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이다. 그러나 눈빛, 말투, 행동, 이 모든 것이 다른, 누군가가 ‘그’에게서 발견된다. MBC ‘킬미, 힐미’의 지성은 일곱 개의 인격을 가진 재벌 3세 차도현 역할을 수행 중이지만, 이 외의 여러 자아를 내보이고 있거나 내보일 예정이다. SBS ‘하이드 지킬, 나’의 주인공 현빈은 까칠한 재벌 구서진과 대조되는 성격의 선한 로빈을 선보이고 있다. 두 드라마가 다중인격이란 소재를 통해 ‘한 사람인 듯 한 사람 아닌 한 사람 같은 나’를 말하고 있다면, Mnet ‘칠전팔기 구해라’의 진영은 도플갱어처럼 똑같이 생겼지만 다른, 개별적인 캐릭터를 소화한다. 명랑한 성격의 강세찬, 그리고 이후에 등장하는 레이킴이다. 같은 얼굴을 하고 다른 사람을 연기하는 이들의 매력, 심상치가 않다.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
SBS ‘하이드 지킬, 나’의 현빈

# 현빈이 맡은 역할은?
‘하이드 지킬, 나’에서 현빈은 구서진과 그의 다른 인격, 로빈을 연기한다. 모든 걸 다 가진 남자 구서진은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호텔과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원더그룹의 외아들. 하지만 이 남자, 무엇 하나 제대로 즐기고 사는 것이 없다. 로빈이 등장하게 될까 두려워 매일 심박수 체크를 하며 수도승처럼 5년째 생활 중이다. 구서진일 때의 현빈은, 냉정한 눈빛에 차가운 말투를 탑재한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 이것은 그 자신을 위한 보호막에 가까우며 타인의 입장에서 지극히 비겁해 보일 수도 있는 부분이 어느 한켠 존재한다. 현빈은 이러한 지점을 잘 캐치해 구서진 안에 담아냈다. 로빈은 서진과 완벽하게 반대의 지점에 서 있는 캐릭터다. 누군가가 위험에 처하면 언제든지 ‘구해내는’ 히어로적 성향을 지닌 자아다. 아직까진 많은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지만 로빈은 선한 에너지로 가득한 건 물론, 풍성한 감성도 지닌 듯 하다. 현빈은 이러한 로빈의 극적인 존재감을 위해 서진이라면 결코 드러내지 않을 부드러운 미소와 산뜻한 얼굴로 두 얼굴의 현빈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 로빈은 부드러운 매력남이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 로빈은 부드러운 매력남이다
‘하이드 지킬, 나’에서 로빈은 부드러운 매력남이다

# 어떤 점이 매력이야?
현빈은 그의 전작 ‘시크릿 가든’에서 공황장애를 앓고 있던 재벌 김주원 역으로 전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까칠하고 도도한 성격을 지녔지만, 그것이 오히려 많은 여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로 작용했던 것이 주효했다. 그렇기에 이번 ‘하이드 지킬, 나’에서의 구서진을 보며 ‘시크릿 가든’을 떠올리지 않을 수는 없다. 까칠한 성격의 재벌에 희귀병이란 설정, 그 아래에 놓인 캐릭터를 같은 인물이 연기하고 있으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1, 2회에서 보여준 현빈의 연기는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들기도 했다. 그가 ‘시크릿 가든’ 안에 머무느냐, 그곳에서 나와 또 다른 현빈의 대표작을 만드느냐는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일이지만, 고릴라를 피하기 위해 여자의 팔까지 무는 찌질함이나, 자신이 찍힌 동영상을 보며 놀라는 연기를 하며 하나(한지민)를 속이던 모습, 하나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속도로 등장해 말도 안 될 정도의 묘기를 보여준 액션 신 등은 다양한 현빈의 얼굴을 짐작할 수 있는 좋은 증거이기도 했다.

# 덧붙이는 말
로빈은 어벤져스 출신인가요?

글. 이정화 lee@tenasia.co.kr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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