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윤준필 기자]
MBC ‘옥중화’의 출연진들이 27일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MBC ‘옥중화’의 출연진들이 27일 서울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이병훈 감독의 ‘옥중화’는 안방극장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까.

이병훈 감독은 드라마 ‘대장금’으로 한류시대를 열었으며, ‘허준’·‘동이’·‘마의’ 등을 통해 그동안 사극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조선시대 다양한 직군과 기관을 안방극장에 재현한 원조 스타 PD이자 자타가 인정하는 ‘사극의 거장’이다. 그런 이병훈 감독이 약 3년여 만에 신작 ‘옥중화’를 들고 시청자들에게 돌아왔다.

이병훈 감독은 27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공개홀에서 열린 MBC ‘옥중화’(극본 최완규 연출 이병훈·최정규)의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드라마를 1,000편 가까이 만들었지만 여전히 새로운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는 떨린다. 이번에도 뭔가 새로운 것을 하려고 2년 가까이 준비를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의술, 수라간, 무수리, 수의사 등 조선 시대의 미시적인 배경에 집중했던 이병훈 감독은 이번 ‘옥중화’에서도 그동안 어떤 사극에서도 집중하지 않았던 새로운 기관에 주목했다. 조선시대 죄수를 관장하던 관서인 전옥서와 오늘날 변호사에 해당하는 외지부를 ‘옥중화’의 주요 배경으로 택한 것이다.
이병훈 감독
이병훈 감독
“새로운 것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고 밝힌 이병훈 감독은 “감옥에도 인간 사회가 있고, 희로애락이 있다. 즐거움도, 행복도 존재할 수 있다”며 전옥서를 택한 이유를 밝혔다. 또한, 그는 “배경이 어두운 공간이니 그곳에서 밝은 인물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며 “‘대장금’ ‘동이’에 이어 여자를 주인공으로 설정해 감옥에서 태어나고 자란 여자가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뤄보고자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병훈 감독의 명성에 비해 결과가 이전만도 못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실제로 이병훈 감독의 최근작 ‘마의’는 그의 명성에 비해 8.7%(닐슨코리아, 전국기준, 이하 동일)라는 저조한 시청률로 출발했다.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조금씩 시청률이 상승해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지만, 후반부에 이르러서는 경쟁작이었던 SBS ‘야왕’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병훈 감독은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는 새롭다고 자신했는데 막상 뚜껑이 열리면 시청자들은 ‘허준’ ‘대장금’에 비교를 하더라”며 “새로운 내용과 기법으로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생각해도 시청자가 그렇게 느끼지 않으면 새롭지 않은 것이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드라마를 만들 때마다 재미와 교훈적인 메시지를 둘 다 담는 것이 나의 모토다. 그러나 재미를 잡는 것은 언제나 힘들다. 영원히 풀 수 없는 과제일 것 같다”고 대중적인 드라마를 만드는 것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이병훈 감독은 대중들이 보기에 좀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지 못한 이유를 ‘실화’에서 찾았다. 그는 “그동안 내가 실존 인물을 많이 다뤘다. 그런데 이게 강렬한 리얼리티를 보여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시청자들이 드라마의 경과와 결과를 모두 알게 된다는 단점이 있었다”며 “시청자들의 예상을 뒤엎는 이야기를 만들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배우 고수(왼쪽부터),정다빈,진세연이 27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드라마 ‘옥중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배우 고수(왼쪽부터),정다빈,진세연이 27일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에서 진행된 드라마 ‘옥중화’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사진=조슬기 기자 kelly@
“시청자가 전혀 뒤를 예측할 수 없는 소재를 찾아야겠다고 작가와 다짐했다”는 이병훈 감독은 전작과 달리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을 선택하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임꺽정·이지함·전우치 등 유명한 사람들이 가장 많은 조선 명종 시대를 배경으로 잡고, 전옥서와 외지부를 새로운 배경으로 삼았다. 주인공 빼고는 모두 실제 존재하는 인물과 배경들이다”라고 밝혔다. 이병훈 감독은 “마치 소설 ‘톰소여의 모험’과 같은 내용이 될 것”이라며 시청자가 예측할 수 없는 내용으로 ‘옥중화’가 전개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MBC는 ‘옥중화’를 위해 용인 대장금 테마파크 내에 약 3,000평에 달하는 규모로 오픈 세트를 지었다. 심지어 지하 동굴 감옥 또한 구현하는 등 ‘옥중화’의 성공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런 가운데, 이병훈 감독은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이전에 해본 적 없었던 새로운 모험을 선택했다. ‘옥중화’는 오는 30일 오후 10시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과연 사극 거장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될까 아니면 외통수가 될까.

윤준필 기자 yoon@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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