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주호민./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이 웹툰 작가 주호민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를 선처해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오는 4일 제출할 예정이다.

3일 임태희 교육감은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발달 장애 학생을 학대한 혐의로 피소된 특수교육 선생님에게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호소드리고자 한다"고 운을 띄웠다.

그는 특수교육 현장의 어려움을 언급하면서 "특수교육 선생님은 반복적인 폭력 피해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심지어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다. 오직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장애 학생에 대한 진심과 애정,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있어야 버텨낼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며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선생님이 의지를 잃거나, 학교 공동체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 교육 현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경기도교육청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부디 교육 현장이 처한 어려움을 헤아려주시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 1일 자로 직위 해제된 특수교사를 복직시켰으며, 오는 4일에는 탄원서를 제출해 힘쓸 예정이다.

주호민은 자폐 증상을 지닌 아들의 담당 특수교사를 고소했다. 경기 용인의 한 초등학교 특수 교사 A씨는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해 9월 주호민의 아들은 갑자기 여학생의 앞에서 바지를 내려 학교폭력으로 분리 조치 됐다. 이후 주호민의 아내는 아들이 불안 증세를 보인다는 이유로 가방에 녹음기를 넣은 상태로 등교시키고 증거를 모아 교사를 신고했다.

이하 임태희 경기도 교육감 탄원서 전문.

경기도교육감 임태희입니다.

경기도 한 초등학교에서 발달 장애 학생을 학대한 혐의로 피소된 특수교육 선생님에게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시길 호소드리고자 합니다.

특수교육 현장은 어려운 실정에 놓여있습니다. 특수교육 선생님은 반복적인 폭력 피해와 부적절한 신체접촉, 심지어 대소변을 치우는 일까지도 홀로 감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것들은 오직 사명감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장애 학생에 대한 진심과 애정, 학부모의 믿음과 지지가 있어야 버텨낼 수 있습니다.

학교는 특정 학생만이 아닌 모든 학생 한사람 한사람을 동등하게 돌봐주고 교육하는 곳입니다. 따라서 나의 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학생의 권리도 존중하도록 교육합니다. 자녀를 걱정하는 학부모의 심정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특수교육 현장의 특별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으면, 사실상 특수교육은 지속되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에서 벌어지는 수 많은 일들이 선생님에 대한 불만과 비난으로, 교육적 해결을 넘어 법적 해결에 의존하게 된다면, 그 피해는 특수교육을 받아야 할 다른 장애 학생과 학부모에게 결국 돌아가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은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공교육 시스템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장에서 사명감으로 일하는 선생님이 의지를 잃거나, 학교 공동체 간의 신뢰가 무너지면 학교 교육 현장은 뿌리부터 흔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존경하는 재판장님,

경기도교육청도 이 같은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부디 교육 현장이 처한 어려움을 헤아려주시어, 현명한 판단을 내려주시길 다시 한번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23년 8월 3일

경기도교육감 임태희

김서윤 텐아시아 기자 seogugu@tenasia.co.kr

© 텐아시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