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빈의 조짐≫

헨리, 학폭 예방 홍보대사 임명 후 논란
'친중' 행보 보인 외국인, '공익적 위치' 어울리지 않아
"죄송하다" 대신 "최송하다"로 진정성 없는 사과
'친중' 헨리의 기회주의자 같은 사과…'핏줄' 카드로 풀어낸 '차별 이슈' [TEN스타필드]
≪우빈의 조짐≫
우빈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계에서 일어나거나 일어날 조짐이 보이는 이슈를 짚어드립니다. 객관적 정보를 바탕으로 기자의 시선을 더해 신선한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점입가경이다. 가수 헨리에게 하나의 중국, 동북공정, 한국인 비하 등 사상과 언행을 지적했더니 비난의 이유가 '피(blood)' 때문에 자신을 싫어한다는 답을 내놨다.

대중은 헨리의 국적엔 큰 관심이 없다. 그가 홍콩인 아버지와 대만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시아계 캐나다인이라는 사실은 한국 활동을 15년이나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하지 않았다.

역설적이게도 핏줄 문제를 먼저 들고 나온 것은 헨리다. 위기에 처하자 한국인들을 인종차별자들로 몰고 있다. 사과면 될 일을 '핏줄(출신)' 문제로 물타기에 나선 모양새. 해외 팬이 많은 자신의 상황을 이용해 자신에게 쓰여진 비난의 화살을 차별 이슈로 프레임을 전환 시키려는 노력이 느껴진다. 중국에서 지지를 얻고 있으니 '나를 비난하는 한국 팬과 싸워줘'라는 의도인 걸까.

특히 '죄송하다'는 말을 '최송하다'로 적어 맞춤법 검사기와 번역기에서 잡히지 않도록 교묘한 수법도 썼다. 헨리가 쓴 '최송하다'를 영어와 중국어(간, 번체)로 번역해보면 사과의 의미와 전혀 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헨리는 활동을 하면서 7개 국어를 할 줄 아는 언어 천재로 소개됐고 한국말도 잘했다. 대화를 나누고 댓글을 남기는 것이 서툴지 않았다. '최송'이 고의가 아니라 실수라하더라도 '언어 천재'의 틀린 맞춤법 범벅인 사과문은 15년간 활동했던 한국 팬들 입장에선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친중' 헨리의 기회주의자 같은 사과…'핏줄' 카드로 풀어낸 '차별 이슈' [TEN스타필드]
헨리를 둘러싼 논란은 지난 18일 그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서울마포경찰서의 홍보대사로 위촉되면서 시작됐다. 마포경찰서 홈페이지에 '친중 행보'를 보여준 헨리를 굳이 홍보대사로 쓰는 이유가 뭐냐며 불편함을 드러내는 다수의 글이 게재됐다. 학교폭력 예방과 같은 공익성을 띤 홍보대사 자리에 헨리가 어울리지 않다는 지적이었다.

헨리는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며 중국에 대한 사랑과 충성을 드러내 왔다. 또 동북공정을 위한 중국 예능 '저취시가무 시즌4'에 동원돼 슈퍼주니어 출신 한경, 갓세븐 잭슨과 함께 중국의 역사 왜곡에 앞장서기도 했다.

지난해 방영된 이 방송에서 중국인이 아리랑을 중국 스트릿 댄스라고 표현했고 한복을 입고 판소리 '흥보가'를 배경으로 춤을 춘 뒤 '조선족 전통춤'이라고 설명하며 한 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사진=웨이보
사진=웨이보
또 지난해 중국 정부가 "국가와 홍콩을 사랑하는 연예인은 적극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사랑해 중국' 마스크를 쓰고 중국을 방문, 중국을 찬양하는 바이올린 연주를 해 논란이 됐다. 최근에는 운영 중인 유튜브에서는 한국과 한국인을 비하하는 댓글은 두고 중국을 비난하는 댓글을 삭제한다는 의혹도 추가되면서 헨리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졌다.

헨리는 K팝 아이돌로 활동하며 부와 인기를 축적했다. 그가 중국에서 주연으로 드라마와 영화를 찍을 수 있었던 이유도 할리우드 영화를 찍을 수 있던 이유도 한국에서 활동했기 때문이었다.
사진=텐아시아DB
사진=텐아시아DB
헨리는 "대부분 저의 행동이나 말한 거 때문에 불편한 거 아니고 저의 피 때문(에 싫어한다는 걸 알게 됐다)"이라면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활동) 하는 건데 만약 저 피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 있다면 저는 진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출신을 들먹였다.

헨리의 글이 게재된 뒤 중국의 SNS인 웨이보에는 '헨리가 '사랑해 중국' 마스크를 썼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보이콧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헨리의 글은 출신 때문에 배척당하는 것으로 번역문이 돌았다. 헨리의 '피 드립'이 중국에서 제대로 먹힌 셈이다.

우빈 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