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비밀’ 16회 2013년 11월 14일 오후 10시

다섯 줄 요약
산이의 일을 알게 된 도훈(배수빈)은 유정(황정음)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 세연(이다희)은 민혁(지성)을 놓아주기로 결심하고, 혼인계약서를 파기한다. 민혁은 조회장(이덕화)을 설득하여 K그룹 경영권을 광민(이승준)에게 맡기게 하고, 자신은 사람들이 가기 싫어하는 어려운 지역으로 떠난다. 도훈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고 감옥에 간다. 유정은 우철(강남길)의 빵집을 다시 여는데 그녀 앞에 돌아온 민혁이 나타난다.리뷰
드라마답게 끝을 맺는다.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모두 뉘우쳤고 그 대가를 치른다. 사랑하기에 떠났고 사랑하므로 다시 돌아온다. 모두 원하는 것을 갖게 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모두가 행복해진 결말이다.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은 없다. 죄값을 어떻게 치르며 사느냐가 중요하다’를 보여 주기 위해 ‘비밀’은 16회를 왔다. 그 안에서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와 사랑이 전부인 여자의 만남은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느끼게 한다. 미스터리한 요소를 적절히 녹여내, 숨겨져 있는 진실을 찾으려는 이와 그 진실을 가리기 위해 더 큰 거짓말을 하는 이의 대립으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킨다. 하지만 마지막에 이르러 그 동안 불꽃 튀게 달려온 것이 무색하게끔 인물들이 단박에 변화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인 여자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는 것처럼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하는 감정을 촘촘하게 엮어내는 것이 ‘비밀’의 강점이었기에 그 아쉬움은 더 크게 다가오는지 모른다.

처음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했으나 배우들의 열연, 감각적인 영상, 탄탄한 극본으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비밀’. 트렌디한 드라마가 대세인 요즘, ‘비밀’은 그 시류에 편승하지 않고 정통 멜로로 끝까지 뚝심 있게 밀어 붙임으로써 시청자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안겨 준다. 인간과 죄라는 묵직한 화두까지 던지면서.

수다 포인트
- 어쩜 단역까지도 그렇게 연기를 잘 하지요? “모시겄습니다”라고 건들대는 형사나, 아들 뺏어 지 말라고 눈물 뚝뚝 흘리는 정환 엄마나. 참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 새엄마지만 민주(송민경)를 구김살 없이 잘 키운 홍여사(조미령). 산이도 사랑받으며 그렇게 잘 클 거에요.
-연말 베스트 커플상 후보로 추천합니다. 민혁과 유정. 도훈과 세연. 그리고 광수(최웅)와 해리(안지현)

글. 김진희(TV리뷰어)
사진.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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