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비2' 정우성X'다만 악에서' 이정재, 스크린 대결 구도
이정재 "경쟁 아닌 동맹할 때"
정우성X이정재, 22년 우정 비결은 인정과 존중
정우성, 이정재 감독 데뷔작 '헌트'에 출연할지 주목
배우 정우성(왼쪽)과 이정재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성(왼쪽)과 이정재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정우성과 이정재,이름만 들어도 은혜로운 광명이 내리쬐는 듯한 비주얼의 소유자들이다. 뿐만 아니라 연기력로도 흥행력으로도, 무엇 하나 빠지지 않는 실력으로 국내 영화계를 이끌어가고 있는 배우들이다. 두 사람이 절친한 사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 정우성은 영화 '강철비2'로, 이정재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침체된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영화 '강철비2'의 정우성(위)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정재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영화 '강철비2'의 정우성(위)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이정재 /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CJ엔터테인먼트
정우성은 지난달 29일 개봉한 '강철비2'에서 한국 대통령 한경재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이 영화는 한반도 평화 문제를 두고 북미 사이에서 선뜻 나서지도, 대놓고 간섭할 수도 없는 한국의 아이러니한 입장을 담아냈다. 영화 속 정우성은 북미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할 수밖에 없는 무력함과 안타까움을 진정성 있게 표현했다. 정우성은 "남북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자주적 목소리를 강하게 낼 수 없는 안타까운 현실을 느꼈다"며 "그걸 우리 모두가 알고 이해하고 바라볼 때 어떤 선택으로 가기 위한 힘이 만들어지지 않겠나"고 말했다. 그는 대통령으로서 고민과 고충, 그리고 평화 체제 구축을 향한 의지와 책임감도 무게감 있게 담아냈다.

이정재는 지난 5일 개봉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킬러 레이 역으로 서늘하고 섬뜩한 면모를 선보였다. 극 중 레이는 자신의 형을 죽인 암살자 인남을 집요하게 추격한다. 오로지 '타깃'인 인남을 '사냥'하겠다는 목표만을 달성하고자 하는 무자비하고 잔혹한 인물이다. 이정재는 "레이의 맹목적임을 설명하려면 캐릭터에 묘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레이를 봤을 때 '저 사람은 왠지 죽을 때까지 타깃을 쫓아갈 것 같아'라고 생각케 하는 게 중요했다"고 밝혔다. 또한 "누군가를 쫓아야 하는 맹수의 본능이 있는 게 레이라면, 이번 사냥의 대상이 인남"이라며 "그렇게 인남을 쫓는 데서 희열을 느끼는 묘한 캐릭터로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태양은 없다' 포스터 / 사진제공=우노필름
영화 '태양은 없다' 포스터 / 사진제공=우노필름
극장가의 어려운 상황에도 관객들을 불러모으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는 두 배우. 이정재는 정우성과의 대결 구도에 대해 "지금은 경쟁보다 동맹을 해야 할 때"라며 "영화 시장이 정상궤도까지 올라가는 데 이번 여름시장이 꽤 중요한 몫을 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또한 "둘 다 캐릭터가 강하면서도 선명하게 다른 영화"라면서 "관객들도 좀 더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재와 정우성은 1998년 영화 '태양은 없다'에 함께 출연한 이후 22년간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두 사람은 현재 소속사인 아티스트컴퍼니를 2016년 설립해 사업 파트너로도 함께해오고 있다. 정우성은 이정재와의 오랜 우정 비결로 '인정하기'를 꼽았다. 그는 "서로에게 강요하지 않고 바라보고 인정한다"며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지만 조용히 서로의 작업에 대해 충분히 존중하고 응원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정재 역시 "우정 비결은 존중"이라고 말했다.

이정재는 영화 '헌트'로 감독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이 영화는 안기부 요원들이 남파 간첩 총책임자를 쫓다 거대한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첩보 액션으로, 이정재는 직접 출연도 한다. 정우성이 출연 물망에 올랐다고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는데 이정재는 "정우성에게 4년간 출연 제안을 해왔지만 계속 퇴짜를 맞았다. 빨리 결정해줬으면 좋겠다"고 어필하기도 했다. 이에 '태양의 없다' 이후 두 배우를 한 스크린에서 다시 볼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이목도 쏠리고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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