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의 까까오톡》
'OTT 1일 이용권' 대여 업체 페이센스 등장
페이센스 "불법 아냐"
'무난'해진 OTT 콘텐츠, 양은 증가·재미는 감소
OTT 측 "지켜보며 대책 마련"
600원에 하루  '넷플릭스' 이용권…OTT 회사들 '약관위반' 반발 [TEN스타필드]


《김지원의 까까오톡》
'까놓고, 까칠하게 하는 오늘의 이야기'.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가 연예·방송계 이슈를 까다로운 시선으로 신랄하게 비판합니다.

구독료는 치솟는데 볼 만한 콘텐츠는 줄어간다. 매달 비싼 요금을 내며 OTT를 구독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구독 연장을 고민하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OTT 1일 이용권을 대여해주는 업체가 등장했다. OTT 측에서는 회의적이지만 소비자들은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어 혼란이 예상된다.

최근 OTT 업계에 따르면 페이센스는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왓챠, 디즈니플러스, 라프텔 등 6개의 OTT 월 구독 서비스를 1일 이용권 형식으로 판매하고 있다. 1일 이용권은 400~600원이며, 넷플릭스가 600원으로 가장 고가다. 가입자가 이용권을 구매하면 24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지급되는 방식이다.

본래 각 업체별 월 최고 구독료는 넷플릭스 1만7000원, 웨이브 1만3900원, 티빙 1만3900원, 왓챠 1만2900원, 디즈니플러스 9900원, 라프텔 1만4900원. 합하면 한 달 구독료만 8만2500원이다. OTT 대여섯 개를 구독하면 한 달 10만 원은 써야한다는 얘기다.
600원에 하루  '넷플릭스' 이용권…OTT 회사들 '약관위반' 반발 [TEN스타필드]
소비자들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하면서도 OTT를 구독한 이유는 시간, 장소의 제약 없이 기존과 확연히 다른 신선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는 데 있었다. 여기에 여러 명이 하나의 아이디를 공유한다는 점이 더욱 알뜰하고 합리적으로 느껴진 이유다.

하지만 콘텐츠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OTT 론칭 초반의 신선한 재미는 점차 무난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넷플릭스의 경우 지난해 9월 공개된 '오징어게임' 대성 이후 내세울 만한 국내 콘텐츠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월 '지금 우리 학교는', 2월 '모럴센스'과 '소년심판', 5월 '안나라수마나라' 등 공개하기만 화면 독보적 화제성을 드러냈던 앞선 작품들과는 달리 '무난한' 수준에 그쳤다.

티빙 역시 '돼지의 왕', '내과 박원장', '술꾼도시여자들'과 같은 오리지널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고 있으나 소위 '대박'친 작품은 없는 상황. 4월 공개됐던 설경구, 박해수 주연의 '야차'는 평면적 캐릭터와 클리셰가 가득한 서사로 혹평을 면치 못했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티빙, 왓챠, 웨이브, 디즈니플러스, 쿠팡플레이 등 OTT 채널이 다양해지면서 너무 많은 선택지는 소비자들에게 오히려 선택 장애와 부담을 안기고 있다.

한 주에 한 편씩 공개되는 TV 드라마와 달리 시리즈 전편을 '몰아보기' 할 수 있다는 점도 OTT만의 장점이었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는 끊어서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정책을 도입하고 있다. '종이의 집5'는 지난해 9월과 12월 끊어서 공개한 바 있다. 디즈니플러스의 경우 전편이 아닌 한 주에 1~2편을 공개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600원에 하루  '넷플릭스' 이용권…OTT 회사들 '약관위반' 반발 [TEN스타필드]
이런 상황에서 하루에 400~600원 하는 1일 이용권을 제공하는 업체의 등장은 소비자로선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 메리트를 느끼는 상황이다. 1일 이용권으로 24시간 안에 보겠다는 것은 '24시간만 봐도 될' 만큼 보고 싶은 콘텐츠가 줄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페이센스는 '1일 이용권 대여'가 불법이나 위법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OTT 업체들은 명백한 '약관 위반'이라고 주장한다.

OTT 업계에서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며 대책 마련 논의를 하겠다는 계획이다. 넷플릭스 관계자는 "복수의 프로필은 한 집에서 여러 명의 가족들이 동시에 다른 프로그램을 시청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마련된 서비스 방식이다. 따라서 가족 구성원이 아닌 개인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약관을 통해 분명히 안내하고 있으며, 서로 알지 못하는 타인과의 계정 공유로 인해 추후 서비스 이용 차질 및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티빙 관계자 역시 "약관에 재판매가 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기 때문에 페이센스는 티빙 약관 위반이 맞다"며 "현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센스의 서비스는 일종의 편법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업체의 등장은 소비자들이 더 이상 구독료를 온전히 지불하며 콘텐츠를 소비할 생각이 없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OTT가 구독자 늘리기, 구독료 인상 등 눈앞에 이익에 급급하는 사이 놓치고 있는 것은 식상해진 수많은 콘텐츠에 지루해진 소비자들의 마음이라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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