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분기 일본 드라마 소식에서 눈에 띄는 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황금 콤비의 부활’이다. 후지TV <우리 집 남자>(가제)는 발군의 개그 센스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아름다운 그대에게>의 제작진과 주연 배우 호리키타가 다시 한 번 손을 잡고 코미디를 선보인다. 같은 화요일에 이어서 방송되는 후지TV <하얀 봄> 역시 개인적으로 최고의 일본 드라마 중 하나로 꼽는 <결혼 못 하는 남자>의 제작진과 아베 히로시가 다시 만났다. 여기에 <벼랑 위의 포뇨> 주제가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아역 배우 오오하시 노조미까지 가세한다.

돌아온 오다기리 죠, 돌아오게 돼 버린 33분 탐정

<이혼 변호사>의 제작진과 아마미야 유키가 만난 후지TV <보스>나 <꽃보다 남자> 제작진과 마츠모토 쥰이 만난 TBS <스마일> 역시 서로의 장점을 잘 아는 콤비들이 다시 한 번 시너지 효과를 보여줄 지 기대하게 한다. 두 작품 역시 각각 타케노우치 유타카와 아라가키 유이라는 든든한 조력자까지 함께 한다. 그리고 1분기에 비해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하는 드라마의 수는 적지만 나카이 마사히로, 오다기리 죠가 각각 후지TV의 간판 게츠쿠와 TBS의 간판 일요극장의 주연을 맡아 시선을 끈다. 특히 버라이어티 쇼에서의 유쾌한 이미지와 달리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주로 무겁거나 진지한 역할을 맡아 온 나카이 마사히로가 오랜만에 가벼운 터치의 코믹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외에도 마츠모토 세이쵸 탄생 100주년을 맞아 제작되는 TV아사히 <야광의 계단>이나 인기 소설가 히가시노 케이고의 원작 소설을 드라마화하는 TV아사히 <명탐정의 법칙>도 눈길을 끈다. 특히 <명탐정의 법칙>은 추리물의 대부라 불리는 히가시노 작가가 스스로 추리물의 트릭을 비틀어 패러디한 원작 소설의 독특한 설정이 기존 추리극의 틀을 깨고 얼마나 신선한 재미를 줄 지 기대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기다리고 있는 작품은 역시 후지TV <돌아오게 돼 버린 33분 탐정>이다. 또 얼마나 말도 안 되는 추리와 허무 개그, 그리고 싼 티 나는 CG로 웃겨 줄지 기대하고 있다. 배꼽 잡을 준비는 이미 끝났다.

월요일
후지TV 밤 9시 <제목 미정> : 나카이 마사히로, 우에토 아야, 사토 류타 출연. 스즈키 마사유키(<히어로>) 연출. 츠치다 히데오(<도쿄타워>, <사이토상>) 각본.
일에만 몰두하던 30대 중반의 회사원(나카이 마사히로)이 주변의 권유로 ’콘카츠’(적극적으로 결혼 상대를 찾는 활동)를 시작하면서 가족과 동료와의 관계 속에서 성장하는 이야기. 만혼화가 진행되는 현실을 남성들의 입장에서 코믹 터치로 그린다.

화요일
후지TV 밤 9시 <우리집 남자> (가제) : 호리키타 마키 출연. 마츠다 히데토모(<아름다운 그대에게>) 연출. 무토 쇼고(<아름다운 그대에게>) 각본.
아버지가 도박 빚을 남긴 채 실종된 탓에 노숙자로 전락한 여주인공(호리키타 마키)이 빚을 갚아주는 조건으로 대기업 사장과 결혼하지만 남편은 급사하고 후계자 양성을 위해 데려 온 양자인 꽃미남 형제들과 함께 살면서 온갖 고난을 넘어 가족이 되는 홈 코미디.

후지TV 밤 10시 <하얀 봄> : 아베 히로시, 오오하시 노조미 출연. 미야케 요시시게(<결혼 못 하는 남자>) 연출. 오자키 마사야(<결혼 못하는 남자>) 각본.
10년의 형기를 마치고 감옥에서 출소한 남자(아베 히로시)가 우연히 존재조차 몰랐던 딸(오오하시 노조미)을 만나 변해가는 모습을 그리는 휴먼 드라마.

수요일
TV 아사히 밤 9시 <임장> : 우치노 마사아키, 마츠시타 유키 출연.
일본의 경찰용어로 ‘임장’이라 불리는 초동 현장 수사에서 사체와 남겨진 물증으로부터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어내는 뛰어난 검시관(우치노 마사아키)의 이야기. <한오치>, <클라이머즈 하이>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요코야마 히데오의 동명 소설이 원작.

TBS 밤 9시 <부부도2> : 타케다 테츠야, 타카하타 아츠코 출연. 키요히로 마코토(<부부도>, <스무 살의 연인>) 연출. 시미즈 유키(<3학년B반 킨파치 선생>, <부부도>) 각본.
작은 마을에서 다원(茶園)을 운영하는 평범한 부부를 중심으로 한 가족 이야기로 2007년에 방송된 <부부도>의 두 번째 시리즈. 과거 인기 홈 드라마의 산실이었던 ‘수요극장’이 27년 만에 부활.

NTV 밤 10시 <사랑해요~용서~> : 이나모리 이즈미, 이타야 유카 출연. 요시노 히로시(<호타루의 빛>) 연출. 타카하시 마키(<오센>) 각본.
10세 소년이 어떤 이유로 7세 소년을 살해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엮이게 된 가해자와 피해자 가정이 서로 부딪히고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는 휴먼 드라마. 이토 미노루의 동명 만화가 원작.

목요일
TV아사히 밤 9시 <야광의 계단> : 후지키 나오히토, 나츠카와 유이 출연. 후지타 메이지(<검은 가죽 수첩>) 연출. 타케야마 히로시(<점과 선>) 각본.
지울 수 없는 과거를 지닌 청년 미용사(후지키 나오히토)가 야망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지리 않고 주위 여성들을 이용하는 서스펜스 드라마. 원작자인 소설가 마츠모토 세이쵸 탄생 100주년 기념작.

후지TV 밤 10시 <보스> : 아마미 유키, 타케노우치 유타카, 토다 에리카, 미조바타 준페이 출연. 미츠노 미치오(<얼음의 세계>, <이혼 변호사>) 연출. 하야시 히로시(<의룡>, <이혼변호사2>) 각본.
명석한 두뇌를 가진 독신 엘리트 경찰(아마미 유키)가 남자 문제로 좌천된 뒤 개성 강한 경찰들이 모여 있는 특별 범죄 대책실을 맡아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 드라마. 타케노우치 유타카가 아마미 유키의 동기이자 성희롱식 발언을 즐기는 엘리트 경찰을 연기한다.

금요일
TV아사히 밤 9시 <필살사업인 2009> : 1분기에 이어 연속 방영

TBS 밤 10시 <스마일> : 마츠모토 쥰, 아라가키 유이 출연. 이시이 야스하루(<꽃보다 남자>) 연출. 타쿠마 타카유키(<꽃보다 남자>) 각본.
필리핀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를 둔 혼혈 청년(마츠모토 쥰)과 어릴 적 어떤 사건을 계기로 실어증에 걸린 소녀(아라가키 유이)의 러브 스토리를 중심으로 밝은 미소 뒤에 콤플렉스와 상처를 가진 사람들의 묵직한 인간애를 다루는 휴먼 드라마.

TV아사히 밤 11시 15분 <명탐정의 규칙> : 마츠다 쇼타, 카시이 유우 출연. 미야모토 켄사쿠(<블러디 먼데이>) 연출. 오오이시 테츠야(<탐정학원Q>) 각본.
밀실 살인, 다잉 메시지(피해자가 죽기 직전에 남기는 범인을 알리는 신호) 등 추리물의 왕도라 할 수 있는 요소들을 주인공인 탐정(마츠다 쇼타)이 비판하거나 빈정거리며 사건을 해결하는 파격적인 미스터리 드라마. ‘독자들의 허를 찔러 보고 싶었다’고 의도를 밝힌 히가시노 케이고의 동명 소설이 원작.

토요일
TBS 밤 8시 <갓 핸드 테루> : 히라오카 유타, 미즈카와 아사미, 와타베 아츠로 출연. 시모야마 텐(<내일의 키타 요시오>) 연출. 후지카와 마사키(<김전일 소년의 사건부>) 각본.
평소엔 어리 바리하고 실수투성이지만 환자가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하면 가슴에 있는 손바닥 형태의 멍이 빛을 내며 ‘신의 손’이 강림하는 신입 외과의사 마히가시 테루(히라오카 유타)가 주인공인 의학 드라마. 야마마토 카즈키의 동명 만화가 원작.

후지TV 밤 11시 15분 <돌아오게 돼버린 33분 탐정> : 도모토 츠요시, 미즈카와 아사미, 타카하시 카츠미 출연. 후쿠다 유이치(<33분 탐정>) 연출/각본.
2008년 3분기에 방송된 <33분 탐정>의 후속 시리즈. 3월 21일 특집방송 <돌아오는 건가? 33분 탐정>이 먼저 방송된 후 28일부터 본편 <돌아오게 돼버린 33분 탐정> 4부작으로 방송.

일요일
TBS 밤 9시 <나의 여동생> : 오다기리 죠, 나가사와 마사미 출연. 카네코 후미노리<키사라즈 캐츠아이>, <유성의 인연>) 연출. 이케하타 슌사쿠(<해협을 건너는 바이올린>) 각본.
엘리트 외과 의사지만 어딘가 나사 하나가 풀린 듯 보이는 오빠(오다기리 죠)와 ‘기적적인 바보’라 불릴 만큼 공부를 못 하지만 생활력 하나는 뛰어난 동생(나가사와 마사미)이 늘 싸우면서도 끈끈한 가족의 정을 이어가는 이야기.

김희주
이지혜 seven@10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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