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아시아=박수정 기자]
신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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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의 목소리나 가창력을 표현하는 구절로 여러 가지가 있다. 폭발적인 성량, 시원하게 뻗는 고음, 허스키한 중저음, 감미로운 미성 등등 각종 미사여구가 사용된다. 그룹 신화의 메인보컬 신혜성에겐 어떤 표현이 어울릴까. 허스키하면서도 미성의 매력을 지닌 섬세한 감미로움이 바로 신혜성의 목소리다. 그 목소리가 주는 기쁨을 신혜성 솔로 콘서트에서 확인했다.

신혜성은 지난 6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솔로 콘서트 ‘위클리 딜라잇(Weekly Delight)’을 개최했다. 이날 콘서트는 지난 2월 20일부터 4주간 총 8회 공연을 이뤄진 장기 콘서트의 여섯 번째 콘서트. 신혜성은 “6이란 숫자는 의미가 있다”며 “평생 간직할 수 있는 가보로 남길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라며 신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콘서트의 막을 올렸다.

‘발라드 왕자’ 타이틀이 어울리는 신혜성답게 콘서트는 21곡의 세트리스트 중 대부분이 발라드 넘버로 꾸며졌다. ‘뷰티풀 걸’, ‘생각해 봐요’, ‘돌아와줘’, ‘애인’, ‘이별을 꿈꾸다’, ‘사랑해’, ‘끝이야’, ‘같은 생각’ 등이 펼쳐졌다. 신혜성 가창력의 끝판왕을 감상할 기회가 됐다. 편곡도 어쿠스틱을 중심으로 이뤄져 신혜성의 목소리를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무대였다. 1,200석 규모의 소극장이 주는 몰입도 높은 환경까지, 신혜성의 목소리로만 온 세상을 가득 메우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관객의 몰입도도 최상이었다. 이날 신혜성이 가장 많이 했던 말은 “오늘 분위기 좋은데”였다. “매일 말해서 믿을지 모르겠지만, 진짜 오늘 분위기 좋다”는 신혜성의 말처럼, 관객들은 분위기에 맞춰 우렁찬 박수를 치기도, 열렬한 환호를 보내기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신혜성의 발라드를 두 손을 꼭 모으고 바라보는 팬들의 모습이었다. 신혜성의 전하는 감동을 하나도 빠짐없이 받아들이는 관객의 모습에서 가수와 관객의 진정한 교감을 느낄 수 있었다. 신혜성은 “18년 넘게 관객들의 호응을 듣고 지내는데 아직도 좋냐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좋다. 18년이 아니라 180년이 지나도 이 소리를 들을 때의 기분 좋은 행복은 진짜 크다”며 “진짜 많이 힘이 된다”고 감동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신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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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웃음의 순간도 빼놓을 수 없었다. 신혜성은 ‘개사 이벤트’, 게스트 출연, 댄스곡 커버를 통해 즐거운 순간을 만들었다. 이날 개사 이벤트는 신화의 ‘아는 남자’를 개사한 팬들의 공모작을 뽑아 신혜성이 직접 랩까지 소화하며 짧게 불렀다. ‘가린 남자’, ‘지방순이의 애환’이 소개된 가운데 최우수작으로 뽑힌 것은 ‘열린 남자’. 신화 콘서트 도중 신혜성의 바지 지퍼가 열린 에피소드를 바탕으로 개사한 곡으로, 신혜성이 직접 랩도 소화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게스트로는 신화의 막내 앤디가 등장했다. 매회 1일 1게스트로 궁금증을 자아낸 신혜성은 5일 콘서트에 초대된 김동완에 이어 6일엔 앤디가 등장해 신화의 의리를 자랑했다. 앤디는 특별 MC로 분해 신혜성에게 자기소개와 개인기, 애교를 시키는 등 게스트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신혜성은 앤디를 위해 앤디의 솔로곡 ‘러브송’을 밴드와 직접 맞춰 불렀고, 앤디가 이에 맞춰 춤을 추는 등 즐거운 시간을 만들었다.
신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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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후반부는 댄스 넘버로 흥 넘치는 시간을 만들었다. 신혜성의 최초 솔로 댄스 타이틀곡이었던 ‘로코드라마’가 시작되자 객석 모두가 기립했다. 이어 ‘그땐 그랬지’(카니발), ‘오늘 같은 밤’(이광조), ‘별을 따다’까지 관객의 떼창이 더해졌다. ‘별을 따다’가 끝난 뒤에는 관객들이 “한 번 더”를 외칠 만큼 흥분은 최고조에 달했다.

신혜성은 엔딩 무대로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이적)과 ‘그대라서’로 마무리 지었다. 무대가 끝나자마자 앙코르 무대를 준비하기 위한 퇴장은 없었다. 신혜성은 곧바로 팬들과 대화를 즐기며 앙코르 무대 ‘예쁜 아가씨’를 이어갔다. 모든 무대가 끝난 뒤 이어지는 감동의 교감까지 신혜성 목소리가 주는 기쁨이 여운을 남겼다.

신혜성은 이번 공연을 ‘위클리 딜라잇’이라고 지었다. 한글로 직역하면 ‘주간 기쁨’이다. ‘주간 기쁨’엔 신혜성의 목소리에 웃고,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기쁨의 환호를 질렀던 순간들이 모두 담겼다. 그리고 13일까지 2번의 ‘주간 기쁨’이 더 남았다. 기쁨을 만끽하라.

박수정 기자 soverus@
사진. 라이브웍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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