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김지원 기자]
사진=SBS ‘골목식당’ 방송 화면 캡처
사진=SBS ‘골목식당’ 방송 화면 캡처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이하 ‘골목식당’)은 왜 청파동 하숙골목의 피자집을 솔루션 가게로 선정했을까. 피자집 사장은 도대체 왜 그러는 걸까.

지난 9일 방송된 ‘골목식당’에서도 피자집은 단연 화제의 대상이었다. 아니, 스트레스 유발자였다. 장사의 기본 소양을 갖추지 못한 데다 절실함도, 진정성도 보이지 않았다. 백종원은 피자집 사장에게 ‘가장 잘 할 수 있고, 빠르게 내놓을 수 있는 메뉴’를 준비하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피자집 사장은 시식단으로 온 여대생들에게 무성의한 태도로 일관했다. 음식을 주문하면 “1시간 정도 걸린다”며 식욕을 꺾었다. 또 다른 여대생들은 시식을 하지도 못한 채 피자집을 나가야 했다.

요리 실력은 다음 문제였다. 떡처럼 된 붙어버린 국수에 손님들이 난감해하자 사장은 “국수를 떼어 드릴 순 없으니 남기시든지…”라고 말했다. ‘죄송하다’가 먼저였어야 했다. 손님들은 참을 인(忍)을 마음 속으로 그리며 애써 분노를 눌렀다. 시청자도 속이 터졌다. 불어터져 떡이 된 국수를 확인한 백종원은 급기야 “지금 상태에서는 솔루션을 안 하는 게 낫다. 솔루션을 중단하고 싶다”라고 괴로워했다. 백종원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듯한 사장의 모습에 일부 시청자는 “소통장애가 아니냐”고 할 정도다. 백종원이 “계속 할 거냐”고 걱정하자 사장은 “그래도 해보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결국 백종원은 일주일의 시간을 더 주기로 했다.

무성의하고 절실함도 없는 사장의 태도 때문에 위기의 소상공인을 돕겠다는 취지로 쌓아온 ‘골목식당’의 신뢰도는 급락했다. ‘골목식당’이 시청률만 신경 쓰면서 자극적인 것만 쫓는다는 질타가 잇따랐다. 피자집 사장이 건물주의 아들이라는 ‘금수저’ 논란도 일었다. 제작진의 사전 조사가 부실했다는 비판도 만만찮다.

여기서 궁금해지는 것은 피자집 사장의 다음 모습이다. 과연 피자집은 어떻게 될까. 지금까지 ‘골목식당’에서 선정했던 솔루션 가게들 중 실패 사례는 거의 없었다. 시청자의 공분을 자아냈던 또 다른 가게, 포방터시장의 홍탁집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대책 없어 보이던 아들 사장은 어머니의 진심과 희생을 깨닫고 진정성 있는 음식점 주인으로 거듭나며 반전의 묘미를 선사했다. 성내동 편의 피자집 사장은 장사에 무지했지만 그래도 의욕이 있었고 조금씩 변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검은 옷만 입었던 사장님은 밝은 옷을 입고 손님들에게 인사를 건넸고, 다른 피자집에서 기술도 배웠다.

청파동 피자집은 어떤 반전의 카드를 갖고 있을까. 아니면 일주일의 시간만 더 허비한 채, 시청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만 높여놓은 채 끝내 실패 사례로 귀결되는 것일까. ‘골목식당’은 무너진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현재로선 희박해 보이는 해피엔딩의 가능성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지원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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