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조현주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 포스터 / 사진=KBS 제공
‘구르미 그린 달빛’ 포스터 / 사진=KBS 제공
정면 대결은 피했다. 단 일주일 앞서지만, 선점 효과를 기대해볼만하다.

지난 6월 20일 의학드라마인 SBS ‘닥터스’와 KBS2 ‘뷰티풀 마인드’가 동시에 출격했다. 그 결과 SBS가 완승을 거뒀다. SBS ‘닥터스’는 시청률 20%를 넘으며 화제작에 등극했지만 KBS2 ‘뷰티풀 마인드’는 시청률 3~4%의 낮은 시청률과 조기종영이라는 쓰라린 결과를 받아들여야했다.

때문에 KBS의 각오가 남다르다. ‘뷰티풀 마인드’ 후속인 ‘구르미 그린 달빛’은 방송사가 밀고 있는 하반기 최고 기대작이다. KBS는 첫 방송 날짜를 두고 숱한 고민을 거듭했고, 22일로 확정했다.

당초 ‘구르미 그린 달빛’은 15일 방송 시작이었으나 리우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첫 방송 날짜를 미뤘다. 22일은 리우올림픽 폐막식인 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9일도 후보로 올려놓고 상황을 살폈으나, 이날은 경쟁작인 SBS ‘달의 연인-보보경심 려’(이하 ‘달의 연인’)의 첫 방송일인 만큼 일주일 먼저 시작해 선점 효과를 누리는 걸 택한 모양새다.

KBS 관계자는 “15일은 광복절이고 올림픽 중계방송으로 첫 방송 날짜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면서 “29일도 검토했으나 18일 드라마 제작발표회를 진행하고 22일 첫 방송을 하는 것으로 결정 내렸다”고 밝혔다. KBS는 상반기 ‘태양의 후예’·’동네 변호사 조들호’로 상승세를 탔지만, 최근 선보였던 작품들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하반기 작품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구르미 그린 달빛’ 첫 방송 날짜에 신경을 쏟은 이유이기도 하다.

‘달의 연인’ 포스터 / 사진=SBS 제공
‘달의 연인’ 포스터 / 사진=SBS 제공
무엇보다 앞서 의학드라마로 맞붙은 SBS와 KBS는 이번에는 판타지 사극으로 또 다른 경쟁을 펼쳐 눈길을 모은다. ‘구르미 그린 달빛’과 ‘달의 연인’은 모두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대세’ 배우들이 총출동하는 픽션 사극이라는 점에서 비교가 됐다.

경쟁작인 ‘달의 연인’의 기세가 만만치 않다. 100% 사전제작으로 이미 모든 촬영을 마친 ‘달의 연인’은 이준기·아이유·강하늘·홍종현·남주혁·엑소 백현·지수 등 초호화 캐스팅과 현대여인과 고려황자의 시공간을 초월한 로맨스로 엄청난 물량 공세를 예고했다. 제작사 측이 공개한 티저 속에서 ‘달의 연인’은 남다른 스케일을 자랑하며 예비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구르미 그린 달빛’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누적 백만 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만큼 스토리면에서는 이미 1차 검증이 끝났다. ‘츤데레’ 왕세자 이영(박보검)과 남장 내시 홍라온(김유정)의 예측불허 궁중위장 로맨스를 다루는 작품으로 tvN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스타로 거듭난 박보검과 김유정의 첫 지상파 주연작으로 화제를 샀다. 흥행 요소들도 가득하다. 조선 청춘들의 사랑과 질투 그리고 성장스토리는 ‘해를 품은 달’과 ‘성균관 스캔들’을 떠올리게 한다. 단 2회지만, 먼저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구르미 그린 달빛’이 KBS의 자존심을 세워줄까.

조현주 기자 jhjdhe@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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