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태건의 오예≫

오늘, 주목할 만한 예능
TV조선, 높은 시청률에도 웃지 못해
'국민가수' 2차 TOP5/ 사진=TV조선 제공
'국민가수' 2차 TOP5/ 사진=TV조선 제공


≪정태건의 오예≫
'콘텐츠 범람의 시대'. 어떤 걸 볼지 고민인 독자들에게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가 '예능 가이드'가 돼 드립니다. 예능계 핫이슈는 물론, 관전 포인트, 주요 인물,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낱낱히 파헤쳐 프로그램 시청에 재미를 더합니다.

제목부터 '국민가수'의 탄생을 예고했다. 준수한 실력의 참가자들을 데려다놨지만 기대만큼 뜨거운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야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스타가 나오질 않는 탓이다. TV조선 '내일은 국민가수'(이하 '국민가수') 이야기다.

지난달 7일 첫 방송된 '국민가수'는 현재 25인의 생존자를 남겨둔 채 최후의 우승자를 뽑는 레이스의 절반을 돌았다. 지난 18일 방송에서는 '국민 콘서트'라는 이름 아래 300명의 관객을 초청해 '팀 대 팀' 데스매치를 벌이며 피날레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날 시청률은 13.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을 기록하며 7주 연속 전 채널 주간 예능 1위 기록을 이어갔다. 역대 2번째로 낮은 기록이지만 7회 연속 두자리수의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며 순항 중이다.

시청률 수치로만 보면 '대박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지만 화제성 부문에서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TV화제성 분석 기관 굿데이터코퍼레이션에 따르면 '국민가수'는 6주째 비드라마 TV 화제성 톱10에 겨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선 단 한번도 '국민가수' 참가자들이 톱10 안에 들지 못했다. 제작진이 높은 시청률에도 웃지 못하는 이유다.

터질 듯 터지지 않는 시청률도 고민거리다. '국민가수'는 앞선 TV조선의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의 후광을 얻고 출발했으나 전작들보다 확연히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가장 최근작인 '미스트롯2'가 30%대 시청률을 오갔던 것에 비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현재도 충분히 좋은 성적이지만 같은 제작진을 내건 방송사 입장에선 만족하기 어렵다.
'국민가수' 포스터/ 사진=TV조선 제공
'국민가수' 포스터/ 사진=TV조선 제공
'국민가수'는 오디션을 연달아 성공시켰던 제작진의 신작으로, 트로트를 과감히 접어두고 K팝을 지향했다. 장르와 국적, 성별을 불문하는 글로법 K팝 스타를 찾겠다는 각오로 출사표를 내던졌다. 앞서 발굴한 트로트 스타들이 중장년층의 뜨거운 지지를 받았다면 '국민가수'를 통해 타깃을 넓히고 글로벌 시장까지 염두한 것이다.

이에 걸맞는 실력자들도 대거 데려왔다. 과거 오디션프로그램에서 우승 또는 높은 성적으로 입상했던 출연자들이 '국민가수'에 몰려 수준 높은 무대를 선보였다. 이병찬, 박창근 등 처음 보는 실력자들도 전혀 밀리지 않는 기량으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스타의 부재다. 이들의 뛰어난 실력과는 별개로 막강한 팬덤이 형성되질 않고 있다. 앞서 언급한 출연자 화제성 부문에 '국민가수' 참가자들이 이름을 올리지 못한 이유다. 특정 참가자의 정치 성향이 한때 화제를 모았던 것을 제외하면 출연자 개인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전혀 받지 못했다.

TV조선은 최근 2년간 '미스트롯', '미스터트롯' 시리즈로 스타들을 키워내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가수 송가인, 임영웅 등 전국구 스타들을 발굴하면서 두 프로그램을 흥행시킨 데 이어, 이들과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어 다른 프로그램에도 적극 활용했다.

이에 참신한 콘텐츠 발굴보다는 스타 발굴에 더욱 힘을 쏟아부었다. 뛰어난 스타만 나와준다면 어느 정도의 흥행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 '국민가수' 역시 TV조선 최대 히트 상품인 '미스터트롯' TOP6 계약 만료 시기와 맞물려 새로운 스타를 만들어 낼 복안이 깔려있다. 제2의 송가인, 임영웅을 찾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국민가수'가 준수한 시청률을 기록해도 TV조선 내부에서는 아쉬움 섞인 목소리가 나온다. 참가자들이 기대만큼 팬덤을 끌어오지 못한 탓이다. 이에 반해 TV조선을 떠난 임영웅은 갈수록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는 계약 만료 이후 시청률 30%대를 기록 중인 KBS2 '신사와 아가씨' OST 가창으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오는 12월에는 KBS와 손잡고 단독 공연을 펼친다. 임영웅은 가수 나훈아, 심수봉에 이어 세 번째로 국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히어로'로 발탁된 것이다. 앞선 두 선배 가수와 함께 이름을 올릴 정도로 그가 진정한 '국민가수'로 거듭났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낸 행보다.

전작의 흥행으로 지나치게 자신감이 부푼 TV조선과 달리, 임영웅은 국민가수라는 타이틀은 남이 붙여주는 것이 아니라는 걸 묵묵히 증명해내고 있다.

정태건 텐아시아 기자 biggu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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