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텐아시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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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한소희, 마이크로닷 등이 부모들이 과거 저지른 금전적 문제로 인해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연좌제가 법적으로는 사라졌지만 사회적 인식 속엔 여전히 잔존하고 있다. 이에 이들은 부모로 인해 구설에 올라야 했다.

래퍼 마이크로닷은 최근 MBN '특종세상'으로 근황을 전했다. 2018년 예능 '도시어부', '나 혼자 산다'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마이크로닷은 그해 부모의 채무 불이행 논란 여파로 활동을 중단했다. 마이크로닷은 2021년 6월, 올해 7월 신곡을 발표하긴 했지만, 방송에 정식으로 얼굴을 비친 건 6년 만이다.

마이크로닷의 부모는 1990년부터 1998년까지 충북 제천에서 친인척과 이웃들에게 4억 원을 빌린 후 1998년 뉴질랜드로 도주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후 부친은 징역 3년, 모친은 징역 1년을 선고받았으며 2022년 6월 복역을 마치고 출소했으며 뉴질랜드로 추방당했다.
사진=MBN '특종세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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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닷은 "13명 중 12명과 합의가 됐다. 마지막 한 분은 계속 연락해보려 하는데 연락이 잘 안 닿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은 연대보증 사건이다. 피해 금액이 당시로 3억 9000만 원이었다. 이 사건의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합의하다 보면 딱 그 돈만 줄 수 없다"며 "제가 가지고 있던 현금, 가족이 가지고 있던 금액 모두 처분해도 모자랐다"고 털어놓았다.

마이크로닷은 고깃집에서 설거지, 청소 등의 일을 하며 생계를 유지하고 피해자들에게 갚을 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이크로닷은 "12시간 정도 일한다. 활동 못 한 지 5년, 햇수로는 6년 정도"라며 "이게 제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닷은 "빚투 사건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앞으로도 욕과 비난을 받을 각오를 하고 있다. 쉽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대중 앞에서 음악하는 꿈을 다시 이루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부모님과 관련해서 피해, 상처를 입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한때 저에게 많은 사랑을 주셨던 분들에게도 상처를 드렸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뒤늦게라도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 열심히 노력해서 좋은 모습으로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모 빚투' 논란이 일었을 당시 마이크로닷은 처음에 "사실 무근"이라고 했다가 뒤늦게 잘못을 인정했다. 마이크로닷이 피해자에게 합의를 종용하며 불법 녹취가 적발돼 논란에 휘말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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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 한소희도 '천륜'으로 인해 답답한 상황을 겪었다. 마이크로닷은 뒤늦은 대처로 질타 받은 반면 김혜수, 한소희는 위로를 받았다.

김혜수는 모친이 지인들에게 약 13억 원을 빌리고 몇 년째 갚지 않았다고 알려지면서 2019년 빚투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김혜수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어머니는 십수 년 전부터 많은 금전 문제를 일으켜왔다. 내용을 알지 못하고 관여한 적이 없으며 어떤 이익도 얻은 바가 없지만 대신 변제책임을 떠안았다"고 밝혔다. 2012년경 김혜수가 전 재산으로도 감당할 수 없는 어머니의 빚을 부담하며 불화를 겪었다고 한다. 그러나 부모-자식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인해 끝내 화해하지 못했다. 이후 어머니와 금전적인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 어머니와의 연락, 관계를 모두 끊고 살아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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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소희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한소희 어머니가 딸의 이름을 팔아 거액의 빚을 진 것. 한소희의 어머니가 한소희가 미성년자일 때 임의로 통장을 개설, 해당 통장을 한소희 모르게 돈을 빌리는 데 사용했다는 것이 알려졌다. 한소희의 어머니는 딸의 통장으로 돈을 빌리는 것에 이어 사문서위조 사건에도 휘말렸다. 일련의 사건들로 민사 재판이 진행됐고, 법원은 한소희와 무관한 일이라고 판단했다.

한소희는 "개인사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 엄마와 딸이라는 천륜을 끊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본의 아니게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관련 채무에 책임질 계획이 전혀 없다, 딸의 이름을 돈을 빌리는 데 이용하고, 그 딸이 유명 연예인임을 악용해 돈을 받아내려고 하는 일련의 행위를 원천 차단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천륜' 때문에 발목 잡힌 스타들. 잘못이 있다면 본인의 잘못을 묻되 '사회적 연좌제'로 묶어 부모의 잘못까지 묻는 일은 사라져야 하지 않을까.

김지원 텐아시아 기자 bella@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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