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다가가기
무릇 커플이란 사회에서 필요악이다. 얌전히 집-학교-직장만을 오가는 솔로들에 비해 끊임없이 돌아다니며 소비와 지출을 반복하는 커플들은 내수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는 대신 선량한 시민들의 정신 건강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곤 한다. 특히 동행인의 숫자와 반비례하는 염치는 인간 인내심의 한계를 시험함에 분명하니 ‘그냥 내비둬~’의 노인들은 이러한 커플의 폐단을 막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난 열사임에 틀림없다.

“오빠, 우리 둘이 이러고 있으니까 꼭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 같지 않아?”라고 착각하면 “공포영화! 공포영화! <쏘우 4>! <쏘우 4>!”라며 현실을 인식시켜 주고, “가까이서 내 얼굴 보니까 뭐 생각 나는 거 없어?”라고 애교 부리면 “끊었던 담배 생각 나겄지!”라며 일침을 가하고, “오빠 혈액형은 A형? 그러면…오빠만 생각하는 민경이는 무슨 형일까?” 따위 되도 안한 귀염을 떨면 “형, 형! 어렸을 때 나 첨으로 술, 담배 가르쳤던 형!”이라며 분통을 터뜨리는 그들은 언제나 진실만을 이야기한다. “우리 애기는, 오빠의 어떤 점이 좋아?” 따위 낚는 질문에도 “욕 처먹기 딱 좋아!” 라고 시크하게 반응하고 “내 눈엔 전지현 보다 니가 훨씬 이쁜데, 오빠한테 뭐가 문제 있어?”라고 아부하면 참지 못하고 “시력! 시력! 그것도 아주 안 좋은 시력! 쟤는 말이여, 눈에 콩깍지가 쓰인 게 아니라 귀신이 쓰인 겨!”라 토로하는 이들. 비록 남의 애정행각에 끼어든 것도 아니고 끼어든 게 아닌 것도 아닌 채 울분만 터뜨리지만, 도저히 눈뜨고 봐줄 수 없는 닭살행각에는 선빵보다 이러한 김 빼기 작전이 더 효과적인 법이다.

갈래 : 비드라마, 블랙 코미디, 솔로천국 커플지옥

[1점 문제]Q. 다음 중 커플을 보았을 때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생각으로 거리가 먼 것을 고르시오.

1) 교통카드가 생각나는구먼. 그냥 확 찍어버리고 싶어~
2) 스포츠카가 생각나는구먼. 밟고 싶네. 하염없이 밟고 싶어!
3) 윤봉길 의사가 생각나네. 뭐라도 집어던지고 싶네!
4) 황태포가 생각나는구먼. 쫘악 쫙 찢어발기고 싶어~
5) 좋은 풍경이다.

[2점 문제]Q. 다음 대화에서 다른 단어가 들어가야 하는 부분을 고르시오.

여자 : 근데 오빠, 민경이가 여기 오빠 무릎에 앉아 있으니까 뭐 생각나는 거 없어?

노인 1 : 지옥훈련! 지옥훈련! 해병대 지옥훈련! 이게 바로 ㉠피알아이여~ ㉡피알아이가 뭔 줄 알어? 피가 나고 알이 백이고 이가 갈린다는 그 무시무시한 훈련!
노인 2 : 뭔 소리여 임마. ㉢피알아이가 그 뜻이 아니여! 저 여자아이는 가까이 하기 힘든 아이여, ㉣피알아이여, 그래서 ㉤피알아이인겨. 그르니께 그냥, 내비둬~

[3점 문제]Q. 자전거는 원래 1인용으로 개발된 것인데 굳이 커플 자전거를 타겠다고 난리인 커플에게 따끔한 일침을 가할 때 받아 칠 문장으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시오.

여자 : 오빠는 앞에서 멋지게 운전을 하고, 민경인 오빠 뒤에서 오빠를 꼬옥 끌어안으면…

1) 타이어 터지겄지! 뻥! 하니 터지겄지~
2) 앞바퀴 들리겄지! 번!쩍 들리겄지~
3) 사고는 순간인겨~ 보험은 필수인겨~
4) 쟈한테도 끼가 있어. 경끼 하는겨!
5) 참견하지 말고, 그냥 내비둬~

* 정답은 다음 주에 발표됩니다.

* 지난 주 정답
1점 문제 – 3
2점 문제 – 5
3점 문제 – 4

[실전! 고난도 말하기 전략]
* “오빠, 사람들이 모두 우리 사랑을 질투하면 오또카지?”
간장이나 사러가게 그냥 내비둬~

* “오빠, 민경이는 주말에 명동 놀러가고 시퍼요오~”
위험한 명동에서 데이트하면 구속할 겨! 인사만 하고 헤어져야 하는 겨!

* “우리 애기 먹는 걸 보면 식욕이 막 솟아난다? 이빨이 하얗고 가지런해서-”

강냉이가 생각나, 강냉이~ 아주 그냥 탈탈 털어버리고 싶어~

글. 최지은 (five@10asia.co.kr)
편집. 장경진 (three@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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