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풍문으로 들었소’

[텐아시아=장서윤 기자] SBS ‘풍문으로 들었소’ 9회 2015년 3월 23일 월요일 오후 10시

다섯줄 요약
서봄(고아성)은 남편 한인상(이준)과 함께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하는 한편, 한정호(유준상) 집안의 예의를 배우며 적응하려 애쓴다. 정호는 아들과 며느리에게 지속적으로 ‘승자의 논리’를 강요하다 마찰을 빚는다. 최연희(유호정)은 지영라(백지연)가 남편을 가까이 하는 것이 계속 신경쓰여 정호와 영라의 만남을 감시한다. 영라는 딸 현수(정유진)가 인상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한다.리뷰
모든 걸 갖췄지만 실은 텅텅 빈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지만 인간으로서 알아야 할 진실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 한정호와 최연희 부부, 그리고 그들의 아들과 며느리 한인상과 서봄은 이같은 대비를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서봄은 정호의 집의 ‘격’에 맞는 며느리가 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매일 인상과 함께 공부하고, 집안의 예절을 익히고, 옷차림 하나조차도 정호의 집안 방식을 따르며 차차 적응해간다. 연희는 남들에게 보여지는 봄의 ‘스펙’을 충족시키기 위해 봄이 사법고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을 지원한다. 친구이자 평생의 라이벌인 영라는 계속해서 연희를 자극한다.

남편의 검찰 수사 건으로 정호와 만나는 영라를 의식하는 연희는 정호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고 급기야 무당까지 집으로 끌어들여 남편의 마음을 잡는방법을 강구하지만 겉으로는 절대 드러내지 않는다. 영라는 인상을 진심으로 좋아하는 딸 현수의 모습에 가슴 답답해한다. 어른들의 세계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건 속에서도 봄의 아들 진영은 무럭무럭 자라 어느덧 100일을 맞이한다.자신들의 내면의 행복보다는 ‘사람들’의 눈이 중요한 정호와 연희 부부는 고교를 중퇴한 며느리의 학력 세탁을 위해 사법고시를 필요로 한다. 가장 고고한 듯 하지만 누구보다 취약한 내면을 지닌 이들의 모습은 곳곳에서 드러난다. 정호는 어린시절부터 친구 사이인 영라의 “매력없다”는 한 마디에 크게 반응하고 연희 또한 남편이 영라에게 마음을 뺏길까 늘 초조해한다. “자신감을 가지세요”라는 비서의 말에 “내가 그런 게 없을 이유가 없는데…”라고 되내는 연희의 말은, ‘사회적 스펙’은 누구보다 높이 쌓아올렸지만 정작 내면의 자신감은 초라한 이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젊은 세대들은 용기있게 진실을 얘기한다. 봄과 인상은 승자의 논리를 강요하는 정호에게 맞서고, 현수는 조건이 아닌 ‘사람’ 자체를 보는 사랑을 추구한다. 위선과 진실 사이의 줄다리기가 결국 누구의 손을 들어줄지 점점 흥미로워지고 있다.

수다포인트
– 한정호의 때이른 탈모는 노인의 마인드로 사는 구시대적인 뇌구조 탓이네요.
– 뜬금없이 등장하는 외국어 대사 퍼레이드도 이 작품만의 심심찮은 볼거리입니다만.

텐아시아=장서윤 ciel@
사진.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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