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환장 속으로' 스틸. / 사진제공=KBS
'걸어서 환장 속으로' 스틸. / 사진제공=KBS
KBS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홍김동전' 등 9개 예능·시사 교양 프로그램 폐지설이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심각하고 진중하게 폐지를 결정해봐야 할 정도로 시청률은 저조하고 화제성도 부족하다. 공익 추구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일부 프로그램들은 솎아낼 필요가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폐지설'이 나온 김에 폐지를 진지하게 검토해봐야 한다고 의견을 내고 있다.

KBS는 21일 "오늘 일부 매체에서 보도한 프로그램 폐지는 사실이 아님을 알려드린다"고 입장문을 냈다. 앞서 한 매체는 KBS가 저조한 시청률 및 화제성, 경쟁력 부족 등을 이유로 KBS1 '자연의 철학자들', '단짝', '예썰의 전당', '노래가 좋아', KBS2 '홍김동전', '노머니 노아트', '슈퍼맨이 돌아왔다', '배틀트립2', '걸어서 환장 속으로' 등을 폐지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KBS는 "시청자들에게 보다 나은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수시로 편성의 조정이나 개편을 하고 있으나, 현재 특정 프로그램의 폐지 및 편성 변경에 대해 전혀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더 이상의 근거 없는 루머 확산이나 추측성 보도는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다각도로 엄중히 대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제공=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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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의 이야기를 덤덤히 담아내는 '자연의 철학자들'. 의학·과학·심리학·경제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예술품과 예술가를 살펴보는 '예썰의 전당'. 인생의 우여곡절을 담은 노래로 흥과 감동을 선사하는 '노래가 좋아'. 이같은 시사·교양형 예능은 다채로운 이야기를 들려주며 시청자들에게 재미와 정보를 전해주고 있다.

발전 없는 기존 예능, 반복되는 재탕 예능 등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없는 예능들도 있다. 10년 된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최근 시청률이 1%대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코로나도 중단됐던 여행 예능 '배틀트립1'을 이어 '배틀트립2' 역시 1%대에서 고전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시작한 아트 버라이어티 '노머니 노아트'는 0~2%대 시청률을 오가고 있다. '걸어서 환장 속으로'는 유명인 가족들을 여행보내주는 예능. 1%대와 2%를 오가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초반 배우 김승현 가족의 '억지 갈등'을 부각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했다. 오나미·박민 부부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발리 신혼여행을 떠났고, 문희준·소율 부부는 딸과 함께 이 프로그램을 통해 괌 여행을 즐겼다. 유명인에 그들의 가족까지 여행을 보내주는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남기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점을 자아내는 이유다.

KBS는 다른 방송사와 달리 공공의 복지와 이익을 추구하는 공영 방송이다. KBS는 수신료로 가구 당 월 2500원을 받고 있다. 게다가 수신료를 3800원으로 인상하는 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KBS가 받은 수신료는 6274억 원. 단순히 저조한 시청률과 화제성만을 이유로 폐지를 단행한다는 건 공익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KBS가 선보이는 프로그램들이 수신료의 가치를 실현하며 공공의 복지와 이익에 제대로 기여하고 있는지, 시청자들에게 의미와 재미를 제대로 주고 있는지의 측면에서 유지와 폐지 여부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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