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보다 무서운 '유튜버'
하얀트리, 국숫집 주인과 기 싸움?
사진=유튜브 채널 '하얀트리'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채널 '하얀트리' 영상 캡처
서예진의 BJ통신≫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가 BJ, 유튜버, SNS스타 인플루언서들의 소식을 전합니다. 최근 방송과 유튜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들이 연예인을 뛰어넘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전반적인 온라인 스타들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코로나 19 여파로 자영업자들은 여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들을 돕기 위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한 식당은 코로나가 아닌, 한 명의 유튜버에 의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한 국숫집 가게 관계자의 글이 게재됐다. 그는 "'골목식당' 출연으로 유명해진 국숫집이다. 하얀트리라는 유튜버가 왔다. 그의 유튜브를 보고 몰래 촬영했다는 사실을 알았다"라며 "맹물이라며 육수 제조를 틀리게 얘기하더라. 댓글을 쓰니 다 삭제됐다. 결국 우리 가게는 맹물 육수 집이 돼버렸다"고 토로했다.

이를 본 하얀트리는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를 통해 국숫집 가게 관계자에게 촬영 허락을 받지 않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 유튜브와 인스타의 문화는 그냥 가서 찍고 오는 게 대다수"라며 "이제 앞으로 영상을 올리시거나 포스팅을 하실 때 본사 혹은 사장님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올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는 "많은 분이 솔직한 후기를 원하시지만, 느낀 점 중 안 좋은 부분을 이야기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솔직하게 이야기를 해야하지만, 무조건 좋은 장점만 찾아서 리뷰 하는것이 진정한 리뷰라고 알게 됐다"고 국숫집 주인과 기 싸움 하는 듯한 내용을 덧붙였다.

한 가게는 하얀트리의 무책임한 리뷰로 인해 폐업까지 이르렀다. 하얀트리는 지난해 12월 대구의 유명 게장 집이 음식을 재사용한다는 내용의 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가 사실이 아님이 드러났다. 하지만 그는 적극적인 해명을 하지 않았고, 해당 가게는 손님들의 항의와 악플 등으로 피해를 보았다.

논란이 일자 하얀트리는 뒤늦게 해명 영상 촬영을 위해 다시 식당을 방문했다. 하지만 이미 피해를 본 식당은 폐업을 결정한 상태. 이후 해당 식당은 영업을 재개했지만, 금전적 손실에 대해서는 감수해야 했다.

하얀트리는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맛집 탐방이나 식당 리뷰 등을 소개하는 콘텐츠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간장게장 논란'이 일기 전 구독자는 69만4000여명 이었으나 이후 58만 명까지 떨어졌다. 현재 하얀트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의 모든 댓글을 차단하고, 구독자 수 노출을 막았다.

사과는 했지만 피해를 본 식당들은 보상받을 길이 없다. 유튜버의 말 한마디에 자영업자들의 운명은 달라진다. 과거 블로그에 홍보해준다며 '공짜 밥'을 요구하던 '블로거지'가 떠오른다.

서예진 텐아시아 기자 yejin@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