다.

Q. 왕따나 낙태 등 실제 학교에서 벌어질 법한 문제가 많이 담겼다.
강민아: 학교 이야기를 극화시키면 학생들은 대부분 ‘ 저건 아니야’라고 하는 지점이 많은데 이번엔 대본 읽으면서 많이 공감이 되서 비슷한 부분이 많이 나왔던 것 같다. 원작 작가 선생님이 마치 학교를 다니는 것처럼 요즘 아이들 이야기를 잘 알고 계시더라. 많이 공감했다.
강민아

Q. 감정선 잡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자연스러웠다.
강민아: 감독님께서 미도는 속에 능구렁이가 들어가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원작을 보면서 밝지만 그저 바보같이 순진한 것 같지는 않았다. 속으론 다 알고 있는데 숨기기 위해 아닌 척 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런 부분을 감독님과 많이 얘기했다.

Q. 실제 강민아는 미도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
강민아: 내가 연기를 하는 것이나 내 모습이 아예 없을 수는 없는데, 반반인 것 같다. 애드리브나 밝은 부분에서는 내 모습이 나오긴 한다. 그런데 나는 속으로 감추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말 못하고 그렇진 않다. 그런 부분은 답답하다는 생각도 있었다.(웃음)Q. 짝사랑 캐릭터를 잘 잡아서 귀여웠다. 살짝 어수룩한 느낌도 있어 잘 어울렸던 것 같다.
강민아: 착하게 삼각관계를 이어가더라. 그런 부분에서 조금 답답했다. (이)기용 오빠가 캐릭터를 너무 잘 잡아서 귀여웠다. 미도와 바보같은 느낌으로 잘 어울렸다. 기대보다는 러브라인이 별로 없어서 서로 아쉬워하긴 했다.

Q. 아역으로 데뷔해 방송 활동을 한 지 벌써 8년차가 됐다.
강민아: 어머니가 결혼 전 연극배우로 활동하셔서 일곱살 때쯤부터 나를 데리고 다니셨다. 내가 너무 힘들어 못하겠다고 했더니 그만두게 하셨다. 마지막으로 찍었던 게 공익광고였는데 전쟁 신이라 하루종일 우느라 지쳤던 기억이 있다.(웃음) 그러다 중학교에 올라갈 때쯤 다시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 때 엄마가 ‘다들 연예인은 한번쯤 해보고 싶어하니 겉멋 들어 그런 것 아니냐’고 걱정하시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진지하게 내 뜻을 말씀드렸더니 허락해주시더라. 지상파 드라마 데뷔는 중학교 3학년 때 해서 실제로 활동한 기간은 많지 않다.

강민아

Q. 힘든 아역 생활을 거치고도 다시 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강민아: 학교에 있다가도 현장에서 촬영했던 게 계속 생각이 났다. 힘들었던 기억이 있지만 언제나 카메라 앞에서 뭔가를 하는 것 자체에 대한 열망이 있었다. 또래 친구들이 TV에 나오는 걸 보면서도 ‘아 나도 다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있었고.

Q. 고교생의 시선으로 볼 때 한국 학교의 문제점이 뭘까?
강민아: 나는 미리 꿈을 정해서 다른 친구들보다 덜 걱정하고 있지만 고등학교 기간 안에 꿈을 정하도록 무언의 압력이 있는 부분이 문제인 것 같다. 꿈이 뭐냐고 하면 다들 직업만 대답하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폭이 있으면 좋겠다. 대학은 어딜 가야 하는지, 뭘 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워 하는 친구들이 많다.

Q. 그런 면에서 강민아는 좀더 마음이 편해진 부분이 있겠다. 꿈이 뭔가?
강민아: 평생 연기를 하는 게 꿈이다. 어찌 보면 이미 꿈을 이뤘기 때문에 유지해나가는 게 내 꿈인 것 같다. 하기 싫어지고 힘들 때도 있겠지만, 그 때마다 지금의 마음을 되새기면서 잘 해보고 싶다
강민아

Q. 아역 출신으로서 자신만의 강점은 뭘까?
강민아: 사실 함께 연기한 (진)지희를 볼 때면 ‘경력은 무시할 수 없구나’란 생각을 항상 했다. 지희는 출연진 중 가장 나이가 어렸지만 경력은 13년차로 가장 선배였다. 평상시엔 어려 보이는데 현장에서는 언니같은 모습이 보이더라. 나는 지희만큼 노련하진 않지만 다행히 닮은 사람이 없다는 강점이 있다.(웃음) 이미지가 겹치지 않아 오디션을 볼 때 유리하다.

Q. ‘아무도 닮지 않은 마스크’로서 꼭 해보고 싶은 장르가 있나?
강민아: 로맨스, 사극 등은 다 해봤는데 아직 스릴러만 못 해봤다. 재미있고 관심도 있다. 순한 인상이 아니라 가만히 있으면 세보인다는 평가도 있는데 그런 점을 역으로 살릴 수 있는 장르일 것 같다.

장서윤 기자 ciel@
사진. 구혜정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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