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갑오년이 밝았다. 작년 한국 대중음악계는 조용필부터 크레용팝, 엑소 열풍에 이르기까지 예측불허의 한해를 보냈다. 올해는 또 어떤 예상치 못한 음악들이 놀라움을 전할까? 케이팝 해외진출부터 국내 가요계 및 인디, 팝, 페스티벌, 음원사이트 등 대중음악계 전반에 걸쳐 새해에는 어떤 움직임이 전망되는지 텐아시아가 업계 관계자들 20인에게 직접 물었다.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 김시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민규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회장, 노현태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박준흠 서울종합예술학교 학부장,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이세환 소니뮤직 차장, 이용식 유니버설뮤직 이사,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혜원 워너뮤직 과장, 최성욱 PMC네트웍스 대표, 한익수 VU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20명.
작년에 강세를 보였던 힙합의 유행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힙합은 올해에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힙합은 음악뿐 아니라, 힙합 패션, 문화 등이 골고루 유행을 하고 있다. 여기에 빈지노, 다이나믹 듀오, 자이언티 등이 스타로 떠오르면서 음원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힙합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대중적인 문화로 떠올랐다. 힙합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커지면서 2014년에는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은 “랩 음악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힙합의 인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편집장은 “한국만큼 대중에게 소비되는 랩 음악과 마니아들에게 향유되는 힙합의 괴리감이 큰 나라는 없다”며 “힙합이 대중적인 키워드로 등장할수록 그 괴리감은 점점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센스가 자신의 레이블을 만든 것처럼 언더 힙합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 괴리감이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힙합 외에 어반(Urban) 스타일의 R&B와 같은 흑인음악도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프 버넷과 같이 템포가 자극적이지 않고 목소리가 좋은 R&B 계열의 뮤지션들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기존에 사랑받은 어반자카파보다 더 흑인음악 스타일로 깊게 들어간 음악도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는 “힙합, R&B의 약진의 뒤를 이어 밴드 신(scene)에서도 메인스트림으로 올라가는 팀이 나와 주길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인디 신의 경우 대형 신인 및 스타의 부재가 2014년에는 깨질 지가 관심을 모은다.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는 “지금 인디 신은 2007년에 비하면 음반 발매 타이틀 수가 거의 두 배로 커질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만큼 신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팬덤 문화가 인디 신에서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디 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신인들이 주목받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작년에는 여러 좋은 아티스트들이 나왔지만, 눈에 띄는 스타나 대형신인이 등장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언니네 이발관 등이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이러한 대형 아티스트들이 신을 견인해주길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도 “확실한 트렌드가 잡히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신에 파급력을 줄만한 신인의 등장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2014년에 기대되는 인디 신의 트렌드에 대해 김민규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회장은 “그레이, 사람12사람, 유카리 등 일렉트로니카(DJ, Producer) 진영의 움직임이 지난해 보다 활발해질 것 같다. 록밴드 진영에서는 잠비나이, 로다운 30,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써드스톤 등 트렌드 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잡고 가는 흐름이 더 눈에 띄고 있으며 올해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회장은 “싱어송라이터의 약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며 김목인, 김일두, 김태춘 등 라디오-프렌들리와 개성을 겸비한 이들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준흠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013년에는 홍대 인디 신에서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여태까지 인디 신이 주로 남성 뮤지션들에 의해 주도된 것과 다른 주목할만한 움직임”이라며 “올해에도 음악적으로 뛰어난 여성 뮤지션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예상했다.
작년에 노브레인이 워너뮤직 산하 사이어레코드와 계약한 것처럼 인디 신의 해외진출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규 회장은 “한국 인디 신의 해외진출은 적어도 한두해 더 활발히 이어질 거라 예상한다.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이 발아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 인디에 대한 관심도 약간이나마 생기고 있다”며 “당장 큼지막한 결과를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나라의 로컬 신과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인디 신에서 팟캐스트와 같은 독립적인 채널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대안적인 통로가 될 수 있을지도 2014년의 관심사다. 이창희 대표는 “최근 들어 팟캐스트를 비롯해 SNS를 중심으로 인디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들려주는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에는 그런 콘텐츠를 하나로 총괄해서 선보일 수 있는 채널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음악시장 진출
올해에는 삼성전자 등의 대중음악계 진출도 눈여겨볼 움직임이다. 박준흠 교수는 “최근 삼성전자가 음원시장으로, 현대카드가 페스티벌 사업 쪽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이 음악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있어서 판을 키우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기존의 파이를 나눠가지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작업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설문에 응해주신 분들(가나다 순)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 김시대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대표, 김민규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회장, 노현태 큐브엔터테인먼트 부사장, 박준흠 서울종합예술학교 학부장,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 안석준 CJ E&M 음악사업부문 대표, 양정환 소리바다 대표, 이세환 소니뮤직 차장, 이용식 유니버설뮤직 이사,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 정욱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조혜원 워너뮤직 과장, 최성욱 PMC네트웍스 대표, 한익수 VU엔터테인먼트 대표 등 20명.
다이나믹듀오
#힙합 강세 이어질까작년에 강세를 보였던 힙합의 유행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 가요 관계자는 “힙합은 올해에도 대중적인 사랑을 받을 것”이라며 “힙합은 음악뿐 아니라, 힙합 패션, 문화 등이 골고루 유행을 하고 있다. 여기에 빈지노, 다이나믹 듀오, 자이언티 등이 스타로 떠오르면서 음원차트에서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제 힙합은 그들만의 리그에서 대중적인 문화로 떠올랐다. 힙합에 대한 언론의 관심도 커지면서 2014년에는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강일권 ‘리드머’ 편집장은 “랩 음악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맞지만, 그것을 힙합의 인기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강 편집장은 “한국만큼 대중에게 소비되는 랩 음악과 마니아들에게 향유되는 힙합의 괴리감이 큰 나라는 없다”며 “힙합이 대중적인 키워드로 등장할수록 그 괴리감은 점점 커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센스가 자신의 레이블을 만든 것처럼 언더 힙합들이 수면 위로 올라온다면 괴리감이 좁혀질 가능성도 있다”라고 예상했다.
힙합 외에 어반(Urban) 스타일의 R&B와 같은 흑인음악도 사랑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가요 관계자는 “최근 국내 여성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제프 버넷과 같이 템포가 자극적이지 않고 목소리가 좋은 R&B 계열의 뮤지션들이 각광받을 것”이라며 “기존에 사랑받은 어반자카파보다 더 흑인음악 스타일로 깊게 들어간 음악도 대중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병찬 플럭서스뮤직 대표는 “힙합, R&B의 약진의 뒤를 이어 밴드 신(scene)에서도 메인스트림으로 올라가는 팀이 나와 주길 기대해 본다”라고 말했다.
장기하
#인디 신, 스타의 부재 벗어날까인디 신의 경우 대형 신인 및 스타의 부재가 2014년에는 깨질 지가 관심을 모은다. 이응민 파스텔뮤직 대표는 “지금 인디 신은 2007년에 비하면 음반 발매 타이틀 수가 거의 두 배로 커질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전만큼 신인들이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하고 있다”라며 “이는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는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팬덤 문화가 인디 신에서도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디 신의 발전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신인들이 주목받는 한해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창희 미러볼뮤직 대표는 “작년에는 여러 좋은 아티스트들이 나왔지만, 눈에 띄는 스타나 대형신인이 등장하지 않았다”며 “올해는 장기하와 얼굴들, 십센치, 언니네 이발관 등이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이러한 대형 아티스트들이 신을 견인해주길 기대해본다”라고 말했다. 고건혁 붕가붕가레코드 대표도 “확실한 트렌드가 잡히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신에 파급력을 줄만한 신인의 등장이 절실하다”라고 말했다.2014년에 기대되는 인디 신의 트렌드에 대해 김민규 한국독립음악제작자협회 회장은 “그레이, 사람12사람, 유카리 등 일렉트로니카(DJ, Producer) 진영의 움직임이 지난해 보다 활발해질 것 같다. 록밴드 진영에서는 잠비나이, 로다운 30, 구남과여라이딩스텔라, 써드스톤 등 트렌드 보다는 자신의 스타일을 확실하게 잡고 가는 흐름이 더 눈에 띄고 있으며 올해도 그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김 회장은 “싱어송라이터의 약진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며 김목인, 김일두, 김태춘 등 라디오-프렌들리와 개성을 겸비한 이들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박준흠 서울예술종합학교 교수는 “2013년에는 홍대 인디 신에서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여태까지 인디 신이 주로 남성 뮤지션들에 의해 주도된 것과 다른 주목할만한 움직임”이라며 “올해에도 음악적으로 뛰어난 여성 뮤지션들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예상했다.
노브레인
#해외 진출 올해도 활발작년에 노브레인이 워너뮤직 산하 사이어레코드와 계약한 것처럼 인디 신의 해외진출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규 회장은 “한국 인디 신의 해외진출은 적어도 한두해 더 활발히 이어질 거라 예상한다. 그동안 뿌려놓은 씨앗이 발아하는 결과도 나오고 있고, 해외에서 한국 인디에 대한 관심도 약간이나마 생기고 있다”며 “당장 큼지막한 결과를 내놓지는 못하겠지만 다른 나라의 로컬 신과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한편 인디 신에서 팟캐스트와 같은 독립적인 채널이 대중에게 다가갈 수 있는 대안적인 통로가 될 수 있을지도 2014년의 관심사다. 이창희 대표는 “최근 들어 팟캐스트를 비롯해 SNS를 중심으로 인디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직접 들려주는 움직임이 있었다. 올해에는 그런 콘텐츠를 하나로 총괄해서 선보일 수 있는 채널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음악시장 진출
올해에는 삼성전자 등의 대중음악계 진출도 눈여겨볼 움직임이다. 박준흠 교수는 “최근 삼성전자가 음원시장으로, 현대카드가 페스티벌 사업 쪽으로 들어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대기업이 음악시장에 들어오는 것에 있어서 판을 키우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다. 기존의 파이를 나눠가지는 것이 아니라 파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작업을 선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권석정 morib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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