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왕가네 식구들’

KBS2 ‘왕가네 식구들’ 23, 24회 2013년 11월 16일, 17일 오후 7시 55분

다섯 줄 요약
상남(한주완)과 헤어진 광박(이윤지)은 봉(장용)에게 이중인격자라며 대든다. 세달(오만석)이 미란(김윤경)과 여행을 떠났다는 것을 알게 된 봉은, 호박(이태란)이 이렇게 된 것은 앙금(김해숙) 탓이라며 속물인 앙금이 창피하다고 한다. 지식(노주현)은 과수원 도둑들과 싸우다가 크게 다쳐 입원을 한다. 수박(오현경)은 바쁘다며 간병을 하지 않고, 민중(조성하)은 틈틈이 지식을 돌보는 순정(김희정)에게 오지 말라고 한다.리뷰
앙금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한다. 쥐꼬리만한 선생 월급을 가지고 시부모에 시누이, 다섯이나 되는 자식들까지 먹이느라 돈 앞에 벌벌 떨 수밖에 없었던 억울함을 호소한다. 그의 처지가 일면 이해가 된다. 그러나 공감은 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사연을 듣고 ‘아, 그래서 이렇게 행동할 수밖에 없었던 거구나’ 하고 수긍을 하려면, 그 사연과 행동 사이의 연관성이 확실해야 한다. 하지만 앙금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지금의 문제가 발생한 건 앙금이 과거 고서방과 허서방을 차별했기 때문이고, 수박과 호박을 편애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넉넉지 않은 형편은 사위들을 차별했던 이유는 될 수 있지만, 딸들을 편애한 이유는 될 수 없다. 따라서 앙금의 행동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되지 못한다. 또한 앙금은 지독한 시집살이가 자신을 독사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계심(나문희)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과연 시집살이를 했던 사람이 맞나 싶다. 한마디도 지지 않고 따박따박 대꾸하는 모습에서 순한 양 같았던 며느리는 상상하기 어렵고, 그래서 고생했다는 그의 말은 피부에 와 닿지 않는다. 세월이 흘렀어도 호랑이 같은 시어머니 앞에서 기를 펴지 못하는 앙금이었다면 조금이나마 동정심이 생겼을 텐데, 누구에게도 거침이 없는 지금의 앙금에게는 감정을 주기가 어렵다.

앙금이 좀더 다듬어진 캐릭터였다면 고생하느라 억척스러워질 수밖에 없었던 우리네 어머니들을 대변할 수 있었을 것이다. 시부모 봉양에 자식들 키우느라 애써도 결국 아무것도 남지 않아 허탈해하는 그 마음이 충분히 공감을 살 수 있었을 것이다. 그 동안 보여진 너무 심한 행동 때문에 진심조차 변명으로 들리는 것이 아쉽다.수다 포인트
- 대세(이병준)님, 살라(이보희)님이 눈앞에 아른거리나요? 여자 보는 눈이 없다고 상남에게 뭐라하실 처지는 아니신 것 같습니다만.
- 시아버지 간병은 나몰라라 하고, 예전 애인과 시시덕거리는 수박에게 진심으로 걱정되어 묻습니다. 욕, 어디까지 먹어 봤니?
- 부쩍 약봉지 찾는 횟수가 늘어난 호박. 설마 집 나간 남편도 돌아오게 만든다는, 그 유명한 ‘조강지처 중병 들기’는 아니겠지요?

글. 김진희(TV리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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