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신성한, 이혼' 방송 화면
/사진=JTBC '신성한, 이혼' 방송 화면
조승우가 조카의 변호사가 되기로 결심했다.

8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신성한, 이혼' 11회에서는 조카 기영이(김준의 역)의 양육권을 가져오기 위해 조카 부모를 상대로 친권 상실 소송을 하기로 마음먹은 신성한(조승우 역)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방송은 그동안 베일에 감춰진 신성한 동생 신주화(공현지 역)의 사고 당시 상황으로 시작됐다. 남편과의 이혼 후 생기를 잃은 꽃처럼 야윈 신주화는 하와이에 있는 남편의 새 아내 진영주(노수산나 역)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휴대폰 너머로 앙칼진 목소리가 들려왔고 예리한 칼처럼 표독스럽고 위험한 협박을 듣게 됐다. 그저 아들 기영이만 보내달라는 간절한 외침은 속도 모르고 퍼붓는 빗물에 씻겨 내려가 버리고 사시나무처럼 떨던 그녀를 별안간 트럭이 덮치면서 생을 마감하게 됐다. 이렇게 그날의 진실이 드러났다.

신성한 변호사를 찾아온 조카 기영이의 속사정도 밝혀졌다. 기영이는 집과 학교보다 차 안이 가장 편하다며 그동안의 답답했던 속을 드러냈다. 설상가상으로 의지하던 운전기사가 해고를 당하면서 이제 기영이에게는 쉴 공간조차 없게 된 상황. 어린아이가 숨통이 트이는 공간이 차 안일 뿐이라니, 신성한은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기영이가 찾아온 뒤로 잠 못 이루던 신성한은 수척해진 얼굴로 조카의 할머니 마금희(차화연 역) 여사를 만났다.

마금희의 이혼 소송을 중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유인즉슨 생각보다 순조롭게 진행된 이 소송이 미심쩍었던 이유를 찾았기 때문이었다. 기영이가 잘 따르던 운전기사가 해고된 마당에 소송이 쉽게 매듭지어져 마금희가 대남전자를 떠나게 된다면 더 이상 기영이 곁에는 지켜줄 사람이 아무도 없게 된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런데도 기영이를 위해 당장 무얼 할 수 있는 것은 없었기에 혼란스러운 날들이 계속됐다.

신성한을 만난 마금희는 그 길로 아들 부부에게 가 기영이를 삼촌에게 보낼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진영주와 서정국(김태향 역)이 이를 받아들일 리 만무할 터. 오히려 부모 자격을 앞세워 간섭으로 여겼다. 작정한 듯 시어머니 마금희에게 핏발을 세우는 진영주의 행동에 마금희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졌다.

불꽃 튀는 언쟁이 계속되던 중 마금희는 하와이에서 진영주가 신주화와 했던 통화에 대해 언급했다. 앞서 첫 장면에서 지독하리만치 날 선 통화가 바로 그것이었다. 진영주의 얼굴이 일순간 굳어져 내렸다. 누군가가 들었을 것이고, 그것이 시어머니일 거라는 상상은 추호도 하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착잡하고 속 시끄러운 날들 속 신성한은 진영주와 불필요한 대립을 하게 되면서 그녀의 독한 언행에 마음 아팠을 동생의 고통을 다시금 절감했다.

또한 마금희가 이혼 소송으로 수백억 대 재산분할을 하려는 저의까지 의심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 하지만 딸 같은 며느리 그 이상이었던 신주화와의 추억, 그렇게 행복한 순간 선물처럼 찾아온 손주 기영이 등 마금희가 전한 이야기는 신성한의 예상을 빗나갔고 작게 샘솟은 불신을 거두게 했다. 마금희에게 먼저 보낸 며느리 신주화는 아득하고 그리운 기억이었다.

무언가 결심이 선 신성한은 조카를 찾아가 조그마한 지갑에서 소정의 수임료를 떼간 뒤 "서기영 의뢰인님, 저 신성한 변호사가 최선을 다해서요. 저 성에서 데리고 나오려고요. 어때요?"라고 말했다. 삼촌 품에 달려가 푹 안긴 기영이의 얼굴에 그제야 환한 웃음이 번졌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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