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 스물. 듣기만 해도 싱그러운 나이를 살아가고 있는 이 배우의 연기 경력은 놀랍게도 벌써 10년이다. 2004년 MBC 드라마 ‘사랑한다 말해줘’를 통해 아역배우로 데뷔, 자신이 살아온 전 인생의 절반 이상을 ‘배우’라는 이름을 달고 살아 온 남지현은 이제 조심스럽게 성인 연기 세계로 첫 발을 내딛고 있다. 그 신호탄인 SBS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에서 시각장애인 역으로 출연한 그는 상대역 강하늘과 풋풋한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며 대입 준비로 1년간 쉬었던 연기 공백을 무색하게 했다.

극중 갑작스러운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시각장애인이 된 윤수완 역을 연기한 남지현은 단 2회 등장이었지만 안정감있으면서도 감성 어린 연기로 초반 드라마가 빛을 발하게 했다. 특히 시각장애인이 된 후 마음의 문을 닫고 살다 첫사랑 박동주(강하늘)를 통해 조심스레 자신을 표현하기 시작한 윤수완의 변화를 세심하게 표현해냈다. 초점 없이 응시하는 시각장애인 연기는 물론 동주와 헤어진 후 절절한 마음을 드러내는 모습까지 다양한 진폭의 연기를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으로 승화시켰다.

대학생으로서의 첫 걸음과 함께 성인 연기자로 이제 막 출발선에 선 남지현은 아역시절 다져온 연기력을 발판으로 가장 촉망받는 20대 배우로 자리매김할 날이 머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해 주고 있다.

SBS ‘엔젤아이즈’

# 관전 포인트 : 가공되지 않은 풋풋한 매력의 소유자

남지현을 캐스팅하는 PD들이 한결같이 하는 얘기가 있다. “정형화된 아카데미 연기를 하지 않는다”는 것. 최근 연기 지망생이나 신인 배우들이 흔히 그러하듯 학원에서 배워온 듯한 상투적인 연기 스타일이 그에게는 없다. 대신 현장에서 스스로 느끼고 익혀온 연기감으로 자신만의 스타일을 만들 줄 아는 능력을 지녔다. 외모에서 풍기는 이미지도 그렇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듯 청초한 분위기가 은은한 색깔을 만들어내고 있다. 여기에 아역 시절 다양한 작품을 거치며 사극과 현대물, 로맨스, 스릴러 등 다양한 장르를 경험한 것도 그만의 강점으로 꼽힌다.

MBC ‘선덕여왕’

# 미스 포인트 : 앳된 이미지에서의 탈피도 필요해

아역 배우로 자리매김했던 경력은 실은 ‘득’과 ‘실’의 양면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MBC ‘선덕여왕’의 이요원의 아역인 어린 덕만공주, SBS ‘크리스마스에 눈이 올까요’에서 한예슬의 아역 한지완 등 성인 연기자 못지 않게 ‘스타 아역’으로 각인됐던 남지현은 이후 연기 활동에 있어 아역 이미지를 털어내는 부분도 장기적으로는 숙제로 자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아역 스타로 시작했던 박신혜나 김민정이 그랬듯 자연스럽게 성인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보여주는 장기적인 계획도 필요할 때다.

# 잠재력 포인트 : 성인 연기자로서 넓게 열린 가능성

성인 연기자로서의 가능성 면에서는 큰 메리트를 지니고 있다. 연기력이 검증된 가운데서도 어느 한쪽으로 고정된 이미지가 없다는 것은 앞으로 다양한 시도와 발전이 가능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양한 캐릭터들의 심리를 제대로 파악해보고 싶어 심리학과에 진학했다”고 들려줄 정도로 나이답지 않은 탁월한 캐릭터 해석력을 지닌 부분도 이후 폭넓은 연기를 펼치는 데 큰 무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글. 장서윤 ciel@tenasia.co.kr
사진. 구혜정 photonine@tenasia.co.kr, SBS,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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