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올해로 57년째를 맞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한때 온가족이 둘러앉아 시청하는 연례행사처럼 여겨졌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여전히 활발하게 활동중인 고현정 오현경 염정아 김성령 등 스타 연기자들을 배출하며 연예계 진출의 가장 좋은 관문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반면 현재는 영향력이 예전만 못하고 외모지상주의를 조장하며, 지나치게 규격화된 심사조건으로 미의 기준을 획일화시키고 있다는 비판으로 존폐 위기를 맞기도 한 역사를 지니고 있다.그런 미스코리아 대회의 뒷얘기와 역대 수상자들의 삶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인 종합편성채널 JTBC의 (연출 김은정) 14일 첫 전파를 탄다.
미스코리아 대회 이후 각자 자신의 영역에서 삶을 꾸려 가고 있는 역대 참가자들의 진솔한 얘기를 들어본다는 취지에서 기획된 이 프로그램은 총 15명의 출연자들을 섭외, 최근 종합편성채널의 인기 콘텐츠로 자리한 ‘떼토크’ 형식을 취하고 있다.
프로그램의 주된 소재는 미스코리아 대회를 둘러싼 뒷얘기와 역대 수상자들의 에피소드다. 미스코리아 대회와 관련한 각종 로비설 등 소문에 대한 진상과 참가자들의 대회 이후의 삶이 프로그램의 두 기둥을 이룰 예정인 것.
JTBC
프로그램 성격에 맞게 MC도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 오현경을 주축으로 전현무와 오상진이 발탁됐다. 11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오현경은 “나 스스로를 돌아보며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며 “나이가 들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여자로서의 삶을 영위하고 있는 참가자들의 모습을 진솔하게 이끌어내면서 공감대를 형성해보려고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여기에 두 남성 MC인 전현무와 오상진은 각각 돌직구를 날리는 코믹함과 부드러운 진행 스타일로 프로그램의 균형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오상진은 “처음에는 ‘미스코리아’라는 타이틀 때문인지 출연자들에게 접근하기 어렵겠다는 예상을 했지만 실제 녹화를 진행하면서는 무척 솔직하면서도 우아함을 지녔다는 느낌을 받았다. ‘미스코리아’라는 콘텐츠가 시청자들에게 새로운 의미를 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전현무 또한 “왜 미스코리아가 됐고 어떤 고민을 지니고 사는지에 대한 출연자들의 진솔한 고백이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들려주었다.
한편으로는 프로그램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미스코리아 대회’라는 한정된 범주가 매회 울림있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끌어낼 수 있을지와 기존 집단 떼토크와 차별화할 수 있을지가 바로 그런 지점이다.
JTBC 김은정 PD
이에 대해 연출을 맡은 김은정 PD는 “반세기가 넘는 시간동안 400여명의 미스코리아가 배출됐고 시대나 상황에 따라 다른 모습의 인생을 살게 됐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물리적인 시간이 긴 만큼 현장에서 깜짝 놀랄만큼 다양한 에피소드가 쏟아져나왔다”고 전했다.또 미스코리아 대회를 둘러싼 비리 등 비판 지점도 사회적 논의거리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게 제작진의 생각이다.MC 오현경은 “대회와 관련해 바로 잡아야 할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지나친 욕심은 화를 부른다’는 점을 깨닫게 됐다”며 “참가자들에게 세상을 배우는 첫 관문이었던 미스코리아 대회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면서 만일 대회로 인해 상처받았던 이들이 있다면 치유할 수 있는 시간이 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전했다.
주말 예능 심야 시간대에 야심차게 도전하는 ‘비밀의 화원’이 단순한 후일담 토크나 흥밋거리 위주의 편집을 넘어서 애초 기획한 대로 미스코리아 참가자들의 재발견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제공.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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