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시대

소녀시대의 ‘미스터미스터(Mr.Mr.)’ 무대가 공개됐다. 어디서 본 듯, 데자뷰가 느껴졌다. 첫 소절을 부르는 태연과, 태연을 감싸는 수영, 티파니를 잡는 카메라가 이어 원 테이크로 서현, 효연, 유리를 포착하고, 노래를 이어받는 써니, 윤아, 제시카를 차례로 잡는 기법. 어디서 봤을까? 바로 엑소의 ‘으르렁’에서 본 무대의 운용과 카메라 기법이다. 카메라를 원 테이크로 옆으로 틀면서 무대를 입체적으로 보이게끔 하는 것, 바로 소녀시대의 엑소 버전이었다.

소녀시대는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KBS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를 통해서 베일에 가려졌던 ‘미스터미스터’ 무대를 차례로 선보였다. SM엔터테인먼트의 경우 곡과 무대가 유기적으로 엮인다. 때문에 ‘미스터미스터’의 경우에도 무대를 봐야 곡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셈이었다.
Mnet ‘엠카운트다운’ 소녀시대

최근의 소녀시대 타이틀곡들은 SM의 기조에 따라 무대를 유념하고 꾸려지다보니 귀에 꽂히는 멜로디보다는 드라마틱한 구성에 방점을 뒀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다. 타이틀곡 ‘미스터미스터’는 ‘아이 갓 어 보이’처럼 파격적인 구성을 가지지 않는다. 때문에 처음 ‘미스터미스터’가 나왔을 때에는 파격적인 구성을 보여주기보다는 멜로디가 강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그런데 무대를 보니 ‘미스터미스터’는 그저 쉬운 멜로디만 강조된 단순한 곡이 아니었다.

소녀시대는 ‘미스터미스터’ 무대에서 페도라에 블랙 정장을 입고 매니쉬한 무대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안무가 질리언 메이어스가 담당한 ‘미스터미스터’의 안무에서 소녀시대는 데뷔 후 처음으로 남자댄서들과 호흡을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서 눈여겨 봐야했던 것은 남성댄서들과 호흡이 아니라 소녀시대의 남성적인 안무였다. 소녀시대는 데뷔곡인 ‘다시 만난 세계’부터 매곡마다 역동적인 댄스를 선보였다. ‘미스터미스터’에서는 여기서 더 나아가 보이그룹처럼 파워풀한 안무를 보여주고 있다. 매 동작에서 힘이 느껴진다. 엑소, 또는 샤이니가 소화하기에도 무리가 없을만한 안무다. 매니쉬 룩은 단지 이미지 변신을 위한 것이 아닌 남성적인 무대를 예고하는 것이었다.

소녀시대는 SM엔터테인먼트의 새로운 지향점을 대중에게 선보이는 통로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때문에 대중은 자연스레 소녀시대에게 첨단의 것을 원하게 됐다. SM이 소녀시대를 통해 선보인 대담한 무대 연출은 샤이니, 그리고 엑소를 통해 구체화되고 발전돼왔다. ‘미스터미스터’에서는 역으로 엑소의 ‘으르렁’을 통해 선보인 새로운 기법을 소녀시대에게 적용시킨 것이다. 이로써 소녀시대는 다시 한 번 한발 앞서나가게 됐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사진. 팽현준 pangpang@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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