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 계기가 되어 만난 부부가 종교 문제로 갈등의 골이 깊어졌다.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종교활동 중에 만났지만, 종교로 인해 서로의 믿음이 깨져버린 '신과 함께 부부'가 등장했다.
교회에서 소개로 만나게 된 부부는, 16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앙심 하나로 만남을 이어갔다.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이 있어도 교회만 나가면 사이가 좋아져서 돌아왔다는 부부. 하지만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교회를 못 나가게 되면서부터 부부 갈등의 골이 심해졌다. 아내는 "교회 다닐 때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다", "부부 문제가 다 교회로 시작된 거다"라고 고백했다
.
남편은 "아내의 게으름, 나태함, 무기력함으로 인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집이 지저분하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집에만 오면 감옥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는 "가정을 지키려면 내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라며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남편은 일중독, 아내는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은 기상과 동시에 일일 일자리를 알아봤다. 일이 잡히지 않자 갑자기 몸에 통증을 호소했다. 남편은 "일이 없으면 상당히 불안하다"며 "일을 못 나가면 공황증세가 전신에 온다"고 고백했다.
반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내는 "성인 ADHD 진단을 받았었다"며 청소는커녕 배달 음식을 먹으며 방바닥과 한 몸이 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물며 자느라 6살 아이의 유치원 등원마저 늦었을 정도였다. 아내는 "집을 치우면서 사는 게 힘들다"며 "남편이 이렇게까지 성실한 줄 알았으면 결혼을 다시 생각해 봤을 것이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나간 뒤에는 남편의 육아 지옥이 펼쳐졌다. 인테리어 현장직 남편은 "일할 때 체력 소진이 빨리 되고, 온몸이 저려서 피곤이 쌓인다"며 "같이 놀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라면서 미안해했다. 저녁 시간으로는 딸에게 찬밥과 김치를 꺼내줬다. 딸은 익숙하다는 듯 식사하다가 "인생은 김치"라고 말해 MC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주말 아침, 대화를 나누는 부부는 "종교 문제 이후 부부관계가 악화됐다"고 했다. 아내는 "이혼 얘기도 많이 오갔다. 처음에 이혼 얘기가 나왔던 게 종교 일이 터지고 나서였다"라고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부부가 함께 다니던 교회가 이단이었던 것. 해당 사이비 종교에서 공론화된 사건으로 인해 부부는 탈퇴하게 됐다고 한다. 아내는 "21살 때부터 8년 정도 사이비 종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친구가 성범죄 피해자가 됐더라. 그 얘기 듣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종교 욕을 했는데 남편이 안 믿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20대 예쁜 나이를 다 거기 투자했다. 연애를 못 하게 했고 술 마시면 죄짓는 것처럼 말했다. 세뇌 당했다"고 했다. 약 20년 동안 사이비 교회를 다녔다는 남편은 탈교 후에 "사이비 종교의 교리를 어겼다는 죄책감으로 공황장애, 폐소공포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다니던 그 교회 생각을 자주 한다,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힘들어했다. 남편은 "아직도 그 교회를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을 여전히 똑같이 잘 지낸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아내는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과 뭐 하러 사냐. 시댁에서 멸시까지 받으며 이 남자와 살아야 하나 생각했다"며 "시댁에 받은 상처도 상처지만, 오빠가 중간에서 중재해주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종교가 전부였다는 남편은 "친가 쪽 말은 거의 다 듣는 편이다. 아내가 바뀌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가족들이 아내에게서 피에로 귀신이 보인다더라. 처음에는 진짜 그런 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예전에는 이런 불만들이 없었다. 사이비 종교 그만두기 전에는 오빠 혼자 밥 먹고 설거지하고 빨래도 널어줬다. 원래 우리 부부관계는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부부싸움의 원인은 종교 문제가 아니라 아내의 게으른 태도 문제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종교라서 조심스럽지만 남편이 생각의 흐름과 갈래를 잘 따라가 봐야 할 것 같다. 남편은 어떤 상황이 거짓인 걸 알게 됐을 때 안 믿는 거다. 옳고 그른 것을 자신만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며 "절대 서로 비난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종교활동 중에 만났지만, 종교로 인해 서로의 믿음이 깨져버린 '신과 함께 부부'가 등장했다.
교회에서 소개로 만나게 된 부부는, 16살이라는 나이 차이에도 불구하고 신앙심 하나로 만남을 이어갔다. 크고 작은 의견 충돌이 있어도 교회만 나가면 사이가 좋아져서 돌아왔다는 부부. 하지만 모종의 사건을 계기로 교회를 못 나가게 되면서부터 부부 갈등의 골이 심해졌다. 아내는 "교회 다닐 때는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왔다", "부부 문제가 다 교회로 시작된 거다"라고 고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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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아내의 게으름, 나태함, 무기력함으로 인해 생활할 수 없을 정도로 집이 지저분하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집에만 오면 감옥 같다"고 고민을 털어놨다. 아내는 "가정을 지키려면 내가 바뀌어야 할 것 같다"라며 스스로의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다.
공개된 영상에서 남편은 일중독, 아내는 무기력한 모습을 드러냈다. 남편은 기상과 동시에 일일 일자리를 알아봤다. 일이 잡히지 않자 갑자기 몸에 통증을 호소했다. 남편은 "일이 없으면 상당히 불안하다"며 "일을 못 나가면 공황증세가 전신에 온다"고 고백했다.
반면 집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아내는 "성인 ADHD 진단을 받았었다"며 청소는커녕 배달 음식을 먹으며 방바닥과 한 몸이 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하물며 자느라 6살 아이의 유치원 등원마저 늦었을 정도였다. 아내는 "집을 치우면서 사는 게 힘들다"며 "남편이 이렇게까지 성실한 줄 알았으면 결혼을 다시 생각해 봤을 것이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아내가 아르바이트를 나간 뒤에는 남편의 육아 지옥이 펼쳐졌다. 인테리어 현장직 남편은 "일할 때 체력 소진이 빨리 되고, 온몸이 저려서 피곤이 쌓인다"며 "같이 놀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라면서 미안해했다. 저녁 시간으로는 딸에게 찬밥과 김치를 꺼내줬다. 딸은 익숙하다는 듯 식사하다가 "인생은 김치"라고 말해 MC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주말 아침, 대화를 나누는 부부는 "종교 문제 이후 부부관계가 악화됐다"고 했다. 아내는 "이혼 얘기도 많이 오갔다. 처음에 이혼 얘기가 나왔던 게 종교 일이 터지고 나서였다"라고 털어놓았다.
알고 보니 부부가 함께 다니던 교회가 이단이었던 것. 해당 사이비 종교에서 공론화된 사건으로 인해 부부는 탈퇴하게 됐다고 한다. 아내는 "21살 때부터 8년 정도 사이비 종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몰랐는데 나중에 좀 이상하다 싶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한 친구가 성범죄 피해자가 됐더라. 그 얘기 듣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종교 욕을 했는데 남편이 안 믿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 자신이 원망스러웠다. 20대 예쁜 나이를 다 거기 투자했다. 연애를 못 하게 했고 술 마시면 죄짓는 것처럼 말했다. 세뇌 당했다"고 했다. 약 20년 동안 사이비 교회를 다녔다는 남편은 탈교 후에 "사이비 종교의 교리를 어겼다는 죄책감으로 공황장애, 폐소공포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이어 "솔직히 다니던 그 교회 생각을 자주 한다, 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며 여전히 힘들어했다. 남편은 "아직도 그 교회를 다니는 친구들이 있다. 친구들을 여전히 똑같이 잘 지낸다. 그런 얘기를 들으면 다시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라고 털어놓았다.
아내는 "(사이비 종교를) 믿는 사람과 뭐 하러 사냐. 시댁에서 멸시까지 받으며 이 남자와 살아야 하나 생각했다"며 "시댁에 받은 상처도 상처지만, 오빠가 중간에서 중재해주지 못한 잘못이 크다"고 말했다. 종교가 전부였다는 남편은 "친가 쪽 말은 거의 다 듣는 편이다. 아내가 바뀌어야 한다고만 생각했다"고 했다. 또한 "가족들이 아내에게서 피에로 귀신이 보인다더라. 처음에는 진짜 그런 줄 알았다"고 이야기했다.
아내는 "예전에는 이런 불만들이 없었다. 사이비 종교 그만두기 전에는 오빠 혼자 밥 먹고 설거지하고 빨래도 널어줬다. 원래 우리 부부관계는 좋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남편은 "부부싸움의 원인은 종교 문제가 아니라 아내의 게으른 태도 문제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오은영은 "종교라서 조심스럽지만 남편이 생각의 흐름과 갈래를 잘 따라가 봐야 할 것 같다. 남편은 어떤 상황이 거짓인 걸 알게 됐을 때 안 믿는 거다. 옳고 그른 것을 자신만의 기준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문제"라며 "절대 서로 비난하지 마라"고 조언했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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