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미생’ 방송화면 캡처
tvN ‘미생’ 1회 2014년 10월 17일 오후 8시10분다섯줄요약
바둑을 떠난 장그래(임시완)는 원 인터내셔널 영업 3팀에 입사한다. 낙하산인데다 학벌도 좋지 않고 그 흔한 스펙 하나 갖추지 못한 그래는 첫 날부터 인턴 동기는 물론, 상사들에게 찍힌다. 인턴 중 가장 독보적인 안영이(강소라)의 도움 아닌 도움 속에서 하루를 간신히 버텨내보지만 돌아오는 것은 싸늘한 시선 뿐. 다른 인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고 만다.리뷰
장그래는 버려졌다는 표현을 썼다. 그의 말대로 그는 버려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하지만 장그래는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는 말로 그 자신이 고작 환경 탓이나 하는 나약한 인간만큼은 되지 않겠다고 말하는 이다. 장그래는 마치 어미오리를 따라다니듯 졸졸 쫓아다니며 도움을 청한 안영이에게서 “마마보이냐”라는 말을 듣고부터는 발끈하고 만다. 나이 26세가 되도록 아무 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요즘 보기 드문 청년이라는 말을 듣는 순간에도 어수룩한 표정으로 자신을 감추지만, 그 속에 결단코 나약한 인간만큼은 되고 싶지 않다며 꿈틀거리는 의지가 숨어 있었다.
장그래는 ‘버려졌기에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던져진’ 낯선 환경에서도 무조건 살아남아보고자 열심히 하는 것에 매진한다. 어쩌면 또 한 번 버려지는 순간이 찾아올지도 모르지만, 그 때도 그는 “이번에도 내가 열심히 하지 않아서”라며 씁쓸함을 삼켜야할지 모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열심히 버티어 보는 것이 그의 삶의 방식이다.
그리고 그런 장그래의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어떤 직장인의 삶이기도 하다. 누군가는 그 어느 순간에도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며 유들유들하게 구는 장백기(강하늘)처럼 패기 넘치고 정치적인 본능으로 꿈틀거릴 수도 있으며, 누군가는 안영이처럼 주어진 환경 가운데 최선의 것을 뽑아내는 것에 익숙한 엘리트일지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은 무엇인지도 모른 채 열심히 버텨보고 헤쳐나가는 것이 옳다고 믿으며 하루를 채워간다. 그런 그들 모두 장그래처럼 어느 날 덩그러니 던져진 공간의 생경한 온도를 뼛속 깊이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모두가 한 번쯤 경험해봤을 지점. ‘미생’ 첫 회는 배우의 호연은 물론, 카메라의 디테일한 시선과 색감, 감정이나 분위기에 적합한 음악의 사용 등으로 바로 그 지점을 정확하게 건드렸다. 장그래가 시선을 던지는 각도, 민망하게 아무 사물이나 만지작 거려보는 손길, 무슨 뜻인지 모를 낯선 언어들을 입 안에 웅얼거려보는 몸짓 등으로 낯선 온도가 내뿜는 기운을 온전히 전달하는 장면은 첫 회부터 포착할 수 있었던 명장면이 됐다.그렇게 공간, 분위기, 감정의 디테일함을 명쾌하게 짚어낸 ‘미생’은 원작이 가진 깊은 스토리와 어우러져 원작과는 또 다른 영상물의 미덕을 보여주는 것에 성공하고 말았다.
수다포인트
-the 엉퐁! 마치 불어같은 느낌이 듭니다. 이 참에 뽕을 프랑스로 진출시켜볼까요?
-“신상 확실하지?!” 재차 묻는 어머니의 질문, 가슴 찡, 코끝 찡. 그런데 왜 혼자 신상수트 입고 꼴뚜기를 찾았냐고요. ㅠ-ㅠ
-그런데 전 시완찡 신상수트보다 립스틱 색깔이 궁금합니다. 진짜 이뿌네요.
글. 배선영 sypova@tenasia.co.kr
사진. tvN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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