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 프린세스>, 성장이 아니라 강림의 드라마
, 성장이 아니라 강림의 드라마" /> 3회 SBS 수-목 밤 9시 55분
마혜리(김소연)는 민폐 캐릭터의 신인류다. 미모와 순수하고 따뜻한 심성을 갖췄음은 물론이요, 사연 품은 백마 탄 왕자들이 곳곳에서 그녀를 향해 달려든다. 여기까지는 기존 민폐 캐릭터의 공통분모다. 그런데 마혜리에게는 지고지순함과 처연함이 없다. 대신 돈부터 머리까지 뭐 하나 부족한 것 없는 신데렐라다. 그럼에도 연민까지 얻으려고 하니 욕심쟁이 민폐 캐릭터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 민폐 캐릭터가 에피소드를 통해 성장할 것이란 예상은 보기 좋게 짓밟혔다. 좌충우돌 에피소드의 시작과 해결이 아버지부터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들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성장이라는 극적인 반전을 위해 극단적인 캐릭터를 내세웠지만 정작 좋은 검사가 되려는 이유는 아버지의 돈을 자유롭게 펑펑 쓰고 살기 위해서였다. 또 성장하기 위해 겪는 좌충우돌 에피소드들은 서인우(박시후)가 기획부터 교육, 뒤처리, 협박까지 모두 다 도와준다. 그녀의 개념이 아무리 개차반이라도 남자들이 불나방처럼 그녀 주위를 수호한다는 것만 밝혀진 것이다. 이것은 성장이 아니라 강림의 드라마다. 인간이 신을 가여워 할 이유가 없기에 마혜리가 도합 두 번 크게 울었는데도 슬프지가 않다. 윤세준(한정수)의 딸이 아버지에게 한 “아빠 자체가 실례야.” 이 대사를 마혜리에게 꼭 전해주고 싶다.

글. 김교석(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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