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식샤를 합시다’ 1회 방송화면 캡처

tvN ‘식샤를 합시다’ 1회 2013년 11월 28일 오후 11시 10분

다섯 줄 요약
사람과의 관계보다는 ‘먹는 것’에 집착하며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3년 차 돌싱녀 이수경(이수경). 어느 날 옆집 여성이 산낙지를 먹고 질식사한 사건이 발생하고 난 후 평온한 그녀의 삶은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수경의 삶은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요리 예찬론자’인 이웃남자 구대영(윤두준)과 자신을 친언니처럼 여기는 이웃여자 윤진이(윤소희) 등과 얽히면서 변화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리뷰
‘소문난 집에 먹을 것 없다’는 옛말이었다. 지난 28일 첫 전파를 탄 ‘식샤를 합시다’는 ‘1인 가족’의 리얼한 일상과 애환을 전함과 동시에, 기획 단계부터 자랑해 마지않았던 배우들의 ‘먹방’을 마음껏 선보이는 독특한 구성으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33세 이혼녀 이수경을 중심으로 한 회사 생활과 최규식(장원영)과 박경미(정수영)의 평범한 가족 이야기는 부러 꾸미지 않은 일상의 소소한 재미를 더하며, ‘막돼먹은 영애씨’로 다져진 박준화 PD와 임수미 작가의 탄탄한 호흡을 짐작게 했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은 과도한 설정이 빠진 빈자리를 채웠다. 입만 열면 거짓말을 하는 수상한 남자 구대영과 철없는 부잣집 딸 윤진이는 톡톡 튀는 대사와 능구렁이 같은 연기로 ‘식샤를 합시다’에 시트콤의 향기를 얹었다. 특히 구대영을 연기한 윤두준이 마치 제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연기자로서 성공적으로 극에 안착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식샤를 합시다’에 다른 드라마와 다른 독특한 색채를 더한 부분은 바로 음식이다. 실제 맛집을 배경으로 푸드스타일리스, ‘먹방’ 전문 촬영감독을 대동해 만들어낸 ‘먹방신’은 명불허전이었다. 음식의 표현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비주얼에 그치지 않고, 먹는 소리, 내레이션이 더해 화면 속 음식을 공감각적인 심상으로 형상화했다.

극의 구성에 스릴러 요소를 더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와 침샘을 자극하는 먹방신이 잔잔히 흐른 뒤, ‘식샤를 합시다’는 1회 말미에 발생한 중심 사건의 힌트가 되는 부분을 교차 편집해 다음 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건물 CCTV에 사건이 발생하기 전 ‘산낙지를 먹고 질식한 여성’의 집에 들어가는 구대영의 모습이 포착된 것. ‘먹방’과 ‘공감’ 코드에 이어 ‘스릴러’까지. 이 드라마 내공이 보통이 아니다.

수다 포인트
- 윤두준은 축구만 잘하는 게 아니었네요, 정말 구대영과 싱크로율 100%!
- 소개팅남에게 바람맞고 ‘해물찜’을 먹지 못해, 저녁을 김밥 한 줄로 때운 이수경. 그녀의 모습에는 ‘식샤를 합시다’ 작가진의 한이 서려 있는 듯하네요.

글. 김광국 realjuki@tenasia.co.kr
사진제공.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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