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S2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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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 박준영의 인생스토리가 공개됐다.

지난 29일 방송된 KBS2 '대화의 희열'에서는 '재심 전문 변호사'로 불리는 변호사 박준영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그는 '삼례 나라슈퍼 사건', '익산 약촌오거리 사건',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 '낙동강변 살인 사건' 등의 재심 사건들 맡아 세간의 이목을 끌었으며, 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의 권상우, 영화 '재심' 정우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박준영은 전남 완도 노화도 출신으로 고졸 출신 변호사인 '진짜 개천용'. 박준영의 어머니는 그가 중학교 2학년, 29세의 이른 나이에 암으로 일찍 세상을 떠나셨다. 그는 "어머니의 불행한 삶에 대한 책임이 아버지에게 있다는 생각이 사춘기와 맞물려 방황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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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잘했던 박준영은 고등학교는 광주로 갔지만, 입학과 동시에 자퇴서를 내고 가출한 뒤 인천과 서울을 떠돌며 봉제 공장과 나이트 클럽에서 웨이터를 했다고 했다. 그를 다시 섬으로 돌아오게 한 건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 달라'는 아버지의 부탁이었다.

그 뒤 변호사 됐지만 아무도 그에게 사건을 맡기지 않았다. 그래서 박준영은 수임료가 건당 20만 원에서 30만 원 사이였던 국선 형사사건을 한 달에 70건 정도 맡으며 살길을 모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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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 재벌' 불리며 국선 변호를 도맡았던 그를 바꾸게 만든 사건은 '수원 노숙 청소년 사망 사건'이었다. '수원 노숙 청소년 사망 사건'은 수원의 한 고등학교에서 숨진 채 발견된 소녀에 노숙인 2명과 가출 청소년 5명이 범인으로 지목돼 수감된 사건이다.

박준영은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사실 귀찮았다"고 그때를 회상했다. 5명의 가출 청소년들을 돌봐주었던 경기도 청소년 복지센터 선생님은 소극적인 박준영을 대신해 사건의 자료를 정리하며 적극적으로 부탁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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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영은 "드디어 인생 사건을 만났다고 생각했다. 정의감보다 유명해지기 위해 사건을 변호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그는 "물론 (아이들이) 불쌍해보이긴 했다. 정의감은 없었다. 정의감으로 달려들었으면 최선의 변호를 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굳이 적을 만들지는 말자"라는 마음으로 기존 검찰 수사를 지적하지 못했던 박준영은 1심이 유죄 판결을 받자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그제서야 억울한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면서 "내가 2심을 다시 맡겠다고 했을 때 아이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했다. 변호에 실패한 자신에게 항의 조차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아이들의 모습에 오히려 잘못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박준영의 킥은 "힘없는 사람들의 조서는 얼마든지 왜곡될 수 있다"였다. 그는 이수정 교수의 도움으로 집단 허위 자백의 사례를 찾아냈고, 모두의 무죄 판결을 끌어냈다. 더불어 이미 형이 확정돼 복역 중이던 2명의 노숙인의 재심을 맡아 사건의 진실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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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016년 파산 위기까지 놓였던 박준영은 "임대료가 많이 밀려, 마이너스 통장까지 한계가 왔다"고 했다. SNS에 심경을 올린 글이 시가화됐고, "작은 불씨가 큰 바람이 됐고, 갑자기 검색어가 올라, 스토리 펀딩이 시작됐다"고 했다.

박준영은 "처음 펀딩액이 3천 만원이었는데, 마이너스 통장 1억이 공익활동으로 쓴 것이 맞으니까 주변에서 1억을 목표로 하라더라, 3일만에 모였고, 어느새 5억 6000만원까지 됐다"고 했다.

그럼에도 그의 경제적 상황은 썩 좋지 않다고. 박준영은 "살고 있는 집도 월세라 나가야하는 상황이다. 보증금 1억에 60만원이던 월세도 120만원으로 올랐다"고 전했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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