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하진 기자]
연극 ‘샌드백’ 포스터 / 사진제공=내유외강컴퍼니
연극 ‘샌드백’ 포스터 / 사진제공=내유외강컴퍼니
젊은 제작자들이 마음을 하나로 모아 문을 연 내유외강컴퍼니가 첫 작품으로 연극 ‘샌드백'(연출 김재한)을 내놨다.

‘샌드백’은 복싱 체육관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우정과 경쟁, 형제의 우애를 그린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숭동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프레스콜을 열고 주요 장면 시연과 작품에 대해 설명했다.

이 작품은 당초 영화의 시나리오로 완성됐다. 서진원 작가는 “단편 영화로 준비한 시나리오다. 내유외강컴퍼니 유병규 대표에게 연극으로 올려보자는 제안을 받고 새로운 장르가 탄생할 것 같아서 흔쾌히 수락했다”고 말했다.

서 작가는 이어 “세 남자의 우정과 배신, 음모에 관련된 이야기”라며 “부제는 ‘천사의 피로 악마를 살리다’이다. 천사와 악마를 판단하는 건 관객들이 몫이고, 열린 결말로 풀어냈다”고 덧붙였다.

젊은 제작자들이 의기투합한 작품인 만큼 출연진에는 공연계의 유망주들이 모였다. 전직 복싱 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운동을 포기하고 사채업자로 변한 계만도 역은 뮤지컬 ‘여신님이 보고 계셔’ ‘난쟁이들’ ‘빨래’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보여준 최호중과 뮤지컬 ‘빨래’ ‘바람직한 청소년’, 연극 ‘장수상회’ 등에 출연한 김지훈이 맡았다.

복싱 선수였지만 간 수술로 모든 것을 포기한 박호철 역에는 다양한 작품으로 폭넓은 연기력을 보여준 이준혁과 김주일이 캐스팅됐다.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호철의 동생 준수는 김태민, 유현석이 연기한다.

복싱을 소재로 하고 있어 배우들은 부상을 입으면서도 열정적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다. 특히 복싱을 해야 하는 박호철과 계만도 역의 배우들은 모두 손가락과 발목 등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제작진은 “부상 투혼”이라고 말하는 이유다.

‘샌드백’은 3인극의 형태로 구성돼 세 남자의 각기 다른 삶과 입장을 조명하는 식으로 흘러간다. 거칠고 투박한 남성들의 이야기에 마지막엔 깜짝 놀랄만한 반전이 숨겨져있다.

김재한 연출은 “현재 사회에는 복잡하고 충격적인 일이 많이 벌어진다. 어느새 익숙해져가는 느낌이다. 이 작품은 모두의 안에는 천사와 악마가 공존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했다”면서 “선과 악은 일상에서도 흔하게 일어난다. 그 과정을 담아내며 관객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영화 시나리오에서 출발한 작품이기 때문에 사실주의적인 면이 돋보인다. 또 3인의 배우들이 빠른 호흡으로 대사를 주고받으며 극을 촘촘하게 메운다.

이준혁은 “극중 호철은 트라우마 안에서 자란 인물이다.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어긋났는데 극을 보면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고 귀띔했다. 같은 역을 맡은 김주일 역시 “마지막 장면의 대사 한마디가 굉장히 힘들었다. 잘못된 가치관으로 삶을 살아가는 인물인데, 여러 상황과 특히 마지막 대사를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마지막 장면, 그리고 박호철의 한마디는 ‘샌드백’이 숨겨둔 반전이다. 제작진이 던지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오는 9월 3일까지 드림아트센터 3관에서 공연된다.

김하진 기자 hahahaji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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