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아일랜드
FT아일랜드
FT아일랜드가 1년 만에 국내에 컴백한다. 정규 앨범도, 흔한 미니 앨범도 아닌 스페셜 앨범 ‘땡스 투(Thanks To)’다. 한국에서 FT아일랜드를 기다려준 이들만을 위해 만든 스페셜 앨범이다.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벌이며 차근차근 국내 컴백을 준비한 FT아일랜드는 어느새 데뷔 6주년을 맞았다.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같은 대규모 록페스티벌 무대에 서보는 게 꿈”이라고 말했던 이들의 데뷔 초 소원은 이미 일본 최대 록페스티벌 ‘서머 소닉’에 참여하면서 진작 이뤘다. 메탈리카, 뮤즈, 린킨 파크 등 세계적인 록 밴드가 출연하는 ‘서머 소닉’에 FT아일랜드는 2010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참여했다. 꿈도 이루고, 인기도 얻었던 지난 6년이지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하지만 ‘땡스 투’ 앨범을 발표하면서 FT아일랜드는 다시 한 번 진정한 아티스트가 되는 길에 서 있다. 아이돌과 밴드의 경계선에서 힘차게 줄타기를 하던 FT아일랜드의 지난 날을 살펴본다.

1. ‘사랑앓이’? 소녀들의 FT아일랜드 앓이!

FT아일랜드 ‘사랑앓이’ 무대
FT아일랜드 ‘사랑앓이’ 무대
FT아일랜드 ‘사랑앓이’ 무대

아이돌과 밴드의 만남, 어떻게 보면 정말 아이러니한 조합이다. 프로 작곡가의 곡을 받아 연습해 부른다는 느낌이 강한 아이돌과 스스로 노래를 연주하고 만드는 밴드의 조화는 부자연스럽지만, 그만큼 신선했다. 이홍기의 시원시원한 고음과 애절한 음색은 록발라드 ‘사랑앓이’와 시너지를 일으켰다. 2007년 6월에 발표된 ‘사랑앓이’는 9월이 돼서도 KBS2 ‘뮤직뱅크’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특히 이홍기는 KBS2 어린이드라마 ‘매직키드 마수리’와 MBC 아침드라마 ‘빙점’에 출연한 아역 배우 출신으로 또 한 번 화제가 돼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2007년, 원더걸스의 ‘Tell me’, 빅뱅의 ‘거짓말’이 메가 히트를 기록하기 전, 대한민국은 ‘사랑앓이’로 이별 감성에 취해있었다.

2. FT아일랜드에게도 시련의 ‘천둥’이!

FT아일랜드 ‘천둥’ 무대
FT아일랜드 ‘천둥’ 무대
FT아일랜드 ‘천둥’ 무대

FT아일랜드는 연이어 발표한 ‘천둥’도 히트하면서 정상급 아이돌로 우뚝 선다. 그러나 가파르게 오른 인기만큼 FT아일랜드를 둘러싼 시련도 천둥처럼 내리쳤다. FT아일랜드는 음악 프로그램 무대에서 매번 악기에서 앰프로 연결되는 선을 빼놓고 나와 ‘핸드싱크’ 논란에 휩싸였다. 노래를 깔고, 입모양으로만 노래를 부르는 립싱크처럼 손으로 연주하는 척만 한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이는 당시 음악프로그램은 라이브 무대를 위한 환경이 갖춰있지 않았기 때문에 생긴 오해였다.

시련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멤버 이홍기와 최종훈의 거침없는 발언들과 과거사가 불거지면서 안티팬들도 늘었다. 안티에도 굴하지 않는 당당하고 솔직한 이홍기의 태도는 안티팬 양성에 불을 지폈지만, 아이돌답지 않은 매력도 함께 발산했다. 하지만 FT아일랜드의 결정적인 약점은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는 점이었다. 프로 작곡가가 써준 곡으로 악기와 노래를 연습하고 활동했기에 진짜 밴드라기보다 밴드로 보이기 위한 아이돌 수준에 머문다는 비판도 있었다.

3. ‘사랑사랑사랑’, 아시아도 FT아일랜드를 사랑사랑사랑!

FT아일랜드 ‘사랑사랑사랑’ 무대
FT아일랜드 ‘사랑사랑사랑’ 무대
FT아일랜드 ‘사랑사랑사랑’ 무대

시련은 오히려 FT아일랜드가 더욱 단단하게 입지를 쌓는 기반이 됐다. 최종훈, 이재진, 최민환은 FT트리플이라는 유닛을 결성해 활동하면서 밋밋했던 존재감도 살렸고, 이홍기는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에 출연하며 해외 반응을 끌어올렸다. 2008년, 일본에 진출한 FT아일랜드는 2010년 5월, 싱글 ‘플라워 록(Flower Rock)’으로 일본 메이저 데뷔를 일구며 오리콘 싱글 데일리 차트 4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FT아일랜드는 메이저 데뷔 1년 만에 한국 밴드 최초로 오리콘 앨범 데일리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2010년, FT아일랜드는 미니앨범 2집으로 1년 만에 완전체로 컴백해 ‘사랑사랑사랑’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당시 FT아일랜드는 ‘인기가요’ 뮤티즌송을 2주 연속 수상하는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록발라드 ‘사랑사랑사랑’의 성공은 데뷔 때부터 FT아일랜드가 고수해오던 스타일이 또다시 성공을 거둔 것이기에 더욱 의미를 더했다.

4. 자작곡으로 활동했으면 더 ‘좋겠어’

FT아일랜드 ‘좋겠어’ 무대
FT아일랜드 ‘좋겠어’ 무대
FT아일랜드 ‘좋겠어’ 무대

2012년 미니앨범 4집 타이틀곡 ‘지독하게’와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 ‘좋겠어’로 또 한 번 사랑을 받았던 FT아일랜드지만, 싸이 ‘강남스타일’ 열풍에 밀려 아쉬움이 남았다. 하지만 그 속에서 FT아일랜드는 밴드로서의 가능성을 조금 보였다. 멤버 전원이 정규 4집 앨범 수록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기 때문. 최종훈은 수록곡 ‘유(U)’ 작곡에 참여했고, ‘페이퍼 플레인(Paper Plane)’ 등 일본 정규앨범 ‘트웬티(TWENTY)’ 수록곡들을 한국어로 번안한 곡들은 다섯 멤버 전원이 작사, 작곡에 참여했다. 아쉽게도 앨범 타이틀곡 ‘좋겠어’는 히트 작곡가 김도훈과 한성호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FT아일랜드의 자작곡 능력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이돌 밴드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FT아일랜드가 아이돌과 밴드라는 미묘한 경계선에서 자유자재로 줄타기하는 능력을 조금씩 드러내고 있었다.

5. FT아일랜드 음악으로 ‘메모리’ 가득!

FT아일랜드 ‘땡스 투’
FT아일랜드 ‘땡스 투’
FT아일랜드 ‘땡스 투’

2013년, 1년 만에 컴백하는 FT아일랜드의 ‘땡스 투’ 앨범에는 지금까지 FT아일랜드가 보여준 음악과 다른 점이 있다. 그동안 FT아일랜드는 다른 작곡가의 곡을 받아 활동했다면, 이번에는 이홍기가 직접 작사, 작곡한 ‘메모리(Memory)’가 타이틀곡이다. 이홍기는 4곡의 수록곡 중 2곡의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고, 최종훈은 수록곡 ‘트라이 어게인(Try Again)’을 지었다. 이재진의 자작곡 ‘폴링스타(Falling Star)’도 수록됐다. FT아일랜드가 국내에서 타이틀곡을 포함한 자작곡 음반을 발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다가 이홍기뿐만 아니라 멤버들도 활발한 개인 활동을 펼쳤다. 송승현과 이재진은 각각 뮤지컬 ‘삼총사’와 ‘하이 스쿨 뮤지컬’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활약하기도 했다.

핸드싱크 논란, 실력 논란 등 FT아일랜드에게 여러 시련이 있었지만, 아시아 전역을 무대로 한 수많은 공연 경험으로 사람들의 의심을 잠재우게 할 실력을 쌓았다. 악동 같았던 모습에서 이제는 무대를 즐길 줄 아는 아티스트의 면모도 갖추기 시작했다. FT아일랜드는 최근 텐아시아와 인터뷰에서 일본의 인기를 상징하는 돔이나 스타디움 공연이 아닌 가장 작은 규모의 제프 공연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퍼포먼스와 웅장함이 중요한 댄스그룹이 아니라 소리가 중요한 밴드이기에 팬들에게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 있는 공연장이 바로 제프라는 것. 이제 FT아일랜드는 아이돌로서의 인기가 아니라 밴드로서의 진정성을 깨닫기 시작했다. 데뷔 6주년, 아이돌 꽃미남 밴드 FT아일랜드는 비로소 싱어송라이터로서 날개를 펼치기 시작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FNC엔터테인먼트,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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