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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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박성훈이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눈물을 흘렸다.

지난 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이하 '유퀴즈') 242회 '만개' 특집에는 ‘더 글로리’에 이어 ‘눈물의 여왕’으로 대세 배우로 떠오른 박성훈이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날 박성훈은 과천 외고 출신임을 밝히며 "시험을 봤는데 운 좋게 잘 풀었다. 근데 제가 언어를 좀 좋아하고 다른 과목들은 성적이 낮다. 국어, 영어는 성적이 상위권이었다. 그래서 들어가게 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외고를 졸업하고 연기로 전향했을 때의 부모님의 반응을 묻자 박성훈은 "의아해하시긴 했다. 내가 내성적인 아이였어서 손 들고 발표하는 건 못 했다. 세상 쫄보였다. 군대 전역하기 전까지 귀신 나올까 봐 무서워서 불을 켜고 잤다"며 "겁이 많고 화를 정말 안 낸다. 지금도 식당에서 '여기요'라고 불러 주문하는 걸 잘 못한다"고 밝혔다.

박성훈은 인지도를 실감하냐고 묻자 "태국 분들도 알아봐 주신다. 내가 (캐릭터로) 욕을 많이 먹고 있어서 광고는 안 들어왔다"라며 "2025년 '유퀴즈' 출연이 목표여서 집 칠판에 적어놨는데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승승장구의 아이콘이 된 것에 대해 박성훈은 "행동을 조심하게 되더라. 후배들도 많이 생기니까 언행도 조심하게 되더라. 떨어지는 낙엽도 조심하려고 한다"고 했다. 차차차기작까지 정해진 그는 "'오징어게임2' 막바지 촬영 중이고 영화 '열대야'도 방콕을 오가며 촬영 중이다. 7년 만에 연극 '빵야'에도 출연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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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여왕’에서 호흡을 맞춘 김수현에 대해서는 "연극에서 TV 드라마로 넘어올 때 수현이의 연기를 참고하고 좋아했다. 마침 이 작품에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너무 좋았고 인간적으로 어떤 친구인지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현이가 영리한 게 자기자신을 낮춘다. 어수룩하게 하고 '어허허허' 하니까 주변 동료도 분위기가 부드러워진다"며 "지원이는 반장 스타일이고 너무 착하다. 가만히 있으면 간식을 주고 간다. 곽동연 씨는 웃다가 장난을 많이 쳤다"고 설명했다.

박성훈은 재벌, 금수저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넉넉한 집안에서 자라지 못했다. 아버지가 은행에 다니시다가 IMF 이후 퇴직을 하면서 고등학교 때 엄청 가난해졌다. 차비 말고는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었다.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를 보러 갔는데 친구들이 햄버거 먹자고 하는데 햄버거 먹을 돈이 없어서 계단에 앉아서 있었다. 친구가 사정을 알고 '돈 빌려줄 테니까 햄버거 먹어'라고 했지만 자존심이 있어서 안 먹는다고 했다. 아버지한테 전화하면서 '돈 없어서 나 햄버거 못 먹었어'라면서 운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군대에 갔다가 8개월 만에 휴가를 나간다고 했더니 엄마가 "네가 휴가 나오면 5000원이라도 줘야 될 것 같은데 휴가 나오지 말아달라'라고 하더라. 그때도 서러워서 울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모님이 공인중개사를 하셨는데 그때 집값이 떨어져서 사무실 임대료랑 집 월세랑 가만히만 있어도 많이 나가더라. 살던 집을 정리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됐다. 휴가 나왔을 때 친구들한테 용돈 받아 썼고 제대하고선 바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며 "패스트푸드, 바, 전단지 등 알바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극할 때도 힘들었다. 처음에는 1년에 5만원을 벌었다. 한 7년 정도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송강호 선생님 집 같은 곳에서, 보증금도 누나에게 빌려서 갚으며 살았다"고 밝혔다.

또 "아버지가 신용카드 배달일을 하셨는데, 신발을 벗고 들어가시다가 머리를 숙이면서 혈관이 터지셨나 보다. 뇌출혈로 몸 한쪽을 못 쓰셨는데 아빠가 약해진 모습을 보니까 그 모습을 마주하기 힘들더라. 혼자서 대소변도 못 가리시고, 음식도 간 음식만 드시고, 혀도 반이 마비가 되니까 말도 굉장히 어눌하게 하시고. 그게 많이 속상했다"며 글썽였다.

박성훈은 부모님에게 영상편지를 쓰며 "항상 걱정거리였던 막내아들이 요즘 많은 분의 관심도 받고 응원도 받는 배우가 돼서 이렇게 '유퀴즈'까지 출연하게 됐다. 항상 늘 허약하고 내성적이고 소심했던 아들을 잘 키워주셔서 감사하다. 덕분에 한 가지 목표만 보면서 지금까지 열심히 달려올 수 있었다"며 오열했다.

태유나 텐아시아 기자 youyou@tenas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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