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걸그룹의 가능성을 본 콘서트였다. 씨스타의 두 번째 라이브 콘서트 ‘에스(S)’에서는 그야말로 남녀노소가 콘서트를 즐겼다. 씨스타 콘서트가 열린 12일 저녁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는 아이들 손을 잡고 놀러온 가족 단위 관객부터, 친구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러 온 아주머니, 연인까지 등 다양한 관객층이 몰렸다. 게다가 씨스타가 국외 활동을 하지 않는데도 외국 관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다양한 관객층을 배려한 씨스타 팬클럽의 배려도 눈에 띄었다. 모든 객석에는 분홍색 야광봉과 함께 씨스타 노래의 응원법이 적힌 종이가 놓여 있어 관객들이 공연을 더 적극적으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조명이 꺼지자 빨간 분홍빛 물결이 3,000여 개의 좌석을 가득 채웠다.

씨스타가 12일 강렬한 레드 의상을 입고 공연을 펼치고 있다.
정규 2집 앨범 타이틀곡 ‘기브 잇 투 미(Give it to me)’로 콘서트의 포문을 연 씨스타는 금빛 반짝이 의상으로 화려함을 더했다. 씨스타는 콘서트에서 데뷔곡 ‘푸쉬푸쉬(Push Push)’부터 ‘나혼자’, ‘가식걸’, ‘니까짓게’, ‘쏘 쿨(So Cool)’ 등 히트곡을 선보였다. ‘리드 미(Lead Me)’, ‘바빠’, ‘넌 너무 야해’ 등 많은 사람에게 사랑 받은 수록곡들의 무대도 준비했다. 효린의 시원한 보컬과 소유의 감미로운 목소리, 다솜의 청순한 매력, 보라의 멋진 랩이 올림픽홀을 뜨겁게 달궜다.

씨스타는 공연 내내 씨스타 특유의 건강하고 섹시한 각선미를 시원하게 드러내며 매력을 뿜어냈다. 금빛 의상부터 순백의 하얀 의상, 강렬한 빨간 의상, 검은 색의 가죽 의상까지 콘서트를 장식했다. ‘크라잉(Crying)’ 무대에는 바람에 휘날리는 긴 레이스를 두른 의상을 준비했다. 효린이 “원래 긴 건 잘 안 입는데”라며 웃자 다솜이 “저희 여신 같아요?”라며 관객들의 반응을 유도했다. 이에 관객들이 “네”라고 외치자 효린이 “사회생활 잘 하시는 분들만 오셨네요”라며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씨스타 콘서트 현장
콘서트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무대도 이어졌다. 효린과 소유가 함께 리한나의 ‘다이아몬즈(Diamonds)’를 부르며 파워풀한 듀엣을 선보였다. 하이라이트는 네 명 멤버들의 솔로무대였다. 보라는 이효리의 ‘미스코리아’를 재해석해 자신이 직접 랩메이킹한 곡을 선보여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솔로로서의 가능성까지 엿보이는 순간이었다. 소유는 리한나의 ‘위 파운드 러브(We Found Love)’를 부르며 섹시하면서도 신이 나는 무대를 만들었다. 효린의 허스키한 보컬과는 또 다른 소유만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가 장내를 녹였다. 다솜은 코린 베일리 래의 ‘라이크 어 스타(Like A Star)’를 부르며 효린과 소유에 비해 가려져 있던 자신만의 보컬 역량을 드러냈다. 솔직하면서도 청아한 목소리가 돋보였다. 마지막으로 효린은 ‘한국의 비욘세’라는 별명답게 비욘세의 ‘엔드 오브 타임(End of Time)’을 부르며 실력을 과시했다. 비욘세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의상과 섹시한 춤이 감탄을 자아냈다.

팬들을 위한 씨스타만의 특별한 이벤트도 준비됐다. 효린과 보라의 씨스타19의 무대가 준비되는 동안 소유와 다솜이 특별한 팬 한 명을 찾아 선물을 주는 시간을 마련했다. 소유와 다솜은 청바지를 입고, 안경과 모자를 썼지만 양말을 신지 않는 어려운 조건의 관객을 찾아 나섰다. 결국 한 관객이 신고 있던 양말까지 벗어던지며 무대에 올랐다. 알고 보니 군인이었던 관객은 다솜과의 끝말잇기에서 이겨 포토타임을 성공적으로 가졌다. ‘가식걸’ 무대에서는 객석 사이로 씨스타 멤버들이 깜짝 등장해 관객들의 손을 잡아 주고, 인사를 하며 객석 구석구석을 누벼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했다. ‘홀리데이(Holiday)’ 무대에 이르러서는 관객들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즐겼고, 이에 멤버들이 다시 관객석으로 내려가 함께 노래 불렀다.

콘서트에 깜짝 등장한 백지영(오른쪽 끝)과 씨스타
이날 콘서트에는 케이윌에 게스트로 출연해 ‘그립고 그립고 그립다’와 ‘가슴이 뛴다’를 열창했다. 하지만 콘서트 도중 특별한 게스트가 깜짝 등장해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씨스타의 ‘나혼자’ 무대가 끝난 후, 갑자기 무대 뒤쪽에서 백지영이 등장해 씨스타 멤버들이 깜짝 놀라는 일이 벌어졌다. 원래 관객으로 콘서트를 보러왔다는 백지영은 “예뻐하는 동생들이 떼로 생긴 건 처음인데 응원하러 왔다”며 즉석에서 노래를 해달라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백지영은 ‘잊지 말아요’를 열창했다. 마치 백지영의 콘서트인양 관객들의 떼창이 이어지고, 백지영은 “부디 씨스타를 잊지 말아요”라는 재치 있는 개사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앙코르 곡으로 ‘핑글핑글’, ‘러빙 유(Loving U)를 부른 씨스타는 관객의 휴대폰으로 셀카를 찍어 주거나, 카메라 앞에서 각종 포즈를 취하는 등 무한한 팬서비스를 자랑하기도 했다. 스스럼없이 관객들에게 다가가며 웃음을 짓는 모습과 함께 감격해서 90도로 인사를 하는 관객의 모습에서 씨스타가 국민걸그룹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가능성을 느꼈다. 씨스타는 섹시 걸그룹의 대명사지만, 도도하거나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털털한 매력과 폭발적인 가창력으로 대중에게 다가간다. 그들의 훤히 드러난 각선미가 선정적이기 보다 건강해 보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앙코르 무대에서 효린은 4살 정도로 보이는 어린 관객을 품에 안아 들고 노래를 부르며 행복해 했다. 보는 이들도 행복했다. 씨스타는 그렇게 남녀노소가 모인 관객들과 하나가 되며 국민 걸그룹으로 발돋움하고 있었다.

씨스타 콘서트 현장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스타쉽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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