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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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가 연극 '파우스트'로 고전의 세계로 관객을 초대할 준비를 마쳤다.

21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연극 '파우스트' 연습실 공개 및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유인촌, 박해수, 박은석, 원진아, 양정웅 연출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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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담회에 앞서 배우들은 '천상의 서곡', '파우스트의 서재2', '정원', '마녀의 부엌'까지 극 중 장면을 시연했다. 이들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온 힘을 다해 연기를 선보였다.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60여 년에 걸쳐 완성한 희곡을 재해석한 작품. 완벽하지 않은 파우스트의 행동과 선택을 통해 불완전한 삶에 대한 방향성과 영감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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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연출가는 "다시 고전이 주목받아 개인적으로 고무적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알다시피 고전은 시대와 공감, 문화와 언어를 뛰어넘어 인간의 보편성, 인간의 본질을 잘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괴테의 '파우스트'도 200여 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인간의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인간의 원형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현실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존, 치열한 삶을 사는 현대인의 속마음을 꿰뚫어 보지 않았나. 현재와 연결되는 것 같다. 현대인들의 고민을 아주 정확하고,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진=조준원 기자 wizard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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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넷플릭스를 통해 '나는 신이다'가 공개된 이후 종교에 대한 파문이 일고 있다. '파우스트' 역시 종교를 다룬다. 유인촌은 "'파우스트' 연극 자체가 시대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 아마 어쩌면 '파우스트'도 우리 시대를 반영하는, 우리 시대를 그대로 비춰주는 거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괴테가 이 작품을 쓸 때도 이미 과거에 이야기를 끌고 와서 당시에 현지의 이야기를 한 거지 않나. 미래를 보여주는 연극"이라고 말했다.

유인촌은 "'파우스트'는 더더욱 어쩔 수 없이 종교와 신과 인간의 관계를 떼어놓을 수 없다. 서구 유럽 문명의 기본이 기독교 사상이 항상 모든 문화에 깔려 있다. 끊임없이 신과의 대화를 통해 반성하고 보상받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다 작품에 들어가 있어서 지금 우리가 처한 이 현실에 파우스트를 꼭 봐야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거울처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와서 보면 고개 들지 못하는 사람도 꽤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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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수는 유인촌에게 쾌락을 선사하는 인물. 박해수와 함께하는 유인촌은 과거 '파우스트'에서 메피스토를 연기했다. 유인촌은 "배우끼리는 서로 조언한다. 저의 과거 경험은 지금 도움이 안 된다. 지금은 이 시대에 맞게 새롭게 이 캐릭터를 다시 만들어야 하므로 기본적인 것, 크게 포괄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박해수 씨 자체가 많은 노력으로 잘 만들어가고 있다. 저는 가끔 옆에서 한마디 한다. 창작 과정은 이야기한다고 되는 건 아니다"고 했다.

박해수는 "선생님(유인촌)께 연습실에 오시면 다른 말씀보다는 '뛰자'고 하신다. 돌면서 대화하는 등 포문을 열어주셨다. 인제야 그 말씀이 이 말씀이었구나 싶다. 여러 가지 중에서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건 '파우스트'가 두 부분이니 '파우스트'에 대한 공감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해주셨다. 옆에서 정말 지치지 않고 뛰어주셨다"고 말했다. 이에 유인촌은 "에너지를 받고, 내가 가진 에너지를 나눠준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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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박해수는 "무게감도 있고, 연습의 과정도 충분히 오랜 기간 해야 했다. 원 캐스트지만, 인간의 욕망이 발휘된 것 같다. 메피스토라는 역할을 너무 간절히 원했었다. 원 캐스팅이라는, 선생님과 만나서 무대에서 호흡할 기회가 왔다"고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박은석은 "저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이 배우고 있다. 유인촌 선배님한테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 (유인촌) 선생님이 1막을 쭉 끌어오시는데, 2막에서 다들 코를 빠트리면 안 되니까 저도 같이 시도한다. 그런데 선생님이 많은 시도를 하신다. 많이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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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는 박은석은 "저 역시 텍스트에 허우적대고 있지만, 고민하는 만큼 깊은 다른 해석이나 연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다. 마지막 날까지 허우적댈 것"이라면서 "지금은 팀원들이 다 같이 뭉쳐서 모자랄 거 없이 서포트하는 게 묘미다. 많이 느끼면서 작품에 해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포부를 다졌다.

원진아는 "공연을 할 일이 있을까 먼일처럼 생각했다. 작품을 해나가면서 무언가 내가 지금 이 정도의 내공으로, 소양으로 연기를 하면서 당당하게 배우라는 직업을 스스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하던 시기에 '파우스트'를 만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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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진아는 "새로운 시도를 통해서 더 나은 배우가 되고, 같이 일하는 사람에게 조금 더 힘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아 고민이 많았다"면서 "때마침 공연하게 될 기회가 생길 것 같은데 '파우스트'로 새로운 도전 해보는 게 어떠냐고 감사한 제안을 주셨다. 더 이상 망설일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하루도 고민하지 않고 겁도 없이 하겠다고 덥석 잡았다. 후회가 1도 없다"고 만족해했다.

한편 '파우스트'는 오는 31일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개막한다.

강민경 텐아시아 기자 kkk39@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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