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

정말 제목 따라가는 걸까. KBS2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는 ‘주가 상승 신호’를 뜻하는 제목대로 매회 시청률 상승을 거듭해 눈길을 끌고 있다. 한 자릿수로 시작한 ‘골든 크로스’는 어느덧 10%대를 돌파,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탈환했다. 복수를 소재로 다뤄 다소 분위기가 무겁고 식상하다는 지적도 극 후반부에 이르며 자취를 감췄다. ‘골든 크로스’의 그 무엇이 우리를 이토록 매혹하는 것일까. 어느덧 종방까지 2회만을 남겨둔 ‘골드 크로스’를 낱낱이 파헤쳐 봤다.

돌아온 김강우의 어깨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KBS2 수목드라마 ‘골든 크로스’로 2년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그에게는 기대보다도 우려의 시선이 쏟아졌다. 작품이 음모에 휘말려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복수극을 다루는 만큼 김강우의 역할이 무척이나 중요했으나, 그간 영화, 드라마를 통해 안정적인 연기력을 선보여 왔음에도 이렇다 할 히트작이 없었다는 점은 그런 우려를 키웠다. 또 앞서 예능프로그램 등을 통해 공개된 반듯한 이미지도 ‘복수’라는 소재와는 맞지 않을 것이라는 평도 뒤따랐다.하지만 그런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숨 가빴던 초반부를 지나 각 인물이 나름의 캐릭터를 잡아가기 시작하자, 김강우는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내보이기 시작했다. ‘골든 크로스’의 주된 얼개가 여동생 강하윤(서민지)과 아버지 강주완(이대연)의 죽음 이후 복수를 그리는 강도윤(김강우)의 감정 변화를 따라간다는 점에서 그의 각성은 ‘골든 크로스’의 상승세와 무관하지 않다. 오히려 절대적이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

사실 김강우가 연기한 강도윤 역할은 연기하기에 부담이 적지 않은 캐릭터다. 극 초반에는 여동생과 아버지가 죽음에 따라 오열과 폭발적인 분노를 표출해야했다. 이후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된 시점에는 처절한 복수를 위해 이성적인 태도로 일관하되, 의도적으로 접근한 서이레(이시영)에 대한 미묘한 마음의 변화를 그려야했다.이 지점에서 빛을 발한 건 바로 김강우의 완급 조절 능력이다. 감정의 변화 폭이 큰 인물을 그림에도 단 한 번도 똑같은 연기가 없었다고 느껴질 만큼 그의 연기는 안정적이고 다채로웠다. 초반부 자신의 검사 임용을 코앞에 둔 시점에 주완 때문에 ‘살인자의 아들’이라는 오명을 쓸 때의 분노와 하윤의 죽음 배후를 캐냈을 때의 광기, 드디어 실체를 드러내고 마주한 서동하(정보석)를 향한 격노는 모두 질감이 달랐다. ‘복수’라는 일관된 상황에서도 강도윤을 입체적인 캐릭터로 그려내는 김강우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강한 남성성과 서민적인 이미지를 동시에 지녔다는 점도 시너지효과를 냈다. 절대적인 카리스마로 극을 휘어잡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어딘가에 실제로 있을 법한 옆집 오빠 같은 이미지는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레 ‘복수의 당위성’을 느끼게 했다. ‘골든 크로스’가 상류층의 탐욕을 쫓는 동시에 소시민과 절대 권력의 대결을 그린다는 점에서 주인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은 극의 성공과도 직결되는 요소였다.

김강우는 ‘골든 크로스’를 통해 다채로운 감정 연기를 선보였다
여기에 체대를 중퇴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했다는 설정도 한몫했다. 약간 날티가 나면서도 그 안에 내재한 저돌적인 느낌은 앞서 다수 작품 속 그의 캐릭터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어딘가 달랐다. 이는 죽음의 위기를 넘긴 뒤 테리 영으로 돌아온 강도윤의 연기로 극대화됐다. 또 그간 잘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그가 액션신에 능하다는 점도 무거운 분위기의 ‘골든 크로스’에 경쾌한 활극 느낌을 더한 요인이었음도 물론이다.

어느덧 종방을 앞둔 ‘골든 크로스’는 김강우의 각성과 함께 빠르게 절정으로 내달리고 있다. 물신화된 절대 권력가들을 향한 도윤의 복수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사실만은 확실하다. 10여 년간 차근차근 연기력을 다져온 김강우가 ‘골든 크로스’를 만나 비로소 자신의 잠재력을 터트렸다는 것. ‘잠룡(潛龍)’ 김강우의 비상도 머지않았다.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 KBS2 ‘골든 크로스’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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