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라
걸그룹 카라(KARA)는 데뷔 직후와 현재를 비교했을 때 가장 눈부시게 실력이 발전한 그룹이다. 강지영과 구하라를 영입한 직후 발표한 카라의 신곡 ‘Rock U’에서 강지영의 파트는 오직 ‘추억들은 별자리처럼’이라는 두 번의 똑같은 가사와 파트, 단 18자. 정규 4집 앨범 타이틀곡 ‘숙녀가 못 돼’에서 강지영의 파트는 얼마나 될까? ‘어쩐지 오늘 하늘이 유독 파랗다고 했어 내가 그렇지 너무 잘 풀린다 했어 설마 했는데 골라도 꼭 너는 이런 날이니’, ‘숙녀 따위 뭐’, ‘그래 나 못 돼 부처가 못 돼 숙녀가 못 돼’, ‘눈물이 쏟아져서 now, 고개를 들 수가 없어’다. 굳이 글자 수를 세어 보지 않아도 강지영의 파트는 확실히 늘어났다. 그만큼 실력도 늘었다.1. 냉혹한 실력의 세계 : 2008년 미니 1집 ‘Rock You’ & 미니 2집 ‘Pretty Girl’
2007년 정식 데뷔한 카라는 냉정히 말해 실력이 부족했다. 1집 앨범 활동 후, 고음을 담당하던 멤버 김성희가 탈퇴하고, 구하라와 강지영이 합류하면서 오히려 전체 보컬의 평균 실력을 깎였다. 그렇게 카라는 그저 그런 걸그룹 중 하나로 정착하는 듯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카라는 한국과 일본을 주름잡는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로 등극한다. 그 원천에는 눈부신 노력과 발전이 있었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실력은 눈에 띄게 늘어났다. 데뷔하는 순간부터 작사나 작곡에 참여하고, 수준급의 가창실력을 자랑하는 아이돌보다 날로 실력이 느는 카라가 더 큰 매력을 뿜어냈다. 특히 한승연이 리드보컬로서 보인 성장세와 막내 강지영이 보여준 실력과 외모의 성장은 보는 이들에게 뿌듯함마저 느끼게 했다. 이제 카라는 ‘생계형 아이돌’이 아니라 ‘성장형 아이돌’의 정석으로 자리 잡는 듯하다. 카라가 정규 4집 앨범 ‘FULL BLOOM’으로 돌아오기까지 어떤 성장세를 보였는지 발전사를 짚어 본다.
카라 ‘Rock U’ 무대
실력적인 면에서 ‘Rock U’는 카라의 흑역사다. 앞서 언급했듯이 강지영과 구하라의 파트는 20자도 안 되는 아주 적은 분량이었다. 음원에서도 느껴지는 떨리는 음정과 초보적인 발성은 데뷔 앨범인 정규 1집에서 카랑카랑한 고음을 내지르던 카라의 모습과 전혀 달랐다. 그러나 잠재력은 충분했던 노래였다. 강한 모습을 드러냈던 데뷔곡 ‘Break It’과는 다른 귀여운 이미지를 드러냈으며 ‘Pretty Girl’과 ‘Honey’에 이르는 성공의 기반을 닦았다. 특히 카라의 전속 작곡가나 마찬가지인 스윗튠과의 조화가 돋보이기 시작했다.카라는 이어서 발표한 미니 2집 타이틀곡 ‘Pretty Girl’과 미니 2집 스페셜 에디션의 ‘Honey’로 본격적인 성공기에 돌입한다. 일명 국진이 춤으로 고무장갑 부대를 이끌고 다니더니 ‘Honey’의 꿀 찍어 먹기 춤으로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찍었다. 강지영의 보컬 존재감도 돋보였다. 여전히 파트는 매우 적었지만, ‘Pretty Girl’의 걷기 춤이 돋보이는 ‘어디서나 당당하게 걷기’에서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라이브 등 실력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다. 또한 아이돌 음악의 필수코스인 리드보컬의 후반부 폭풍 애드리브가 카라의 노래에는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2. 본격적인 전성기 : 2009년 정규 2집 ‘미스터’
카라 ‘미스터’ 무대
‘미스터’는 지금의 카라를 만든 노래다. 그러나 ‘미스터’는 의도한 전성기가 아니란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정규 2집의 타이틀곡은 ‘Wanna(워너)’였지만 컴백 무대에서 함께 부른 ‘미스터’가 더 큰 화제를 낳았다. 특히 ‘미스터’의 엉덩이춤은 지금까지 회자되는 전설로 남은 메가히트춤. 예상치 못한 인기로 카라는 뒤늦게 ‘미스터’를 더블타이틀로 활동했지만, ‘Wanna’와 ‘미스터’로 점수가 분산되면서 ‘미스터’는 큰 인기를 끌었음에도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하지 못했다.엉덩이춤 외에도 성장한 카라의 실력은 ‘미스터’의 성공을 뒷받침했다. 이전 앨범에서 보인 떨리는 듯한 불안한 음정은 안정된 상태로 진입했으며 강지영에게서 바이브레이션이 느껴졌다. 후렴구에서도 힘 있는 합창이 계속 이어지며 무엇보다 자신감이 묻어났다. 게다가 후반부에 등장하는 한승연의 고음 애드리브는 확실히 귀에 꽂혔다. 조금은 낮은 음역에서 선보인 애드리브지만, 이전 노래들에서는 느낄 수 없는 폭발적인 느낌이다. 여기에 니콜의 애드리브도 함께 어우러져 더욱 카라의 늘어난 실력을 느낄 수 있게 한다.
3. 더 큰 도약을 위한 스텝 : 2011년 정규 3집 ‘STEP’
카라 ‘STEP’ 무대
카라는 2010년 미니 3집 ‘루팡’으로 음악 순위프로그램을 모두 올킬하고, 일본에 진출해 최고의 걸그룹 중 하나로 등극한다. 그러나 2011년 소속사와의 분쟁에 휘말리며 해체 순서에 접어드는 듯했지만 극적인 화해 후, 정규 3집 ‘STEP’으로 또 다른 도약을 이뤄냈다. 당시 카라에게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분쟁으로 깎인 이미지를 회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다. 카라는 컴백과 동시에 Mnet ‘엠카운트다운’에서 1위를 차지하며 보란 듯이 과제를 해결했다.실력에서도 라이브 실력과 가창력이라는 과제를 어느 정도 해결했다. 늘어난 강지영의 파트도 눈에 띄지만, 구하라의 달라진 발성과 실력이 눈길을 끌었다. 니콜이 전담하던 랩을 구하라와 강지영도 분담해 다양성을 더했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며 멤버별로 자신의 역할을 자리 잡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이전의 카라는 주어진 안무와 노래를 열심히 수행하는 모습이었다면, ‘STEP’에서 카라는 무대를 즐겼다. ‘커졌어 난 강하게 더 높게’, ‘다시 시작이야’ 등 시련을 겪고 올라선 시련을 겪은 카라 자신을 향한 듯한 노랫말도 인상적이다.
4. 폭발적인 고음 애드리브 : 2012년 미니 5집 ‘Pandora(판도라)’ & 카라 Solo Collection
카라 ‘판도라’ 무대
미니 5집 앨범의 ‘판도라’와 이어 발표된 카라 스페셜 앨범 솔로 콜렉션에서 카라는 또 발전했다. ‘판도라’는 ‘미스터’, ‘루팡’, ‘점핑’, ‘스텝’ 등 카라 전용 작곡가팀 스윗튠의 곡으로 일관성 있는 카라만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 일관성 속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이제는 ‘성장했다’라고 말하기가 입이 아플 정도로 한 층 성숙해진 한승연의 보컬이다. ‘미스터’에서 한승연의 고음 애드리브를 듣고 난 뒤, ‘판도라’의 한승연 애드리브를 듣는다면 확실히 높아진 음역을 느낄 수 있다. 또한 ‘판도라’ 무대에서는 작정하고 고음을 올리는 한승연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다.솔로곡 ‘Guilty(길티)’를 부르는 한승연을 보면 앳되고 예쁜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던 한승연에게 록커의 이미지마저 느껴진다. 규리의 탱고풍 노래 ‘백일몽’, 니콜과 2AM 정진운의 듀엣곡 ‘Lost’, 지영의 록발라드풍 노래 ‘Wanna Do’ 등 모두 그동안 끊임없이 노력했던 멤버들이 자신의 결실을 보였다. 특히 구하라의 솔로곡 ‘Secret Love’는 귀여운 매력과 늘어난 노래 실력으로 팬들마저도 놀라게 했다.
5. 활짝 핀 꽃 : 정규 4집 ‘숙녀가 못 돼’
카라 ‘숙녀가 못 돼’ 쇼케이스 현장
자신감은 더욱 커졌다. 한승연은 타이틀곡 ‘숙녀가 못 돼’에서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애드리브를 선보인다. 마치 아직도 실력에 의구심을 품은 사람들에게 한 방 먹이는 듯 폭발적이다. 정규 4집 앨범 제목 ‘FULL BLOOM’의 사전적 의미가 ‘만개하다’인 것처럼 정규 4집에서 꾸준히 성장한 카라의 만개한 실력을 느낄 수 있다.만개한 꽃, 카라는 동시에 또 다른 씨앗을 심었다. ‘숙녀가 못 돼’는 계속해서 함께 해왔던 스윗튠과의 작업이지만, 다른 수록곡은 심은지, 배진렬, 노는 어린이, 영광의 얼굴들 등이 참여해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졌다. 특히 수록곡 ‘둘 중에 하나(Runaway)’는 처음으로 시도하는 블루스 장르의 곡으로 기타 선율에 깔끔하게 얹힌 카라의 성장한 보컬을 한껏 느낄 수 있다. 강지영만의 귀여운 랩핑이 돋보이는 ‘1+1’도 있다. 카라는 이미 한국과 일본에서 정상급의 위치를 차지했기에 자칫 만족하고 멈출 수 있었음에도 나날이 발전하는 실력을 드러내면서 왜 카라가 ‘생계형’에서 ‘성장형’ 아이돌로 등극했는지 증명했다.
글. 박수정 soverus@tenasia.co.kr
사진제공.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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